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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남자의 마지막 선택 아메리칸
sh0528p 2011-01-09 오전 3:48:45 781   [0]

암살 요원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주인공의 놀라운 능력에 초점을 맞추거나 역으로 자신이 제거 대상이 된 뒤 반격을 멋들어지게 보여주는 것이 대부분으로 다루는 내용은 다소 다를지라도 영화 전개만큼은 박진감 넘치고 스피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메리칸>도 암살자가 등장하고 신분 노출이 되거나 오히려 조직에 제거 대상이 된다는 내용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과 이를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분명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다소 지나칠 정도의 롱 테이크 샷이나 3인칭 시점으로 바라보는 영상과 지독히도 차분하고 잔잔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불현듯 긴장감을 섞는 방식은  볼거리만을 집착하는 물량 위주의 오락성 강한 영화와는 다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아메리칸>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지나치게 느리고 지루한 흐름을 갖는 단조로운 영화일 수 있다. 대사도 많지 않고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전개되는 이들의 이야기에는 별다른 위기 사항이 없이 진행되고 간간히 자신을 노리는 암살자들과의 추격이 고작이다. 그곳에서 늙은 신부와 나누는 뉘우침에 대한 대화나 여자를 사랑할 수 없는 남자의 성욕 해소를 위해 몸을 파는 여자와의 하루밤이 있을 뿐이라는 영화에 암울한 면에 대해 한줄 정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작 소설 <미스터 버터플라이>도 대중에게 사랑받은 이유는 단순히 오락성이 강한 스토리가 주는 재미가 핵심은 아닐 것이다. 책은 읽지 못했지만 긴 흐름의 영화 속에서도 한순간의 지루함을 느끼지 못한 이유는 영화 도처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나이를 먹어도 섹시함을 잃지 않는 조지 클루니의 침착하고 냉정한 연기는 지금까지 그의 작품과 달리 뛰어난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근육질의 몸을 유지하면서도 유연함을 갖춘 매끈한 외모나 잘못된 판단으로 죽인 여자로 괴로워하거나 절대 갖을 수 없을 사랑을 택한 뒤 행복함과 그걸 잃을 위기에서의 좌절감을 표현한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암살자인 잭이 은신을 위해 찾아 간 도시에서 대화를 시작하는 대상이 죄를 사해 주시는 신부님이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어찌보면 그를 통해 자신을 뒤돌아보고 신앙에 조금씩 마음이 흔들릴 구도를 예상하게도 되지만 영화 속에선 오히려 신부의 치부를 드러내며 나의 죄를 판단하지 말라는 우회적인 반격을 하고 심지어 신부를 향해 총구를 겨누기도 한다.

 

 

잭과 몸을 파는 여자인 클라라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부분도 예사롭지 않다. 영화 초반 죄없는 여자를 뒤에서 쏜 남자인 잭을 기억한다면 그에게 앞으로 여자는 절대 없을 것이라 추측하게 된다. 실수이든 고의이든 여자를 죽인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잭의 모습이라면 자신과 있으면 목숨이 위태로와진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라도 여자를 멀리해야 하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지 못하는 마음으로 인해 클라라와 조금씩 가까워지지만 그녀가 갖고 있는 총으로 인해 자기를 죽이려는 킬러인지를 알지 못해 이를 보는 관객은 무수히 마음을 졸여야 한다.

 

이처럼 긴 호흡으로 이어가는 이야기 구조에서 간간히 등장하는 위기 상황은 때론 천천히 수위를 높이거나 느닷없는 돌발 상황으로 느슨했던 마음을 옥죄는 놀라운 연출은 비평을 줄일 핵심이다. 특히 마지막 임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잭을 제거하기 위해 벌어지는 암살 계획은 애처로운 마음으로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아마 '암살'이라는 소재가 워낙 느닷없이 날라오는 총알로 순식간에 상황이 뒤바뀐다는 불안감이 깔린 때문이리라. 자신의 인생에서 절대 허락받지 못하리란 '사랑'을 위해 위기 순간 택한 잭의 행복을 빌면서 보는 마지막 상황의 종말은 영화 속  나비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잭의 대사처럼 작은 몸짓으로 하늘을 향해 그렇게 날개짓하며 하늘로 날아간다.

 

 

"에필로그"


긴박함 넘치는 스릴러를 기대하고 보기보다는 인물의 심리 변화나 애절한 사랑에 초점을 맞춰야 할 영화로 킬러답지 않은 킬러의 모습이 이색적이었던 콜린 퍼렐의  <킬러들의 도시>처럼 은은하고 잔잔한 향기가 서서히 입맛을 돋우는 그런 영화다.  아메리카노의 커피향처럼 단맛은 없지만 은은한 커피향을 제대로 즐기는 관객에겐 좋은 영화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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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2010, The American)
제작사 : Focus Features / 배급사 : (주)화천공사
수입사 : 스폰지 / 공식홈페이지 : http://www.theameric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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