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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공포영화 비교 <폰>&<디아이> 디 아이
MiTRa 2002-08-13 오후 3:00:22 1233   [7]
이전에 디 아이를 보고 감상문을 올렸었지요.
얼마전엔 한국 공포영화 <폰>도 봤습니다 .
그런데...같은장르의 영화를 연달아 보니 뭐랄까,
동양적인 공포영화란 어떤것인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서양 공포영화는 오컬트라던가 폴터가이스트 같은 류가 많죠.
제가 가장 무섭게본 서양공포영화는 <유혹의 선>이었습니다만.
대세를 이루는것이 <13일의 금요일>시리즈나 <스크림>시리즈같은 것을 보면
죽음을 타자화하고 살아있는 자신과 구분시켜서
뭐랄까..좀 거리감이랄까, 괴리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지요.
즉, 서양에서는 죽음을 자신과는 아직 먼 존재로서 못박고,
[적]으로 [싸워 물리쳐야 할] 존재로 설정하는거같아요.
(물론 최근의 최근<디 아더스>,<식스센스>등에선 그런경향서 벗어나고 있지만..그 영화들의 감독인 샤아밀란이 동양인 인도인출신이란 사실과도 무관하지않겠죠)

그에비하면 동양영화에서 귀신이란, 생활에 깃든 일상적존재같다는 느낌이랄까. 근본적으로, 동양인들의 삶이란 이미 죽음을 등에 이고있다랄까. 우리의 제사관습이라던가 일본의 각종사당들처럼, 동양인의 삶은 죽음을 타자화하지않고 내면화해 문화화했지요.

제가 본 최고의 공포영화는, <여곡성>이라는 한국 공포영화였지요.
구박한 며느리가 죽어서 귀신이되어 시어머니및 일가를 보복,척살한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어렸을적 눈가리고 본 전설의고향류의 연장선에 선, 한국적 공포영화의 전형인 영화였지요.

그리고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영화<폰>은 달라진 한국영화의 시대상이나 주류를 보여주는듯 합니다. 원조교제, 핸드폰등으로 이어지는 시대변화상 새로운 인물관계들 ...
그러나, 영화 폰은 통속적이고 구태의연한 '여곡성식의 공포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영화속에서 끊임없이 울리는 핸드폰소리는 관객에게 짜증만 유발할 뿐, 인간이란 정말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진짜 공포란 무엇인가의 외피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_-;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몇년전의 제작된 <여고괴담1>, <소름>에도 못미치는 수준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여고괴담과 소름에서 제일 무서웠던 것은, 귀신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런 귀신을 보게끔하는 이 사회의 부조리와 억압이었습니다. 괴담식의 단순비명연발식이 아닌, 그 귀신이 어떻게 현재 주인공과 어떤 관계를 갖고있느냐를 파고들어가다보면 나오는, 근본적인 사회문제, 그 자체가 공포였지요. 요컨대, 제가 그 영화들에서 발견한'진보화된 한국공포영화'의 형식은, 단순한 괴담형식을 떠난,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고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영화 <폰>은 원조교제라는 소재를 어정쩡하게 끌여들이기만 했을뿐, 그 소재를 주류로 끌여들이긴 커녕 양념으로도 만들기조차 실패한 것 같습니다. 주제도 구성도 모호하고 관객이 느껴야할 공포도 감정도 엇박자만 탑니다. 영화 후반부에 갈수록 지루하고 힘빠지고 헛웃음만 나오는 통에, 새시대에 새로운 한국적 공포영화를 기대하기란 무리라는 절망감마저 들었습니다. ㅜ.ㅜ 대실망.

여러모로, 그 전에 본 홍콩 공포영화 <디아이>가 떠오르더군요.
<디아이>는 차라리 <폰>보다 더 한국공포영화의 전통을 따르는듯 합니다. 귀신의 등장이라던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다소 촌스럽다 싶을만큼 고전적인 수법을 따르지요. 그러나 이 영화는 <폰>같은 어정쩡한 겉멋같은 것은 두르지않습니다. 어설프게 외피만 두르려다 만 사회문제같은 것은 밀어두고, [공포]라는 목표 자체에 충실합니다. 귀신이 일상처럼 우리 주위를 떠도는 것을 목격하는 특별한 눈을 가진 여성, 그녀가 혼자 겪는 두려움과 공포에 관객은 빨려들어갑니다. 그리고 그녀는 마침내 죽은자와도 화해를 함으로써 그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지요.

후반에 억지로 끼워맞춘 로맨스만 아니라면, 이 영화야말로 동양적 공포영화의 모범이 될수있는 영화같습니다. 그 엉터리 로맨스대신, 차라리 그녀가 맨끝에 저승사자를 마주보게되는 결론같은 것을 넣었을때, 이 영화는 한단계 괜찮은 영화가 될뻔 했습니다.
후반부의 뒷심이 부족해 공포가 대폭반감되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긴 하지만, 이영화는 그럭저럭 끝까지 일관성을 지키면서 나름대로 깔끔한 결말을 보여주었습니다. [재미]란 바로 그런것에서 나오는 것일테죠.

공포영화 매니아까진 아니지만 평소 즐겨보는 저는
올해 아주 비교되는 동양공포영화 두편을 봤네요.
굳이 비교해서 점수를 메기자면, 전 <디 아이>쪽을 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도 공포도, 영화의 성실성도 <디아이>쪽이 나았네요.
<폰>은 그 어정쩡함과 겉멋이 (심한말로) 가소롭고 역겨웠습니다. 겉멋부리기보단 차라리 조금 촌스러워도 기본에 충실한 것을 선호하고 싶군요. 그런점에서 제에겐 <디 아이>의 판정승.

한국공포영화, 분발해줬음 하네요. <소름>이후의 업그레이드된
한단계 세련된 한국공포영화가 보고싶습니다.

15일에 개봉한다는데 디 아이나 한번 더 보러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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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이(2002, The Eye)
제작사 : Applause Pictures / 배급사 : 코리아 픽쳐스 (주)
수입사 : 코리아 픽쳐스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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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시간
  • 98 분
  • 개봉
  • 200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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