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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 배우의 연기 말고는 볼 게 없다... 응징자
ldk209 2013-11-05 오후 2:46:52 6688   [3]

 

두 남자 배우의 연기 말고는 볼 게 없다... ★★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 <응징자>의 내용을 대충은 알고 갔지만, 난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단순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현재 시점에서 누군가의 기억이 소환되는 방식이 아니라 영화는 고등학교 시절 학교폭력의 가해자 창식과 피해자 준석의 끔찍했던 과거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정직한(?) 편집을 보여준다. 어쨌든 간에 참혹한 피해의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 온 준석(주상욱)은 우연히 창식(양동근)을 마주치지만, 자신을 까맣게 잊고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창식의 모습에 분노, 응징을 다짐한다.

 

간만에 거의 장점을 꼽기 힘든 영화를 본 거 같다. 학교 폭력이 심각한 한국 현실에서 영화의 소재 자체는 흥미를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20년 전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성인이 돼서 가해자를 상대로 복수에 나선다는 얘기는 많은 가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응징자>는 그 많은 가능성 중에서 가급적 가지 말아야 할 길만을 골라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단적으로 <응징자>는 피해자와 가해자, 어느 쪽으로도 관객의 감정이 이입될 여지가 별로 없다. 끔찍한 학교 폭력을 보여주면 모든 게 다 해결되고 피해자의 모든 행동은 다 이해돼야 하는 것일까? 중요한 건 현재 시점에서 피해자의 절박함이 가해자를 상대로 벌이는 응징의 결과로 나타났다는 점을 머리로 이해하거나 가슴으로 공감을 얻어야 된다는 점이다. 영화는 이 점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도입부의 학교 폭력 장면은 너무 고리타분하고 분량도 너무 많다. 뻔히 예상되는 얘기를 질질 끄느라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관객은 지치는 것이다.

 

허술한 스토리나 빈약한 설정도 문제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끔찍한 건 인간에 대한 묘사다. 특히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 캐릭터는 한 마디로 끔찍 그 자체다. 대체 감독 주위의 여성들이 어떠하기에 여성에 대한 묘사를 이렇게까지 밖에 못하는가 싶을 정도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은 기능적 역할만을 그것도 가장 단순하게 수행하기 위해 존재하며, 배우들의 연기도 하나같이 수준 이하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좋지 않다는 건 배우의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의 문제이며, 감독이 배우들의 연기에 별 관심이 없어 연기지도에 결정적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나마 이 영화에서 관객이 유일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게 있다면, 아마도 이런 역할을 처음 맡았을 주상욱과 오랜만에 영화에서 보는 양동근의 연기라고 할 수 있다. 특이 둘의 연기가 돋보이는 건 그 끔찍한 캐릭터와 어처구니없는 설정을 극복하고 표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양동근의 양아치 연기는 ㅎㄷㄷ.

 

※ 많은 고등학생들이 내신 때문에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치르는 경우가 꽤 오래 전부터 있어 왔는데, 검정고시 출신이라는 이유로 뽑지 않는 회사. 그리고 왜 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치렀는지 그 이유를 굳이 학교 폭력 피해자라고 얘기하는 피해자. 깊은 내상을 안고 있는 당사자가 그렇게 얘기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 주상욱의 복수 과정을 보면, 전반부는 혼자서 계획을 세웠다고 보기엔 너무 철저하고(대체 지금 현재 양동근이 어디서 뭘 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충분히 양동근의 반격을 예상할 수 있는 후반부에선 너무 안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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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징자(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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