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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엘디케이 / 2LDK(2002, 2LDK)

수입사 : (주) 씨네진, (주)아펙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2ldk.co.kr/

투엘디케이 / 2LDK 예고편

보이지 않는 그곳 ddosunaru 06.09.23
(영화사랑)2LDK★★ lpryh 05.05.18
이건 뭐.. ★★★  w1456 13.09.19
영화로 만들 생각을 한것 자체에 박수.. 실험적이고 특이하지만 일본문화의 잔인함이 있는듯.. ★★★★  usuham 08.11.02
출연자는 딱 두명, 미친 여자들의 정신없는 싸움 ★★  gg333 08.07.21



최고의 제작자가 성사시킨 거장들의 한판 영화 대결 “DUEL PROJECT”

2004 최고의 기대작 중 한편이었던 설경구 주연의 <역도산>과 이와이 순지 감독의 <러브레터>등을 제작한 일본 최고의 제작자 가와이 신야는 어느 날 당시 촉망 받던 프로듀서 중 하나였던 이시다 유지에게 재기 넘치는 영화 제작 기획서 하나를 건네 받는다. 그것은 바로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두 명의 감독이 각자의 색깔대로 영화를 만들어 낸다는 한번도 시도된 적 없던 참신한 기획이었던 것.

지금까지 하나의 주제를 여러 감독이 각자 15-30분 내외 분량 옴니버스 형태로 한 작품 안에서 작업했던 영화는 존재했지만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감독들이 독립된 영화를 만든 경우는 동. 서양을 막론하고 그 선례를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결국 작품 선택의 귀재인 가와이 신야는 그 자리에서 이시다 유지와 의기 투합, 이 초유의 프로젝트를 실행시키기에 이르는데 이것이 바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죽음을 각오한 대결'을 주제로 한 ‘Duel Project’ 였던 것이다.

제작팀은 ‘대결’이라는 컨셉에 맞게 감독 선정 또한 ‘중견 감독 Vs 신세대 감독’의 구도를 가지고 적임자를 물색, 시나리오 작업을 포함한 캐스팅 등 영화 제작의 전권 또한 각 작품의 감독에게 일임을 하는 획기적인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감독 선정에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 결과 범상치 않은 활동을 벌이던 두 감독, <트릭><케이조쿠><연애사진>으로 ‘드라마 구축의 대가’로 불리며 전세계에 수많은 매니아를 거느린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과 <버수스><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을 통해 ‘일본이 낳은 천재 악동’으로 거듭난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을 섭외하는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실제로 두 감독은 ‘작품 대결’에 진 사람이 대중 앞에서 삭발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이렇게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작업 ‘Duel Project’ 의 Vol. 2인 <2LDK>의 연출을 맡게 된 츠츠미 유키히코는 간결한 플롯을 바탕으로 액션과 블랙 코미디, 거기에 가학이 가미된 시나리오를 가지고, 드라마 연출의 대가답게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완성하게 된다. 캐스팅에서도 많은 관계자의 우려를 뒤로 하고 영화의 장르적 느낌과 같은 파격을 선택, 일본을 대표하는 신세대 글래머 스타 코이케 에이코를 ‘섬에서 동경으로 배우의 꿈을 안고 무작정 상경한 촌티 물씬 풍기는’ 여배우로, 데뷔작으로 일본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신인상과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고 연극 무대에도 서는 등 연기파로 더욱 주목 받던 노나미 마호를 ‘출세를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포르노 영화 배우 출신’ 여배우로 기용하여 관객의 허를 찌르며 자신의 영화를 ‘즐거운 파격’으로 완성하는데 성공하였다.


도시인이라 불리는 그녀들의 광기
파괴된 장르 속의 불온한 즐거움
‘Duel Project’ 의 Vol. 2인 <2LDK>의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이 선택한 것은 좁은 아파트 안에서 벌어지는 두 여성의 결투. "일상 속에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욕망을 누구나 느낀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그런 욕망을 꾹 누르기 마련. 특히 여성들은 더욱 그렇다. 영화에서는 이런 내재된 욕망을 증폭시켜 하룻밤의 이야기로 꾸며보았다"고 감독은 말한다.
감독의 코멘트에서 알 수 있듯이 <2LDK>는 강렬한 블랙코미디가 액션으로 버무려져 있는 동시에 명백한 가학성을 지녔다. 츠츠미 유키히코가 완성한 이 피조물은 관객의 상식 안에서 비틀려 있으며 최근 그 어떤 영화보다 불온한 즐거움을 준다. “톰과 제리”같은 만화적 특성들마저 느껴지는 영화 속 상황에 느닷없이 떨구어진 관객은 끝장을 내려 서로에게 맞서는 두 여성간의 격렬한 싸움을 때론 웃고 때론 자신의 눈을 의심할 만한 상황을 목격하며 끝까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적어도 영화의 처음에는 두 여주인공 노조미와 라나의 삶은 조화로웠다. 노조미는 조용한 성격에 영화 진출을 위해 상경한 외딴섬 출신의 여배우고, 라나는 남자 관계가 복잡하긴 하지만 스타가 되기 위한 기회를 갈망하는 원숙한 성격의 퇴물 배우로, 겉으로 보기에는 별 문제없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생명이 달려있는 영화의 오디션을 함께 본 후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간다. 결국 두 여성은 그간 같은 남자와 관계해 왔음을 알게 되고 보다 세속적인 ‘동거인 간의 문제’(다른 사람의 음료수 먹기, 타인의 샴푸 사용하기 등)들이 결합되자 일본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엄청난 장면들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속 모든 무기는 시대와 용도에 상관없이 잘 준비 되어 있고 실제로 그것들이 영화상에 쓰일 때 느껴졌던 적잖은 불쾌함이나 모욕감은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영화 초반에 느꼈었던 극중 두 여성을 향한 동류의식으로 대체된다.

이렇듯 상황이 점점 더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결국 모든 것이 망가지고 마는 스토리와 캐릭터의 호흡을 끌어가며, 늘어지지도 않으며 언제 끝내야 하는지도 정확하게 계산해 낸 감독의 능수 능란한 연출 방식은 이 영화를 적당히 역겹고 순수하면서 멍청함과 사악한 유머가 골고루 담긴 맛깔스런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기괴한 제목에 어울리는 비틀림의 미학
영화 속 숨은 그림과 숨은 낱말 찾기
꽃 같은 여성들이 전기장치가 된 욕조 안에서 감전되고, 표백제를 얼굴에 뿌려도 꿋꿋하게 살아남고, 전기 톱을 들고 전투를 할 수 있는지 그 누가 상상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녀들은 마치 쇼 비즈니스의 경구에 따라 그저 앞으로만 달려 나갈 뿐이다. 이렇듯 두 여배우의 싸움이 현실적인 역할을 단숨에 벗어나 관객들을 고어만화적 상상 속으로 끌어들이며 위험천만 상황으로 유인하는데 실제로 ‘보이스 오버(Voice Over)’로 표현되는 초반 두 여자의 친밀한 대화 장면은 여자들의 은밀한 속마음을 엿보는 듯 매우 신선하고 흥미롭지만 이런 장치들은 갑자기 냉장고와 목욕용품 등에 대한 사소한 논쟁으로 발전한 후 곧이어 심리 게임을 넘어 육체적 대결로 변모하면서 고어적 상황으로 급변한다.

또한 이 영화는 그런 상황의 변화에 알맞은 수많은 풍자와 패러디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의 광기를 폭력이나 새디즘의 행동 양식으로 표현하는 등장인물의 행동들은 <아메리칸 사이코>를 닮아 있고, 여자끼리의 목숨을 건 결투 장면은 <킬 빌>과 무척 유사하다. (사실은 이 영화가 먼저 완성되었다. 어쩌면 타란티노가 이 영화를 인용 했을지도…) 전기 톱이 춤을 추며 나무로 된 방문을 가를 땐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의 오싹함과 <샤이닝>의 그 유명한 문틈 속 잭 니콜슨의 엽기적인 표정 연기도 감상 할 수 있다. 한 아파트에 꽤 오랜 기간 함께 살아 온 두 여자지만 인내심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다. 결국 관객은 끝장을 보고야 마는 격렬한 싸움만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지옥의 묵시록>의 여성판이라 할 만큼 치열하게 전개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결투의 방식은 더욱 직접적으로 보여지며 마치 서구에서 유행중인 사건과 사고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리얼리티 시사프로그램 ‘브레이킹 뉴스’를 보는 착각마저 들게 만든다.

실제로 영화가 완성된 후 각종 영화제나 상영 당시 이런 골라 보는 즐거움 때문에 더욱 관객들을 열광시켰다는 영화 <2LDK>는 이제 우리에게도 기괴한 제목만큼이나 약간은 비틀어져 있지만, 영상 대가가 제공하는 그 어느 것보다 강렬하면서 엉뚱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 분명하다.



(총 1명 참여)
codger
조잡하다     
2007-04-2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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