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하나!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내용을 읽고 어떤 영화를 이야기하는지 맞춰보라. 당신은 할 수 있다.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용의자는 미모의 젊은 여성이다. 담당형사 혹은 검사가 사건을 조사하다 그 여인을 자신도 모르게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무죄임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고 또한 진범임을 믿어 의심할 수 없는 범인도 밝혀냈다. 그리고 그녀는 떠난다. 그를 등뒤로 하고. 그녀의 입가에 야릇한 미소가 떠오른다.
이쯤되면 뻔한 구성에 "에이~"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너무나도 뻔한 구성이다. 그런데 아직도 그 공식을 착실히 따르는 영화가 나오고 있다. 2000년 벽두,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말이다.
물론 이 영화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히로인 하지원이다. 아직은 더 다듬어져야 할 부분도 있지만 신인다운 거칠음 때문에 더 빛나는 이 무서운 소녀는 분명 [진실게임]에서 찾아낼 수 있는 스타탄생의 예감이다. 그녀의 연기는 약간의 오버를 담고도 충분히 아름답다. 텔레비젼에서서 발견할 수 없었던 풍부한 표정도 그녀의 장점이다. 필자는 그녀가 다음번에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또한 어떤 감독이 그녀의 재능을 끌어낼까에 관심이 높다. 한가지를 더 꼽으라면 감독의 감각이 많이 날카로와졌다는 점이다. 적어도 [아빠는 보디가드]에서 보여주었던 구태의연함은 많이 사라졌다. 몇 작품 더 나온 후엔 정말 색다른 영화를 찍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글을 쓰면서 너무 혹평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항의라도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우려도 있다.(잠시 침묵...그리고 숙고..) 그래도 할 수 없다. 내가 본 [진실게임]은 딱 이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