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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뛰네>를 보고 심장이 뛰네
filmone1 2011-08-13 오전 3:26:57 585   [0]

심장이 뛰네

 

무언가(동물의 간으로 보이는)를 꾸역꾸역 먹고 있는 주인공 주리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포스터에서 받았던 느낌처럼 음습하고 무거울 거라는 예상을 해 보았다. 먼저 밝히자면 이 작품은 결코 무겁다고만은 할 수 없는 작품이다. 특히 표현에 관한한 그러하다. 코믹적인 요소도 전체적인 톤에 방해가 되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

주인공 주리는 대학교수이지만, 무료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여기고 자신이 심장이 뛸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에 대해 고민한다. 30대 중반에 아직 남자와의 관계를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그녀는 동료 교수가 남학생과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대학 동창이 마침 에로비디오 제작자였고, 그녀는 슬쩍 친구에게 출연을 요구한다. 친구는 부정적으로 대하지만, 주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몸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린다. 주리의 끝임 없는 노력 끝에 첫 작품이 들어가고 젊은 남성의 몸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다. 매번 다른 남자와 작품을 하고 싶다던 그녀는 그 남자와의 관계를 상상하며 이중생활을 하게 된다. 그녀가 그에게 완전히 사로잡힐 때쯤 그는 돌연 잠수를 타고, 그 이유는 영화 속에서 조금은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그가 떠난 후 그녀는 다른 남자와의 촬영에선 큰 감흥 없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다시 혼자가 된 듯한 그녀는 항상 들리던 과일가게에서 석류를 사지만, 길가에 떨어뜨리고, 멀리 터벅터벅 걸어간다. 그녀의 뒷모습에 그가 석류를 들고 그녀를 쳐다본다.

이 작품은 부산에서 모두 촬영되었다고 하는데, 특별히 지역성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이 작품의 연출자가 강의하고 있는 학교가 부산이고, 학생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부산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역적인 특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주리와 친구가 바닷가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있다.(생뚱맞게 백사장 한 가운데 벤치가 있다.)

<심장이 뛰네>는 제목처럼 심장이 뛰는 일을 찾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을 보여준다. 주리역할은 2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교수역할에선 조금 어색한 듯한 연기가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촬영현장에서 조연출과 붐맨의 역할이 애매하게 설정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연기마저 눈을 감을 정도로 어색했다. 무언가 역할을 주고 싶은 연출자의 마음은 알겠지만, 작품 안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gv를 통해서 알았지만 연출자가 실제 에로비디오 현장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 작품을 만들면서 디테일 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었을 테지만, 몇 군데는 설정이 과하거나 어색한 연기가 도드라지게 보였다. 이 작품이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론 사실주의 보단 판타지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연출자는 그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고, 그런 이유 때문에 조금 애매한 캐릭터들이 등장했던 것 같다. 그리고 편집과정에서의 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주리의 친구인 제작자가 영화 전반부의 주요한 배역임에도 불구하고, 후반에 갑자기 사라지고 그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는다. 다른 캐릭터들은(영화 속 에로감독도 마무리가 제대로 안 된 느낌) 마무리가 제대로 되었다.

연출자가 아직 작품 수가 별로 없어서인지 작품 안에서 씨네필의 느낌을 조금씩 보여주려고 한 모습이 보였다. <토요일 밤의 열기><블레이드 러너>의 명대사를 인용하고, 에로영화 현장의 미술도 괜찮았지만, 다른 작품에서 본 듯한 느낌을 주었다.

몇 가지 단점에도 이 영화를 지지하고 싶은 것은 여성 캐릭터가 창의적이고, 시작과 끝의 맺음이 명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교적 무거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이야기를 풀어나가 부담감을 줄여주었고 조연출과 붐맨의 연기를 제외하곤, 코믹적인 장면도 괜찮았다. 또한 주제에 대한 표현이 명확하고 관객들과의 소통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

이 영화가 제작된 것은 2~3년 전이고 작년에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주리역을 맡은 유동숙이 해외영화제를 참여한 뒤 국내에 들어와서 갑자기 사망한 것 때문에 그 만큼 개봉이 늦어졌다고 한다. 연출자는 그 충격으로 한 동안 힘들었고, 마케팅에 그녀의 죽음을 이용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가 좋고 나쁨을 떠나 연출자의 건강한 정신에 감명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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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뛰네(2010)
제작사 : 오렌지 시네마 / 배급사 : 키노아이D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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