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이 산다..너와 나...그리고 네 첫사랑의 기억..." 영화 [와니 와 준하]의 포스터에 적힌 문구이다...
영화는 시작한다... 크레파스로 그린 듯한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나무에 걸려 버린 모자를 떨어 뜨리기 위해 갖은 힘을 다해 돌을 던져 대는 한 소년... 영화는 그렇게 짧은 동화로 시작한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재미있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김준하" 준하와 함께 사는..아픈 첫사랑의 기억을 가진 동화작가..."이와니" [와니 와 준하]는 앞에서도 말했던 포스터에 적힌 문구처럼 사랑하는 두 남녀의 동거이야기다.. 그리고 그들이 사는 와니의 집...곳곳에 묻어있는 와니의 첫사랑의 기억 또한 그들과 함께 한다.
와니의 첫사랑... 사랑하지만 말 할수 없었던...처음이란 그 설레임과 풋풋함... 와니는 그런 첫사랑의 기억을 아직 잊지 못한다... 집 여기저기에 첫사랑의 향기와 추억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니의 첫사랑은 조금은 다르다... 그의 첫사랑은 이복동생이다...그래서 와니의 첫사랑은 아픈 기억일 뿐이다... 하지만 지금 와니 곁엔 준하가 있다... 아직도 와니 마음 속엔 첫사랑이 남아 있는 것일까?...준하가 곁에 있음에도....
준하의 첫사랑... "준하 오빠의 첫사랑은어땠어요?" 이 질문에 준하는 어렸을적 그 설레임의 기억을 되살린다... 아직도 그 설레임을 간직하고 있는 준하...얼굴에 미소를 머금는다... [와니 와 준하]에서 준하의 첫사랑은 누구일까?...그리고 어땠을까?... 그건 따로 설명하지 않는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등장했던 짧은 동화는 영화가 끝나기 전에 다시 등장해서 뒷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동화 속 그 수줍음 많던 어린 소년의 이야기... 맑고 순수했던 시절의 그 설레임의 기억...그것이 준하의 첫사랑이다...
[와니 와 준하]는 첫사랑으로 가득 찬 영화이다... 그래서 영화는 맑고, 깨끗하고, 설레임으로 가득 차 있다... 밝은 햇빛이 비치는 푸른 나뭇잎...푸른색의 나무... 맑은 물에 촉촉히 젖은 달팽이.. 첫사랑의 설레임을 되살려 주는 레코드판과 그 선율... 영화 속 이곳저곳에서 첫사랑에 대한 느낌을 그대로 나타내주고 있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와니 와 준하]는 그런 첫사랑의 느낌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고, 항상 그만 보면서 설레였던 마음... 그때의 그 마음... 마치 수줍은듯 조용히 나타나는 달팽이 같았고... 파란 하늘 사이로 살작 비춰지는 햇빛처럼 밝고.... 푸른 잎사귀에, 푸른 나뭇잎에 맺힌 맑은 물방울 처럼 깨끗했다... [와니 와 준하]는 이렇게 첫사랑의 느낌 같은 영화였다....
누구나 한번쯤 순정만화에 흠뻑 취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속엔 멋진 남자가 있고, 예쁜 여자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재미있고, 로맨틱한 사랑이 있으며... 이별의 아픔과 첫사랑의 풋풋함, 설레임도 있다... [와니 와 준하]는 "순정영화"라는 점을 전면으로 내세웠듯 영화의 화면과 이야기 속엔 순정만화 같은 풋풋함으로 가득차 있다...
영화가 시작할때... 나무에 걸린 모자를 떨어 뜨리려 돌을 던져 대던 그 소년... 영화가 끝날때... 한 소녀가 긴 잠자리채로 그 모자를 떨어 뜨려 주었다.. 어느날... 그 소년은 발가벗은 채로 대문 앞에서 울고 있는 소녀를 발견한다... 수줍어 하는 소녀 앞에 역시 수줍은 눈빛으로 가만히 선물을 두고 가는 소년... 그리고 서로 눈빛이 마주치면서...그 동화 속 소년과 소녀는 와니와 준하가 된다... 그렇게 영화는 끝나고... 앞에서 가졌던 두가지 의문들... 지금 와니의 마음 속에 간직되있는 사랑...그리고 준하의 첫사랑..
오랜만에 정말 깨끗하고, 맑은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극장을 나오면서 얼굴에 작은 미소를 띄우며 나왔다... 오래전 처음으로 느꼈던 그 마음과 기억들을 다시금 되살리게 해준 그런 시간을 준 [와니 와 준하]... 잠시동안 맑고, 깨끗한 첫사랑의 기억으로 빠지게 할것이다...
2001-11-14 오후 10: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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