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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파 프롬 헤븐] 60년대 고전영화에의 향수 파 프롬 헤븐
mvgirl 2003-04-20 오후 8:45:55 1578   [3]
아카데미 주, 조연 동시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줄리안 무어와 데니스 퀘이드가 공연하고 영화를 연출한 토드 헤인즈라는 감독의 이름보다 영화의 제작에 참가한 조지 클루니나 스티븐 소더버그 등의 영화인의 이름이 더 눈에 띄이는 영화 <파 프롬 헤븐 (Far From Heaven)>은 21세기에 등장한 영화 답지 않게 60년대 영상, 분위기, 음악 모든 것을 60년대에 맞춘 것 같은 고풍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드라마다.

영화가 담고 있는 시대적 배경이 60년대 이다 보니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 역시 그다지 세련되었다거나 특별한 것은 없다. 오히려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고리타분하다거나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런데 영화가 주는 느낌은 뭐랄까 아늑하고 아련하다.
조금은 느린 듯 진행하는 영화의 줄거리는 관객에게 지루함을 줄 수도 있겠지만 60년대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보여주는 화면이, 음악이 포근하고 따뜻하다. 남들이 보기엔 행복하기만 하고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완벽한 결혼생활이지만 정작 자신의 행복의 중심인 남편의 사랑으로부터 빗겨나 있고 그런 그녀를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는 ‘캐시’의 모습이 안쓰럽고 안타깝다. 21세기를 사는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그녀의 상황이 60년대를 배경으로 하게 되면서 세련되진 않지만 고풍스럽게, 직접적이지 못한 간접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으로 마음 깊숙한 곳에서 전해지는 그녀의 고독을 그리고 그녀가 느끼고자 하는 사랑의 아련함이 전해진다.

너무도 평온한, 너무도 밋밋한 그러나 따뜻한 영화 <파 프롬 헤븐>은 자극적인 내용을 좋아하는 관객의 욕구를 맞추기엔 그다지 딱인 영화는 아닌 듯싶다.
오히려 관객의 욕구에 완전히 역행하고 있는 느낌으로 조용히, 천천히 그리고 은밀히 캐시 주변에서 발생하여 그녀의 삶 전체를 흔들어 버리는 일련의 사건들과 그녀 자신도 미쳐 느끼지 못했던 아련하고 은근한 사랑으로 그녀를 이끈다.
솔직이 난 이 영화를 보면서 화가 나는 내 자신을 느꼈다.
그녀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고백하는 남편이지만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그녀가 가진 가정에 대한 의무감으로 모든 걸 수용하려 하는 캐시의 모습이나 정작 캐시의 입장에선 가해자일 수 밖에 없는 남편인데도 캐시를 원망하고 그녀에게 그의 힘겨움을 짊어 지우는 남편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감싸는 그녀의 모습이 답답하기만 했다. 오직 한 사람 그녀의 마음을 보여주고 현재 그녀가 느끼고 있을 답답함을 함께 나누고 그녀의 기분전환을 위해 조용히 힘써주는 레이몬드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흑인을 무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주변의 시선 때문에 표현은 커녕 오히려 그와 멀리하려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럽고 안타까웠다.

어쩌면 캐시와 레이몬드가 하는 답답한 사랑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최대한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저렇게 사랑하면 상대방이 알아줄까 하는 의구심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어쩌면 그들이 나누는 사랑이 진짜 사랑은 아닐까 ?
진심으로 상대방의 안위를 걱정하고 상대방을 위해 스스로의 감정을 절제하고 보내줄 줄 아는 그들이 하는 사랑이 현재 우리가 흔히 보는 주변의 사랑보다 더 숭고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말이다.

솔직이 그녀가 느낀 사랑의 감정이 불완전한 그때의 상황에서 오는 일시적인 감정일 수도 의지하고 싶어하는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고마움에서 비롯된 감정일 수도 있다. 감정의 진위가 어찌하였던 세상을 살면서 한번쯤 되돌아 보고 가슴 깊은 곳에서 따뜻함이 밀려올 현실의 고단함이나 적막함을 잠시 잊게 해 줄 그런 아름다운 사랑하나를 간직한 그녀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이 아닐까 싶다.
그 사랑이 이루어 지지 않았기에 영원히 아름다웠던 감정을 간직하고 평생을 살아갈 수 있기에 더 아름다운 미완의 옛사랑의 추억이 있는, 그때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사랑을 느끼고 싶은, 직설적이지 않고 간접적인 은근한 60년대 풍 멜로 영화의 그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랑을 간직했었던 그때의 아련했던 시절로 잠시 추억여행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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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쭈욱 고상한 표현으로 잘 정리해주셨네요~ 정말 강추영화 입니다. 천천히 진행되는 영화 속에서 긴박감과 박진감을 느껴보긴 처음인 것 같네요..좋은글 감사합니다   
2003-04-2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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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프롬 헤븐(2002, Far from Heaven)
제작사 : TF1 Films Productions, Killer Films, USA Films, Section Eight Ltd., John Wells Productions, Clear Blue Sky Productions, Vulcan Productions / 배급사 : 프라임 픽쳐스
수입사 : (주)미디어필림 인터내셔날 / 공식홈페이지 : http://www.farfromhea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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