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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재현, 위로, 과거로의 여행... 슈퍼 에이트
ldk209 2011-06-17 오후 2:23:07 709   [1]
추억의 재현, 위로, 과거로의 여행... ★★★★

 

거대한 떡밥의 원흉으로 알려진 J.J. 에이브람스. <미션 임파서블 3>에서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구한 토끼발이 무엇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 채 영화는 막을 내렸고, TV 드라마 <로스트>의 괴물은 말 그대로 낚시였다.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가 굴러다니는 티저 광고로 눈길을 끌었던 <클로버필드>나 <슈퍼 에이트> 역시 마찬가지로, 최소한 사람들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모으는 데에는 타고난 감각을 지닌 듯 싶다.

 

아무튼 <슈퍼 에이트>의 얘기는 이러하다. 1979년 한 마을의 아이들은 영화제 출품을 위해 ‘슈퍼 8’ 카메라로 좀비 영화를 찍는 중이다. 마을 기차역 앞에서 영화를 찍던 이들은 열차가 갑자기 뛰어든 자동차로 인해 탈선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그 열차에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탈출한다. 탈출한 괴물은 마을사람들을 납치하고 자동차나 각종 기계 장치들을 훔친다. 군인들은 진실을 감춘 채 일부러 마을에 불을 질러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앨리스(엘리 패닝)가 괴물에게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조엘 코트니)와 아이들은 앨리스를 구하기 위해 군인들을 피해 마을로 돌아간다.

 

<슈퍼 에이트>는 한마디로 말해 <이티>와 <클로버필드>가 만나면 나올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덧붙여 <미지와의 조우>, <구니스>, <그렘린> 같은 영화들의 목록을 나열할 수 있겠다. 생각해보면 이 영화들이 선을 보였던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중반 정도의 시기에 <슈퍼 에이트>처럼 아이들의 모험을 다룬 영화들을 심심치 않게 접했던 것 같다. 대표적으로 1985년작 <구니스>. 대게 이런 영화들에 나오는 어른들은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존재이거나 또는 방관자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또는 아이들이 일을 다 해결한 뒤에 늦게 도착하거나. 아이들의 구성도 대동소이하다. 아리따운 여자 아이가 한 명 정도는 끼어 있고, 뚱뚱한 아이에 보통 치아 교정기를 달고 있는 아이까지.

 

즉, <슈퍼 에이트>는 약 30년 전 영화들의 주요한 특징들을 거의 그대로 되살려 낸 영화로서 이는 분명히 감독인 J.J. 에이브람스와 기획을 맡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추억과 취향의 결합이 낳은 결과물일 것이다. <미지와의 조우> <ET>의 연출과 <구니스>의 각본을 맡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아이들만(!)의 모험과 외계인에 대한 우호적 시선을 담은 영화들을 꾸준히 발표했거나 지향하고 있으며, 가족애를 이야기 속에 녹여 넣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80년대 중반 이후 이러한 영화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사그라진 이후에도 스티븐 스필버그는 종종 자신의 취향을 살리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 기본 설정과 장면에서 <구니스>를 연상시키는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2006)는 대표적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를 보고 자랐을 J.J. 에이브람스가 가능하다면 영화에 괴물을 출연(?)시켜 왔음도 분명한 사실이다. 아마 J.J. 에이브람스는 길예르모 델 토로와 함께 대표적인 괴물 덕후일 것이다. 어쨌든 <슈퍼 에이트>에서 그가 그리고 있는 괴물은 <클로버필드>에서 인간 사회를 무차별적으로 습격하던 그 괴물과 <이티> <미지와의 조우>에 등장한 착한 외계인(?)이 결합한 산물이다. 기본적인 우호와 애정을 지녔던 대상에게 끔찍한 대우를 받은 존재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슈퍼 에이트>는 보여준다.

 

<클로버필드>와 마찬가지로 <슈퍼 에이트>의 괴물 역시 영화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까지도 그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아이들이 괴물의 존재를 명확하게 인지하게 되는 것, 다시 말해 관객이 괴물의 모습을 어렴풋하게나마 보게 되는 것도 <클로버필드>와 비슷하게 카메라의 필름을 통해서이다. 그 괴물이 인간보다 높은 지적 능력을 가졌으면서 동시에 육체적으로 인간보다 압도적 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디스트릭트 9>의 외계인을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J.J. 에이브람스가 현대를 배경으로 하지 않고 굳이 1979년을 배경으로 해서 코닥의 슈퍼 8 카메라로 영화를 찍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그 아이가 바로 J.J. 에이브람스의 과거이기 때문일 것이고, 이런 점에서 보면 <슈퍼 에이트>는 자신의 유년 시절에 바치는 일종의 헌사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의미에서 <슈퍼 에이트>는 30년 전, 아이들이 주인공인 모험영화를 보며 자랐을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추억의 재현이자 위로이며 과거로의 여행이다.

 

※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ELO의 <Don't Bring Me Down>과 엔딩을 장식하는 The Knack의 <My Sharona>를 포함해 오래 만에 들어보는 팝 음악들이 귀를 즐겁게 한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1979년에 발표된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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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에이트(2011, Super 8)
제작사 : Amblin Entertainment, Bad Robot, Paramount Pictures / 배급사 : CJ ENM
수입사 : CJ ENM / 공식홈페이지 : http://www.super8.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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