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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말자고... 코쿠리코 언덕에서
ldk209 2011-10-06 오후 1:04:24 734   [1]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말자고... ★★★☆

 

※ 영화의 결론이나 중요한 설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코쿠리코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 16살 여고생 우미(나가사와 마사미)는 선장으로 바다에서 실종된 아버지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매일 깃발을 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미는 학생신문 편집장인 카자마 슌(오카다 준이치)을 도와 낡은 동아리 건물 철거 반대 운동에 참가하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우미 아버지의 사진을 본 슌은 자신과 우미가 같은 아버지를 둔 남매라고 믿게 된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도쿄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인 1963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브리의 작품이 대게 모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였던데 반해, 1963년이라는 구체적인 연도를 제시했다고 한다면 여기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봐야 한다. 단적으로 말해, 1963년은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고도성장에 막 진입하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오로지 앞으로 나아가는 전진만이 있었던 시대. 미야자키 하야오는 그 시대로부터 무엇을 가져오기를, 무엇을 배우기를 바랐던 것일까?

 

지브리의 아름다운 색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 애니메이션엔 어떠한 절망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씩씩한 젊음이 담겨져 있다. 심지어 ‘사랑하는 남녀가 알고 보니 친남매’라는 마치 한국 드라마를 보는 듯한 막장 설정에도 불구하고 <코쿠리코 언덕에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밝고 유쾌하고 명랑하고, 그리고 애처롭다.

 

상황 1. 오랜 전통이 있지만, 너무 낡은 동아리 건물을 학교 재단에서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려고 한다. 이에 동아리 회원들은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건물 철거 반대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간다. 그런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무려 80%(구체적인 수치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정도의 학생들이 건물 철거에 찬성하는 것으로 밝혀진다. 이 정도면 거의 일방적인 여론이다. 그러나 동아리 건물을 지키려는 학생들을 이런 절망적 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우미의 제안에 따라 건물을 청소하고 보수작업을 거친 학생들은 대표단을 뽑아 재단이사장을 찾아가 제발 건물을 보고 결정해 달라고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상황 2. 슌은 우미와 자신이 같은 아버지를 둔 남매라고 확신하고는 우미를 피한다. 우미는 슌에게 자신을 피하는 이유를 묻게 되고 슌은 그 이유를 말해준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물을 흘리며 힘들어하던 우미는 일어나 평소처럼 다시 힘차게 학교로, 아니 슌에게 향한다. 둘이 친남매일지도 모르는 그런 절망적 상황에서도 우미는 좋아하는 마음을 접을 수가 없다.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상황 3. 우미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당시 물자 수송선을 운행이다가 포격을 받아 실종한다. 그러나 우미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깃발을 내건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은 깃발게양에 누군가(슌)는 반응한다.

 

결국 <코쿠리코 언덕에서>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현재 경제를 포함해 사회 전반적으로 정체 상태에 빠진, 그리고 대지진으로 엄청난 재난을 겪은 일본 국민을 향한 외침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1963년처럼 다시 앞으로 전진하자는 외침. 그런데 여기엔 지브리의 현실이 겹쳐져 있다. 사실상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관과 작품만(!)을 선보여 왔던 지브리가 과연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에도 생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 이런 점에서 새로운 작품 연출을 지브리 최악의 작품 <게드전기 : 어스시의 전설>을 연출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맡았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전성기 지브리 영화에 비해 다소 평이하고 심심하기는 하지만, 최소한 실망을 줄 작품은 아니다. 그렇다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작품을 통해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자기 이후에도 지브리 스튜디오가 결코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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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쿠리코 언덕에서(2011, コクリコ坂から)
제작사 : 스튜디오 지브리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수입사 : 대원미디어(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kokurik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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