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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고] 나는 나, 딴건 몰라.
mvgirl 2001-11-26 오전 11:59:09 2284   [13]
본격적인 한일공동 기획, 제작 및 동시기 개봉.
영화 <고(GO)> 앞에는 늘 이런 수식어구들이 따라붙고 있다.
합작 영화, 이것은 합작이라는 타이틀 아래 각 국가의 배우들이나 스탭들이 공동으로 영화제작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보아왔던 합작 영화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한국 감독의 연출, 스탭이나 제작의 공동참여는 차제하고라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대부분 한국의 배우들이었다는 점. 이러한 공통점들은 영화가 합작 영화라는 느낌보다는 외국의 자본을 유치한 한국영화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이 영화 <고>는 지금까지의 여느 합작 영화들과는 많이 달라보인다.
우선 이 영화는 한일양국의 배우, 스탭, 제작사가 기획단계부터 완전한 공동기획으로 참여로 이루어 지고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다른 영화들에선 보아오지 못했던 체계적이고 완벽한 공동제작의 시스템이었고 각각의 국가들은 영화를 위한 서로간의 공조를 세우고자 노력한 흔적이 이곳 저곳에서 배어나온다. 또한 이 영화의 내용,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재일 한국인 2세의 좌충우돌 성장기”, 이것은 한국인, 일본인의 어느 한편의 시각으론 한국의 관객들에게도 일본의 관객들에게도 공감을 이루어 내기 쉽지 않은 소재. 이 영화가 완벽한 그리고 본격적인 한일 공동 기획 및 제작이 된 이유중의 하나에 이 영화의 소재는 결정적인 구실을 한다. 이런 전무후무한 완벽한 공동기획과 제작으로 완성된 영화 <고(GO)>, 이 영화는 부모 나라가 아닌 제 2 국,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일본 사람으로도 부모의 국가인 한국 사람도 아닌 정체성을 상실한 재일 일본인 2세들의 방황하는 청춘을 보여준다. 질풍노도와 같은 그들의 모습을 말이다.

<고>의 주인공 스기라하(한국명 이정호), 그는 이 영화를 자신의 연애이야기로 단정짓는다.
과연 이 영화가 그의 단순한 멜로 영화일까 ? 물론 나의 대답은 NO이다.
일본이라는 나라. 과거 우리나라를 식민지 통치했던 국가, 2차 세계대전,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온갖 만행을 자행하였던 나라이며 전쟁이 끝나고 식민지가 종식이 된지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도문제, 역사 교과서 왜곡 사건 등으로 사사건건 우리나라와 마찰을 빚어온 국가. 이러한 일련 일 때문에 우리가 그들을 보는 곱지않은 시선 만큼 그네들이 우리는 보는 시선도 곱지 만은 않아왔다. 특히 그네들의 국가에 살고있는 재일 한국인에 대해서는 더더욱. 이 영화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일본 국적을 가지지 못한 코리안 재패니즈라 칭하는 스기하라로 대표되는 재일 한국인 2세에 대한 이야기이며, 정체성으로 방황하는 젊은 그들의 이야기다.

<인상적인 오프닝>
이 영화의 오프닝은 패싸움으로 시작된다. 스기하라 VS. 재학생 농구부원들.
그리고 보여지는 “슈퍼 그레이트 치킨 레이스” 그리고 달리는 스기하라 위로 화면 가득 보여지는 “GO”라는 단어.
일본인으로 상징되는 이 농구 부원들과의 싸움, 그리고 전철에 쫓기는 스기하라의 모습으로 우리는 재일 한국인 신분으로 스기하라가 일본 고등학교에서 맞게 될 고달픈 학교 생활을, 달리는 전철에 쫓기는 듯한 위태롭고 고달픈 생활을 해야 하는 스기하라이지만 그는 계속해서 달릴 것이라고, 그의 인생엔 거칠 것이 없노라고….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 >
스기하라 : 태생이 꽤나 복잡한 고등학생, 그는 농구부 패싸움이후 학교에서 전설이 되었다..
현재까지 24전 무패, 복서 출신의 아버지 덕분에 익힌 권투와 날렵한 몸 그리고 용의주도한 그의 승부근성으로 그는 연승을 기록하게 되고 그의 학교생활은 학교의 전설이 되고자 하는 아이들의 도전, 그리고 싸움으로 점철된다. 또한 그는 타와케 선배와 함께 “수퍼 그레이트 치킨 레이스”을 성공한 유일한 사람이다. 학교에선 소위 말하는 문제아라곤 하지만 하고싶은 것은 하고야 마는 의지의 사나이. 일본인 여자친구 사쿠라이를 좋아한다.
정일 : 스기하라가 마음을 주고 진정 친구라고 생각하는 친구. 스기하라와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조용하고 공부밖에는 모를 것 같은 모범생 스타일 하지만 자신이 재일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조총련계 학교에 떳떳이 다니는 외유내강형의 친구 정일. 스기하라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그와 특별한 친구가 된다.
아버지 : 스기하라를 제압하는 무뚝뚝한 카리스마의 아버지.
젊은 시절 열혈 마르크스주의자로 조총련 활동을 한 아버지. 권투선수 였으며 아들에게 복싱을 가르치며 아들의 잘못은 폭력으로 다스리지만 때때로 예기치 않은 어머니의 가출엔 늘 고개를 떨구는 여린 터프가이. 또한 갑자기 하와이를 가겠다는 이유로 온 가족의 국적을 한국 국적으로 바꾸어버리는 가부장적인 아버지.
어머니 : 자신만의 인생을 찾겠다는 열의에 가득 차 수시로 아버지를 골탕먹이는 귀여운 아줌마, 하지만 스기하라를 엄하게 키우는 아버지의 방식엔 크게 반대하진 않는 것 같다.
사쿠라이 : 친구의 생일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친구. 무조건 아무 말 없이 내 옆에 앉더니 내 우롱차를 허락도 없이 마시곤 내 마음을 빼앗아간 그녀. 하지만 그가 자신이 재일 한국인이라고 밝히는 순간 그와 헤어진다.

<고>에 등장하는 다소 펑키해 보이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 그리고 그의 가족은 이 영화에서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우리의 정서와는 조금은 동떨어진 느낌은 들지만 영화 속 인물들의 생동감 있는 모습을 표현하기엔 적절한 인물들 이었고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들 이다.

<코리안 재패니즈, 그 정체성에 관하여>
스기하라는 일본에서 태어났다. 그는 한국엔 가본적도 없고 일본인과 다를 게 없이 자라났지만 부모가 조선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국적은 조선이 되었고 새로 진학한 일본 고등학교 아이들은 그를 처음부터 적대시 한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거지 ???
난 폭력을 싫어한다. 사람들을 때리는 것은 싫지만 맞는 건 더 싫다.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 난 겁쟁이가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난 싸움에 이긴다. 단지 맞지 않기 위해서, 그래서 난 오늘도 도전자와 싸운다.
그가 싸우는 건 아마도 일본의 한국인에 대한 편견, 무시 아마도 그런 것들 때문일 것이다.
아무런 이유없이 한국인을 무시고 싸움을 걸어오는 일본인들에게 얼마든지 받아주마 식으로 도전을 받아들이고 그리고 승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때론 그 싸움으로 그들과 친구가 되기도 하면서…. 파이팅 무대포 스기하라 !!!
스기하라에게 중요한 것은 코리안 재패니즈라는 사실이 아니라 일본땅에 살면서 그 땅의 청년들과 우정을 나누고 사랑하는 자유로운 한 젊은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기 감성에 충실한, 가끔은 센치한 분위기에 빠지는 아버지가 싫어 대들다가 맞을 줄도 아는, 여자친구와의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이 코리안 재패니즈라고 밝힐 줄도 아는 솔직한 신세대 청년인 것이다.
난 그냥 나, 이게 내 정체성이다.

<심각한 주제, 경쾌한 화면>
이 영화의 주제는 다소 심각하다. 하지만 영화가 주는 이미지는 경쾌하다.
감독은 주제가 심각하다는 이유로 영화 전체가 가라앉는 것을 바라진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스기하라에게 이 영화는 연애이야기이라고 반복적 나레이션으로 주인공의 청춘 드라마이며 성장 드라마임을 강조한다. 경쾌한 오프닝, 빠르게 진행되는 화면, 갑작스럽게 정지하는 화면, 빠르게 편집된 각각의 화면등은 이 영화의 젊은 분위기를 내는데 크게 일조를 한다. 또한 심각한 상황후의 조금은 의외의 상황설정은 심각한 상황은 달리 생각하면 그렇게 심각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감독의 다소 희망적인 메시지가 아닐까 ?

이 영화가 나에게 주는 느낌은 한마디로 “펑키하다”이다.
또한 여지껏의 다른 모든 합작 영화들 보다 좀더 진일보 된 내용과 완성도를 가진다고 생각된다. 젊은이들의 방황과 사랑을 빠른 화면과 편집에 펑키한 배경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 주요했고, 극중에서 조화를 잘 이룬 한일 배우들의 연기가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도 조총련계 한인인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에서 그의 선생님이 구사하는 조금은 어설픈 한국어, 여권발급을 위해 찾아간 사무실에서 배우 명계남과 나누는 조금은 이상하게 들리는 아버지의 한국어, 굉장히 어설픈 이 한국어가 왜 이리도 친근하게 느껴지던지… 우리에겐 조금은 낯선 조총련의 모습까지도….
이 영화가 특별한건 영화가 상황이 비관적인 데도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그린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을 몸 전체로 부딪쳐 이겨내는 모습을 그것도 유쾌하게 그린 영화라는 것이다. 그런 그의 뒤에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것. 다소 폭력적인 아버지의 사랑이… 아버지, 아들에게 냉정하나, 한국인으로써 일본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지를 알고 아들에게 복싱을 가르치고, 아들의 이빨이 부러질 정도로 때리는 교육을 하는 무뚝뚝한 그. 아들을 위해 자신의 사상이 무엇이었던 간에 그의 아들을 위해서 국적을 한국으로 만들만큼 아들에 대한 사랑이 깊지만 정작 아들에겐 따뜻한 말 한마디 건내지 못하는 전형적인 한국의 무뚝뚝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어쩌면 이건 재일 교포 아버지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아버지의 모습. 우리가 익히 짐작하지 못했던 조총련계 가족들의 비애 일수도….

여하튼 이 영화는 원작이 주는 심각함과 경쾌함을 동시에 잘 표현한 일본영화 느낌의 재일한국인의 이야기이며 한국인에게도 일본인에게도 공감을 줄 수 있는 조금은 특별한 그리고 진정한 한일 합작 영화로 나에게 다가왔다.
한국과 일본의 역할 분담이 조화로운….

(총 0명 참여)
jhee65
역할 분담이 조화로운….
  
2010-09-09 16:21
어쩜이리 글도 잘쓰실고..   
2001-11-27 12:09
1


고(2001, Go)
제작사 : 스타맥스, TOEI Animation Co., LTD. / 배급사 : 스타맥스
공식홈페이지 : http://go.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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