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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홍보영화지만 한지관련 상식쌓기엔 도움 달빛 길어올리기
aizhu725 2011-03-16 오전 9:29:53 747   [0]

 

달빛길어올리기
한편의 홍보영화지만 한지관련 상식쌓기엔 도움

이 영화 마니아 느낌이 강하다. 나처럼 어려서 종이접기 좋아했거나 메이저 영화에 물린 사람은 재미있다고 할테고 일반적인 영화를 기대한 사람은 지루하거나 졸렸을테고. 강수연의 촬영과 한지다큐 편집, 박중훈의 공무원으로서의 고군분투가 참 설명조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좋았다. 영화 설정상 마음에 안드는 부분도 있지만 한지 만드는 과정을 잘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종이 한 장 만드는 게 이렇게 쉽지 않은 일이구나. 화선지와 한지의 차이를 비교하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필력이 없는 사람도 잘 쓴 것처럼 보이는 첩과 같은 화선지와 필력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오래 가는 조강지처같은 한지. 지공예품도 신기했다. 신부가 시집갈 때 토하거나 용변볼 때 쓰라고 넣어준 옻칠한 한지 요강과 찻잔과 차주전자. 한편 우리의 전통문화, 민족문화라고 할만한 것들이 한국에서 오랜 역사를 지니고 뿌리내린 불교의 도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서도 경전을 베껴서 남기기위해 달빛 아래서 천년 종이를 만드는 노력을 한다. 물론 출입금지구역에까지 들어가서 몰래 만든다는 현실법과의 괴리가 있지만. 이런 현실과의 괴리, 한지를 부활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주고 영화 속에서 갹관적 입장을 지닌 강수연에 의해 서술된다. 일본과 중국은 자신들의 종이를 연구하고 널리 알리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과 이런 류의 종이가 모두 japanese paper로 지칭된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들린다. 일본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다소 쓸데 없다 싶은 것까지 기록, 정리, 보관하는 건 인정할만하다. 뼛속 깊이 흐르는 오다쿠적 기질이랄까.
아무튼 아내가 한지만드는 집안의 딸이고 지공예를 해도 관심없던 남편은 한지과로 발령난 후 한지를 알게 되고 실록복권사업때 한지상인들에게 착수금을 줬다가 3개월 정직된다. 오히려 그로 인해 아내의 고향인 월곡도 알게 되고 천년한지 작업에도 참여하지만. 일부러 그런 건지 원래 현실이 진실로 그러해서인지 원주에서도 한지 축제 하는데 전주시에서 한지, 한옥을 띄우려 중앙부처 공무원에게 뇌물로 양말, 스카프, 술도 주고 전주시장은 전주를 띄우기 위해 다큐 가편집본을 보더니 헌옥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단 멘트도 날리고. 박중훈이 야근하고 코피 쏟아가며 일하는 걸 고깝게 보기도 한다. 딱 공무원마인드. 박중훈은 다큐 감독이 촬영하는 걸 귀찮아하지만 툴툴대면서도 도와주는 스타일. 한편 박중훈이 처음엔 대규모 프로젝트 하면서 승진에 관심이 있지만 나중엔 한지 자체에 관심을 두는데 정직 전에는 이런 마인드 변화가 크게 직접적으러 드러나지 않은 것 같가.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본인이 말로 서술한 것 외에는. 감정표현으로도 좀 더 드러났다면 좋았을텐데 한지와의 사랑에 빠졌단 느낌보다 한지과로 오기 전 그러했듯 자기 일에 미쳤단 느낌이 더 강했다.
드라마 구성으로는 지루한 측면도 있고 너무 급전개되는 부분도 있다.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졌는데 남편이 공무원대출 받은 것과 다큐 감독과의 외도에 대한 의심이(박중훈이 아냐가 쓰러지기 전에 이미외도한 경력이 있으니 의심도 당연하지) 병세를 급격히 호전시켰나보다. 나중엔 말도 꽤 잘 하고 한지 만드는 곳까지 부축을 받아가며 등산도 가능할 정도.
다큐 감독과는 감독 집에서 선을 넘을 뻔 했지만 키스만 하다 끝난다. 내가 듣기엔 강수연의 신음?! 이 키스도 내키지 않아하는 거였는데 같이 본 사람은 강수연이 와인도 주고 유혹한 건데 박중훈이 아내를 생각해서 거기까지! 한 거라고 하고.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이런 쪽 감정과 암시에 대해선 영 감이 없다. 요즘 드라마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대사나 극의 흐름은 대충 짐작하는데 말이다.
홍보성 멘트도 진하고 이것저것 마음에 안드는 구성도 있지만 전개상 딱 임권택 감독의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 서편제나 선학동 생각이 많이 났기 때문이다. 무언가 사연을 지닌 사람들의 아픔과 노력. 그 과정 중에 우연한 인연과 만남으로 과거사가 풀리는 구성. 아내의 고향에 대한 진실이 바로 이런 구조였다.


영화 관련 프로그램을 보니 이 영화에 워낙 거장들이 많이 출연해서 밥 먹자는 사람이 많아 회식을 가장 많이 한 영화일 거라고 한다.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작품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찍은 첫 작품이란 의의도 있다.


음 영화 중 옥의 티라고 해야할까. 박중훈이 운전 중에 핸드폰 통화하는 장면, 보름달이 뜬날 강수연과 자동차 라이트 끄고 뚝길을 달린 것, 산림 보호구역에 꾸역꾸역 트럭을 몰고가는 것 등이 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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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길어올리기(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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