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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으로 고통이 느껴진다... 더 임파서블
ldk209 2013-01-22 오후 5:18:45 539   [0]

 

온 몸으로 고통이 느껴진다... ★★★★

 

암전상태에서 귀청이 터질 듯한 굉음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 굉음은 태국으로 주인공들을 싣고 날아오는 비행기 소리지만, 암전상태에서 그 소리는 마치 당장이라도 해변을 집어 삼킬 듯 위세를 떨치는 쓰나미로 아로 새겨진다. 그 소리와 난기류에 흔들리는 비행기가 불안한 마리아(나오미 왓츠)의 표정은 이 가족여행이 결코 행복하고 편안한 여행이 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전조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12월 26일, 동남아 일대 해안을 덮쳐 수십만의 사상자를 낸 쓰나미. 영화 <더 임파서블>은 이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한 가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재난영화인가? 물론 재난 상황을 다루고 있는 영화임에도 <더 임파서블>을 재난영화라는 카테고리 안에 분류하기엔 좀 꺼려지는 지점들이 있다. 이건 아마도 재난영화라는 정의의 문제일지도 모르고, 우리가 헐리우드식 재난영화에 익숙해져, 아니 길들여져 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재난영화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영화 전반부에선 재난에 대한 불안한 전조와 경고, 그리고 그걸 무시하는 사람들(대게 행정조직에 소속된)이 있기 마련이다. 이윽고 재난이 발생하면, 이 재난에 대처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들이 소개되며, 대게 이 과정에서 얄미운 놈들은 정리(?)된다. 이윽고 영웅의 노력으로 재난을 극복하게 되는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사소한 설정의 차이들이 있겠지만, 이 정도면 재난영화의 스테레오 타입이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더 임파서블>엔 전조나 경고는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지도 않고, 악인도 등장하지 않으며, 재난을 극복하는 영웅도 없다. 영화 <더 임파서블>에서의 쓰나미(재난)는 아무런 전조나 경고 없이 자연에서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할퀴고 지나간다. 사람들은 거대한 쓰나미 앞에 그저 마리아처럼 눈을 질끈 감고 자신의 육체를 자연에 내 맡겨야 하는 무력한 존재에 불과하다.

 

영화는 재난의 스펙터클함을 전시하기보다 쓰나미가 할퀴고 간 이후 흩어진 한 가족의 고통과 분투, 그리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따뜻한 연대와 보살핌을 보여준다. 고통의 대부분, 특히 육체적 고통은 마리아의 몫이다. 쓰나미에 휩쓸리며 입은 가슴과 다리의 상처, 그리고 구조된 후에도 그녀가 겪는 고통은 관객으로 하여금 스크린을 통해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내 고통인냥 생생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내 육체가 상처를 입은 것처럼 가슴 절절이 아픔이 느껴진다.

 

육체적 고통 못지않게 심리적 고통도 만만치가 않다. <더 임파서블>의 전반부는 엄마 마리아와 큰 아들 루카스(톰 홀랜드)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을, 후반부는 어린 두 아들과 함께 살아남은 아빠 헨리(이완 맥그리거)가 아내, 큰 아들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과정을 그린다. 살아있기보다는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작은 희망을 부여안은 채 이리저리 헤매는 헨리의 모습은 막막하기 그지없다. 특히 다른 사람이 빌려준 핸드폰으로 장인에게 전화를 걸다 끝내 오열하는 모습에 눈시울은 붉어지고 가슴은 먹먹해져 온다.

 

이 속에서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건 사람들끼리의 작은 위로와 격려, 따뜻한 보살핌이다.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사람들 사이에 피어나는 작은 배려야말로 우리가 고통을 극복하고 살아가야 할 이유라고 영화는 속삭인다.

 

※ 후반부로 가면서 조금 감정의 과잉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지만 영화의 진심이 왜곡될 정도는 아니다.

 

※ 자신만 알던 루카스가 병원에서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뛰어다니는 장면은 이 영화가 성장영화로서도 매우 훌륭한 영화임을 입증한다.

 

※ 왜 <디 임파서블>이 아니라 <더 임파서블>일까.

 

※ 루카스로 출연한 톰 홀랜드를 보면서 제이미 벨이 떠올랐는데, 나중에 기사를 찾아보니 연극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 엘리어트 역을 맡았었다고.

 

※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헐리웃 재난 영화를 거의 복제하듯 만든 몇 편의 한국 재난영화들을 생각해 본다. 70~80년대 헐리웃 영화들을 이제 와서 복제하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도 만들 수 있다는 자뻑이 대체 영화 발전에 무슨 기여를 한단 말인가. 게다가 70~80년대 영화보다 좋다는 평가를 받지도 못하는 현실 아닌가. 정답이 꼭 헐리웃에만 있는 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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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fun
더임파는 특정한 것에 대한 불가능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한 불가능이고 디임파는 막연한 것에 대한 불가능 일반적인 불가능이라 아마 더임파 로 한거 같아요^^ 이게 자뻑이 아니길^^   
2013-01-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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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임파서블(2012, The Impossible)
제작사 : Apaches Entertainment, Telecinco Cinema / 배급사 : 롯데엔터테인먼트
수입사 : 롯데엔터테인먼트 / 공식홈페이지 : http://theimpossib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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