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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노 미호.. 너무 멋진 여자 돌스
batmoon 2005-09-13 오후 11:11:21 1418   [3]
일본의 만능 엔터테이너 기토 타케시
한가지면에서도 딱히 이름을 날리기 힘든 사회지만
MC, 코미디언, 영화배우, 그리고 영화감독
그는 이 모두를 석권하고 정상의 자리에 있다.

항상 어눌한 말투과 약간 모자라 보이는 표정이지만
정작 그의 머리속에는 무언가 대단한게 있는 듯 하다.

우리나라에선 일본문화 개방에 의해 가장 먼저 선보인
소나티네와 하나비라는 영화의 감독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때는 우리나라에서 개봉가능한 일본영화의 조건이라는게 있었고
그것은 바로 해외 영화제에서의 수상작이었다.
흔히 영화제 수상작은 대중성이 떨어진다고는 말을 하지만
기토 타케시는 자기 나름대로의 영화를 만들어내었고
그것을 평가하도록 유도하였으며, 결국 그만의 영화 매니아들을 양산해내었다.
그리고는 해외 영화제에서 많은 상들을 숱하게 받아왔다.

기타노 다케시!!
분명 그는 그만의 색깔이 있는 영화를 만들어 내었다.
야쿠자를 영화의 주된 소재로 삼으면서 여느 야쿠자영화와는 다른
뭔가가 그의 영화에선 흐른다.

잔인함의 미학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마치 일상에서 일어나듯 그의 영화에서 야쿠자란
한 인간으로서 갈등도 하고, 죽음에 임해 두려움도 느끼며
또한 상대를 죽일땐 프로로서 방아쇠를 당기거나, 칼을 쓰는...

잔인함이라는 거부감을
일상의 한 부분으로서, 그리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스크린 속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항상 자신의 영화에 출연하는 키타노 타케시
소나티네, 하나비, 기쿠지로의 여름, 그리고 최근의 자토이치까지
그는 항상 그의 영화속에 얼굴을 내 비취었다.

하지만 성장영화이면서 이지메를 소재로 한 키즈리턴과
여기에 소개할 강렬한 원색으로 이루어진 사계절을 표현하며
한 연인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돌스"에서는 그는 출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실험정신(적어도 내가 보기엔, 대중성을 철저히 외면했지만
대중을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영화를 위한 실험으로 보였다)은 돌스라는 영화에서
가장 확연히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첫장면!! 일본의 전통 인형가면을 쓴
두 주인공 추베에와 우매가와 인형을 비추며 카메라는 수평으로 이동한다.
속삭이던 두 인형이 멈춘 시선에 그들이 있다.

마츠모토는 부모님의 끈질긴 권유로 오랜 연인 사와코를 버리고 사장의 딸과 결혼하기로 한다.
결혼식 당일날 사와코의 친구에게서 그녀가 자살시도를 했다는 것과
약간 정신이 나간채 과거를 잊어버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미츠모토는 그녀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평생 그녀를 보살피며 함께 하기로 결심하고
사와코와 함께 먼길을 떠나간다.

이성적인 마츠모토에겐 사와코는 옛 연인이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몸도 주체할 지 못할만큼
이성을 잃어버려, 그의 결심에도 불구하고 그를 점점 힘들게 한다.

마츠모토에겐 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와코는 끊임없이 걷고 싶어한다.
그런 그녀를 처음엔 차에 묶어 두었지만 줄에 묶인 채로 계속 걸음을 멈추지 않은 사와코

그것을 본 마츠모토는 결심한 듯 사와코의 허리와 자신의 허리를 붉은 끈으로 묶는다.
일본에서는 붉은 실의 전설이라고 해서
인연이 있는 사람끼리는 보이지 않는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하나가 된 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며 걷는다
영화라는 독특한 매체 덕에 그 둘의 옷 역시 봄여름가을겨울색깔로 변한다
도중에 어린아이들의 조롱과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냉담한 대우가 있었지만
그들은 이제 타인들에게 신경쓰지 않는다.
이미 그들에겐 사랑밖에 남은게 없으므로...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마지막 겨울
눈속을 헤매든 그들은 과거 추억이 있었던 한 별장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사와코는 그 별장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리곤 오버랩 되는 사와코와 마츠모토의 즐거웠던 한때.
과연 사와코는 잃어버렸던 기억과 이성을 다시 찾을려고 하는 것인가?
하지만 기타노 다케시감독은 끝내 그 답을 주지 않는다.

사계절을 함께 걷기만 하던 이들은 서서히
그리고 그들은 차가운 눈속에서 그들 둘은 잠들어버린다
영원히 추베에와 우매가가 되어버린다.

영화는 그들의 이야기만 들려주는게 아니다.
그들이 지나는 길에 보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약간 특이하지만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른 두개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과거의 연인을 찾는 야쿠자두목 이야기
역시 기타노이다. 그에게 야쿠자이야기는 해피앤딩이 없다
이 역시 야쿠자 두목은 감동적인 연인과의 재회를 마치자 마자
다른 조직의 부하에게 총을 맞고 죽음을 맞게 된다.
인생의 아이러니 바로 그 자체이다.

과거의 인기 스타 하루나
두사람이 걷고 있는 모래밭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소녀가 있다
교통사고로 재기불능의 상처를 입고 팬들 앞에서 모습을 감춘 인기가수 하루나.
그런 그녀를 한 맹인 남자가 찾아온다.
그는 바로 하루나의 열성적인 팬이었던 누쿠이.
그녀가 은퇴한 후 집까지 찾아가나 누구한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는다란 말만 듣는다.
고민 끝에 누쿠이는 스스로 자신의 눈을 찌른다.
그리고는 그 길에 쓰러져 버리고, 하루나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기타노는 마츠모토와 사와코, 그리고 야쿠자두목 이야기, 그리고 하루나와 누쿠이
그들의 이야기에서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
삶의 여정에서는 항상 안타까움이란게 존재한다는 것..
관객들에게 해피엔딩보다는 항상 절정의 순간에
비극의 상황을 제공함으로써 절제된 미학을 보여준다는 것.
아마 기타노가 의식하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가 맘에 드는건.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칸노 미호"가 이 영화의 주인공을 맡았고
여기서 칸노 미호는 기존이 어린티에서 벗어나
절제된 연기를 너무나 잘해주었다는 것이다.
베니스에서 그녀에게 여우주연상을 줄었을 만큼

무엇보다 날 흥분시킨건
그녀의 백치 연기는 내가 본 영화 이래 최고의 연기였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칸노 미호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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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스(2002, Do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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