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여러가지 연민을 일으키다가 실수연발이면서도 그 모습이 웬지 귀엽고 세상 때묻지 않은 순수한 모습에 나중엔 정들어 버리고 마는 참으로 인간적인 주인공, 못생기고 무능한 신석기씨의 로맨스이야깁니다. 이 영화는 본 사람은 아마,꽤 잘 만들어졌는데 어딘지 조금은 아깝고 싱겁다는 느낌이 들겁니다. 좌충우돌 해프닝식의 로맨스외에 재탄생한 인간 신석기의 새인생에 대한 목표의식은 전체적으로 불투명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장 웃음거리가 많은 초반과 중반에 걸쳐 관객은 이 여러가지 안타까운 사나이에게 어쩌면 연약하고 컴플렉스 많은 본모습을 숨기고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과 같이 애처롭게 느껴지고 결국 이 여러모로 모자라고 운수사나운 사나이에게 인생역전의 어떤것,통쾌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길 기대하게 됩니다만 오,제목처럼 신석기 [블루스]...결말이 겨우 로맨스뿐..? 초중반 그렇게 공들인 이 작품에 더 욕심을 내도 좋았을걸.
주제가 부각되는(=관람후 뭔가 남는거 있어보이는) 확실한 [작품]이 되려면 최소한 결말에 이르러서는 두가지 면에서 [해답]을 보여주는것이 있어야 합니다.그건 여러가지 방식이 있겠지만 예를들면-
1.신석기란 [인간]에 주목하여- 중간 에피소드에 공들이느라 영화에서 간과된 부분이지만 그의 달라진 새로운 인생목표와 성취를 보여줘야 합니다. 유능함도 십분 발휘하여 잘나가던 신석기 이상으로 변호사의 인생과 여러가지 일에서도 크게 성공하는것을 간략하게나마도 보여주면 어떨까요? 유명한 노팅힐의 라스트씬의 방식처럼 음악과 함께 못난 신석기가 인생을 바꾼 증거가 될만한 몇장의 사진이나 액자의 나열,또는 세련된 새로운 사무실 배경첨가 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것입니다.그런 추가 1-2분이 있었다면 인간역정의 휴먼드라마로서 면모도 보여줄수 있지 않았을까요?
2.신석기의 [로맨스]에 주목하여- 초반에 보여준 잘나가는 신석기와 서진영과의 불쾌한 사건은 잘나가는 신석기를 악당으로 몰기엔 너무 빈약합니다. 실제로 요즘세상에 남녀간에 그정도 호감과 무례함은 충분히 용서될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잘나가는 신석기를 식물인간을 만들정도의 악당으로 몰려면 서진영의 대단한 사랑,절절한 입장에 대해 보강이 필요합니다. 비오는밤 서진영 아파트앞에서 재탄생 신석기가 자신의 잘못을 개미같은 체력으로 괜시리 비를 맞으며 소리쳐 호소하는 씬보다는 서진영이 잘난 신석기를 사모하던 수많은 날들의 단편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면 어떨까요?
위와같은 아쉬운점이 느껴지긴 합니다만 (기타 미스장과의 삼각관계도 더 뚜렷하면 좋겠고...등등) 영화가 아이디어 기획상품으로 평가되는 요즘 그리스 조각같이 잘생긴 얼굴,초인적 능력~의 주인공이 아니라 그저 보통사람같은 인간냄새 풍기는 주인공의 설정만으로도 저는 이 영화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군요. (다만 변호사인 그가 돈도 많이 벌어 그 끔찍한 뻐드렁니도 고치고 전속 코디네이터도 기용하길 바라며...) 신석기 블루스는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는 참 다행작-인 아주 유쾌한 영화입니다.
2005-01-12 오전 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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