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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 재건한다는 분들 꼭 보세요... 액트 오브 킬링
ldk209 2015-01-20 오후 7:12:26 1028   [2]
서북청년단 재건한다는 분들 꼭 보세요... ★★★★☆

 

이 영화에 대한 얘기는 이미 일 년 전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들었던 것 같습니다. 뭔가 엄청난 영화가 온다고. 말 그대로 엄청난 영화입니다. 한마디로 무시무시하고,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특히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다른 나라 일 같지 않은 기시감이 들게 되죠.

 

처음 오펜하이머 감독은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따서 영화로 만들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피해자 중 누구 하나 나서는 이 없고 영화 제작은 지지부진해 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피해자 중 일부가 감독에게 제안합니다. 차라리 가해자 인터뷰를 따는 게 어떻겠느냐고? 감독은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아니 가해자가 쉽게 인터뷰에 응해 줄까요? 인터뷰에 응하는 걸 넘어, 그들은 평소에도 자신들의 학살을 당당하게 떠벌리고 다니는 중입니다. 인터뷰를 따는 건 오히려 너무 쉬운 일이었겠죠.

 

<액트 오브 킬링>은 1960년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인도네시아 군부가 나라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합법정당이었던 공산당원을 포함해, 지식인, 중국인들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입니다. 학살 규모만 해도 무려 250만명을 넘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엄청난 학살이 지금까지 가려져, 아니 심판받지 않고 있을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 영화는 답을 보여줍니다. 그 학살의 주범들이 계속해서 정권을 이어오며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죠. 청산되지 않은 역사, 심판받지 않은 역사가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이 영화를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를 찍자는 제안에 신나서 스스로 시나리오를 만들고 연기를 하는 학살자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충격과 공포를 안겨 줍니다. 정말 인간이란 동물의 본성에 심히 회의를 느끼게 되는 순간이죠. 그런데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안와르 콩고는 순진한 편에 속합니다. 이들 중에서도 약삭빠른 인간들은 이 영화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를 본능적으로 캐치합니다. “이거 우리 모습이 너무 폭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그 학살자는 핑계를 대고 촬영 중간에 빠져나가죠. 그리고는 카메라에 대고 말합니다. “왜 우리만 문제 삼느냐? 인디언을 학살한 미국인들은 처벌을 받았는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고문한 미국인들은 처벌 받았는가?”

 

가해자 역할을 하던 안와르 콩고가 고문 피해자의 역할에 몰입할 때 비로소 안와르 콩고는 공포를 느낍니다. 그게 비록 영화촬영이라는 허구일지라도 말이죠. 그리고 나중에 편집된 장면을 보는 그의 얼굴 표정은 죽을 때까지 구원받지 못할 영혼임을 스스로 느끼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 사실 안와르 콩고는 학살의 주범, 리더도 아닙니다. 한 언론사 사장은 이런 얘기를 합니다. “그런 사람은 많았다. 그는 그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아무 것도 아니다” 스스로는 엄청난 주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권력자들에게 안와르 콩고는 언제든지 갈아 치울 수 있는 부품에 불과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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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트 오브 킬링(2012, The Act of Ki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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