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적 관습 대신,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 “원색과 비명의 사운드로 악몽의 세계에 초대합니다”
영화 <페이스>는 다양한 시도가 들어가있다. 공포장르가 주는 관습적인 색감, 사운드를 유지하면서 그와는 다른 차별성을 두기 위해 감독과 스텝들은 치밀한 준비를 진행했다. 우선 유상곤 감독은 ‘공포’에서 떠올려지는 푸른 빛의 모노톤을 바탕에 두면서 옐로와 레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색채를 살려내고 있다. 이는 다중적인 캐릭터 심리를 위해 필요한 요소로서 깜짝 쇼로 끝나지 않고 오랫동안 잔상에 남는 이미지를 위한 연출 방식이다. 특히 <페이스>에는 어떤 공포영화보다도 잔혹하고 끔찍한 <페이스>만의 사운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곡’소리 이다. ‘원혼의 한’을 표현하는 이 소리는 무속의 향기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듣는 순간 허우적댈수록 빠져 나올 수 없는 늪처럼 섬뜩한 공포에 마취되어 가는 느낌을 전달한다. 아마도 <페이스>를 본 관객들은 마지막의 반전과 함께 며칠동안 이 소리로 인해 주인공 현민처럼 악몽을 꾸게 될지도…
한국영화 특수분장의 대가 윤예령 “그녀가 진짜 원혼을 불러냈다”
영화 <페이스>에는 크게 두 가지의 특수분장이 사용되었다. 하나는 얼굴이 녹아내린 원혼의 얼굴과 사체 그리고 또 하나는 ‘복안’이다. 전신이 녹아버린 사체는 특수고무로 제작된 인간의 형상에 0000의 약품을 부어 실제 피부처럼 서서히 녹아드는 효과를 나타냈다. 그리고 복안은 전문가의 도움으로 제작된 두개골 위해 점토(전문용어로…00)를 세밀하게 얹혀 단계별로 (두개골->예상 피부두께를 계산한 막대->막대를 기준으로 점토 붙인 두상->점토가 완료된 두상)으로 제작하여 촬영에 사용하였다. 한편, 주인공 현민(신현준 분)이 보게 되는 원혼은 관절이 꺾인 모습에 얼굴이 녹아내린 이미지를 지닌 귀신. 이를 위해 특수분장팀은 인물의 본을 떠서 이를 반 두 개골로 제작한 뒤, 다시 연기자의 얼굴에 붙여 분장을 완성시켰다. 하지만 얼굴 반쪽이 녹아버린 이 원혼보다 더 큰 공포는 다른데 있었다. 원혼을 연기하는 연기자가 현장에 없을 때, 스텝들은 진짜 귀신을 촬영장에서 보게 된 것. 스텝들은 그것이 연기자라고 생각했지만 이후 ‘사람’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고, ‘원혼’이 등장하는 장면만 나오면 스텝들은 등골이 묘연해지는 공포를 경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리얼한 공포로 NG의 연속 “내 비명이 귀신보다 더 무섭단 말인가요?”
대체로 여자보다 남자가 공포를 더 못견딘다는 통설은 아마 <페이스>의 두 주인공에게 해당되는 얘기일 것이다. 송윤아는 영화촬영 중, 다른 스텝들이 실제로 귀신을 봤다며 두려움에 떨 때에도 이 때문에 겁을 먹거나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송윤아가 공포영화 매니아에 가까우리만큼 모든 공포영화는 즐겨보는 동안, 신현준은 귀신에 매우 연약한(?) 모습을 보여 주변인들의 의외라는 반응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신현준으로 인해 촬영현장은 수 없는 기술상의 NG가 났다. 연기의 감정을 최대치로 올리려했던 신현준은 고의적으로 원혼을 앞에 둔 촬영 전엔 원혼을 절대 바라보지 않고 테스트를 거쳤다. 그래야 실제로 ‘슛’이 들어가면 귀신의 모습을 처음 보자마자 실제로 놀라서 ‘억!!!!’하는 비명을 사실적으로 지를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바로 그가 놀라는 모습에 놀란 카메라가 흔들리거나 동시녹음이 흔들리거나, 그 밖의 현장 스텝들이 그의 비명에 깜짝 놀라 수없이 NG가 발생했다. 신현준의 그 리얼한 비명은 영화 <페이스>에 그대로 녹아있어, 그의 ‘살신성인’ 자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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