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련 글을 여러 사이트에 남기면서 ‘영화 매니아’란 얘기를 자주 듣게 됐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기에 동의하진 않는데 그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영화에 대해 잘 몰라서다. 영화 매니아라고 하면 왠지 옛 클래식영화의 제목과 배우, 감독 이름을 줄줄이 꿰야 할 것 같고, 남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봐야 할 거 같고…. 그저 필자는 좋아하는 영화를 남들보다 조금 더 볼뿐인데 말이다.
영화를 많이 보다 보면 뭐랄까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몰라도 될 것까지 알게 돼서 영화에 대한 감동이 무뎌지곤 한다. 특히나 요즘같이 컴퓨터그래픽이 많이 사용되는 영화들은 그 '무뎌짐'의 증상이 심하다는 걸 느낀다. 분명히 진일보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고 흥행에도 성공하긴 하지만, 왠지 모를 공허함이랄까. 관객들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진 눈높이를 못 맞추는 영화가 넘쳐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런 작품들이 흥행작의 '속편'이라면 더더욱 공허함이 커진다. 흥행작들의 속편은 기본적으로 일정관객이상을 다시 한번 극장으로 끌어들이 데는 성공하긴 하지만, 그 기대치를 채우기란 너무너무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그것은 관객들이 '속편'에서조차 영화에 대한 '새로움'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새것' 말이다.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다행히 이번 여름에는 한 편 있었다. 바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신작 '트랜스포머'다.
필자가 '트랜스포머'를 보면서 정말 오랜만에 느꼈던 것은 무뎌진 속편의 그것이 아니었다. 상상만했던 거대한 로봇들이 거대한 스크린 속에서 정말 속된말로 '눈 돌아가는' 트랜스폼을 한 후 관객들 앞에 그 육중한 모습을 '떠억'하니... 위용을 들어냈을 때의 감동이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뭐랄까.... 영화가 주는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 정도였다. 영화를 보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겠지만, 영화'트랜스포머'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정말 가슴 후련하고 맥박이 빨라지게 만드는.. 일종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각설하고 '트랜스포머'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공원'을 봤었던 그때의 느낌과 흡사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쥬라기공원'은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살아있는' 공룡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든 작품이었다. 모두들 그때의 느낌을 상상해보도록 하자. 책이나 잡지에서 그림으로만 보았던 공룡들이 스크린 속에서 뛰어다니고 우리를 쫓아오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다시 '트랜스포머'로 돌아와보자. 로봇이 영화에 나온다고? 애들 영화 아니야? 천만의 말씀이다. 영화 속 트랜스포머는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태권브이나 마징가Z가 아니다. 인간과 같은 생명을 지닌 생명체라는 것이다. 그들이 지구로 와서 자동차, 비행기 등 '탈것'으로 Transform했을 뿐이다. 16년 전에 관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트랜스포머'의 제작을 맡고 있다는 점이 이렇게 든든하기는 첨이다.
자, 그렇다면 그래 '트랜스포머'들이 지구로 와서 암튼 뭐 변했다고 치고, 얘들이 그냥 지구로 와서 난리 부르스 액션을 펼친다는 게 그다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구엔 그가 있었다. 마이클 베이 감독 말이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좋아하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트랜스포머'를 맡는다는 것이 너무 맘에 들었다. 이유는 거창한 것도 아닌 마이클 베이 감독이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단적인 예로 그가 흥행감독이 된 후에 가장 먼저 한일이 뭐지 아는가. 누구나 한번쯤 갖고 싶어한다는 수퍼카인 페라리를 구입한 사실이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이냐고? 한번에 3대의 페라리를 각기 다른 색으로 구입했다면 이해가 되시는지- 그만큼 그는 자동차광이다(특히나 페라리). 뭐 지금은 할리우드의 흥행감독으로 자리매김하고 부와 명성을 얻었으니 더 좋은 차들을 갖고 있겠지만. 아무튼 그가 차를 구입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의 영화들을 되짚어보면 더 쉽게 이해가 될 듯 하다. 1995년작 그의 장편데뷔작 'Bad Boys 나쁜녀석들'을 기억하는가? 거의 무명이었던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의 버디 무디다. 마지막 장면에서 악당과 벌인 카추격씬을 선보였었다.
포르쉐와 AC코브라의 마지막 추격씬은 지금도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96년에 감독했던 'The Rock 더록'에서도 어김없이 베이 감독의 주특기인 자동차 추격씬이 삽입되었었다. 주인공인 니콜라스 케이지가 페라리 355spider와 숀 코네리의 험비의 추격씬도 명장면으로 기억되었음은 물론이다. 2003년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자동차 추격씬을 선보였던 'Bad Boys2 나쁜녀석들2'에선 베이 감독이 제작한 특수카메라가 현실감 있는 영상을 잡아내 화제를 모았다. 베이바머(Bay Bomber)라고 부르는 이 카메라는 실제로 자동차의 충돌씬 등을 가장 근접에서 잡아낼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다치지 않고 현실적인 영상을 잡아낼 수 있는 멋진 베이 감독만의 카메라이다. 이후에 2005년 ‘The Island 아일랜드'에서도 이 카메라가 빛을 발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사설이 길었지만 이렇듯 마이클 베이 감독만큼 스크린상에서 자동차를 멋지게 포장할 인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런 그가 '자동차 변신을 일삼는' 트랜스포머의 메가폰을 잡았으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하지만 '트랜스포머'가 정말 '신기하고', '새로운' 진짜 이유는 바로 'Reality 사실성'의 표현에 있다고 본다. 앞에서 말한 쥬라기 공원의 공룡들처럼 트랜스포머의 '트랜스포머'들은 '사실' 그 자체였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나 스티븐 스필버그가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바로 이점이었다. 이를 완성해낸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ILM의 아티스트들은 정말 피 눈물나는 노력을 쏟아 부어야 했을 것이다. 지난해 개봉된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으로 엄청난 흥행수익과 함께 아카데미수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거머쥐었던 그들은 당시에 "지금껏 작업했던 영화 중 가장 어려웠던 작업이었다"라고 말을 했지만, ILM팀은 이번 '트랜스포머'를 작업한 후 '트랜스포머'가 자신들이 여태껏 작업했던 그 어떤 영화보다도 어렵고 난해했으며, 작업을 마친 후 가장 자랑스러운 영화로 주저 없이 손꼽고 있을 정도니 '트랜스포머'의 극악의 비주얼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될 정도다. 트랜스포머의 로봇들은 정말 살아있다. 마이클 베이 감독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원하던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트랜스포머'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기는 했지만, 전형적인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다. 빠르고 스타일리쉬한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트랜스포머의 Transform은 물론이거니와 전체적으로 영화가 스피디하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향을 받은듯한 장면은 주인공의 샘의 집 뒷뜰 씬을 제외하면 나머지장면들은 기존의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보다도 더 빠르고,스타일리쉬한 장면이 주를 이룬다. 그 때문에 로봇을 제외한 몇몇 배우들의 캐릭터는 그 속도감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나마나 한 존재로 겉돌기도 한다. 속도감 있는 스토리와 영상을 위해서 마이클 베이 감독이 포기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듯하다. 이 때문에 또 한번 평론가들의 욕을 얻어먹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트랜스포머'는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다. 그것도 진부한 속편이 아닌 새로운 스타일의 신작영화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는 요즘 '시원한 극장'에서 '시원한 영화'로 더위도 식히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기회를 '트랜스포머'는 만들어 주고 있다.
글_베이필름(신재섭)
1. 원작 소개
트랜스포머의 시초는 일본 완구회사 타카라의 제품군이었던 다이아크론, 미크로맨 시리즈에서 비롯, 이 시리즈의 완구 판권을 미국 만화회사인 마블(Marvel)과 선보우 프로덕션, 세계적 완구회사 하스브로가 인수를 하여 애니매이션을 제작하게 되었다. 프로듀서는 한국계 애니메이터 신능균씨(넬슨 신)가 맡게 되었고 단순히 장난감의 판매를 위해 TV에 출연시키는 단계에 그치지 않았으며, 군단별로, 트랜스포머(이하 TF) 개별로 사람과 같은 개성을 부여 함으로써 다른 로봇 애니메이션과는 차별적이면서 파격적인 요소로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게 되었다. 애니매이션이 나옴과 동시에 마블 코믹스에서는 만화책으로도 출간되었으며,특히 초반부에서 마블의 간판 히어로, 스파이더맨이 등장하여 오토봇들을 도와 디셉티콘들을 제압하는 모습도 보여주어 트랜스포머는 미국 전역에서 더욱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애초에 3개의 에피소드로 막을 내리려고 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폭발적인 반응으로 인해 성공적으로 시즌1(전16화)을 종료, 이어 49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시즌2 까지. 각 TF들의 개성과 방대한 스토리라인을 마음껏 보여주며 전세계적인 TF 붐을 조성. 이후 프로듀서였던 넬슨 신은 시즌2에 이은 극장용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 더 무비’(1986)의 총감독 및 지휘를 맡게 되어 ,80년대 미국 애니메이션 계의 걸작을 탄생시켜 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기도 하였다. 이어 시즌3(전16화)와 시즌4(전3화)가 제작되었으며, 시즌4의 경우는 홍재호 감독과 신능균 프로듀서를 앞세운 한국인들이 대거 참여하였고 그만큼 넬슨 신은 전세계의 트랜스포머 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명 ‘트랜스포머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다. 이후 미국/캐나다에서 다시 탄생된 비스트워즈 시리즈 등으로 이어진 TF 시리즈는 이후 일본에 의해 후속작들이 나왔으며, 2008년에 다시 미국에서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이 제작,발표될 예정이다.
2. 캐릭터 소개
영화 트랜스포머에서도 원작인 G1(제네레이션1)과 마찬가지로 각 군단의 특성, 캐릭터들의 개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정의와 자유를 사랑하고,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는 마인드를 지닌 오토봇(Autobot)군단과 파괴와 혼돈으로 우주를 거머쥐려는 디셉티콘(Decepticon)군단이 등장하여 지구를 무대로 스크린에서 거대한 사투를 펼친다. 사이버트론 행성에서 거주하던 TF들은 끝없는 전쟁에 지쳐 모든 전쟁을 종결 시킬만한 힘을 지닌 에너지 매개체, 지구로 떨어진 올스파크를 얻기 위해 지구로 향하게 되었다.
평정을 잃지 않고 오토봇을 이끄는 사령관 옵티머스 프라임. 불 같은 성격을 지녔지만 프라임을 존경하며 강력한 화력을 지닌 아이언하이드. 그리고 발랄하면서도 재빠른 특수요원 재즈. 메카닉 전문인 치료병 라챗, 마지막으로 주인공 샘과 친구이자 제일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캐릭터, 범블비가 있다. 범블비는 원작에서도 주인공 스파이크(샘)과 친밀한 관계를 보이며 귀여운 모습으로 수많은 팬들을 얻었으며, 영화 트랜스포머에서는 보다 강하고 멋진 모습으로 벌써부터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디셉티콘의 세력은 파멸을 일삼는 사령관, 메가트론. 그리고 그의 목숨을 노리고 자신이 리더가 되어 우주를 지배하겠다는 야망을 지닌 2인자 스타스크림, 카세트 라디오로 변신하여 잠입에 능한 프렌지. 강력한 화력을 지닌 브라울이나 블랙아웃, 본크러셔, 기계전갈 스콜피오, 범블비의 라이벌 격인 경찰차 TF 바리케이드 등 개성만점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3.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 트랜스포머가 제작될 때 제일 처음 화젯거리가 되었던 것은, 원작 G1의 옵티머스 프라임 성우인 ‘피터 컬렌’씨가 다시 영화에서 옵티머스의 성우를 맡게 된다는 소식이었다. 또한 원작의 메가트론이였던 프랭크 웰커씨도 영화에 캐스팅되었다는 루머가 떠돌았으나, 기획 변경으로 할리우드 유명 배우, 휴고 위빙이 그 배역을 맡게 되었고, 프랭크씨는 액티비전의 영화 트랜스포머 게임에서 메가트론 목소리를 맡게 된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피터 컬렌씨가 그대로 쓰일 만큼 옵티머스 프라임의 인기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인데, 원작 G1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인 TF 더 무비에서 사망한 옵티머스를 살려내라는 전세계의 항의가 제작사인 마블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쏟아졌고, 결국 시즌3 마지막에서 그를 부활시키고 마는 일까지 일어났었다.
이어 영화 트랜스포머를 제작 발표했을 때, 마이클 베이 감독은 비정상적인 매니아에게서 살해 협박편지를 받았었다고 한다. 충격을 받은 베이 감독은 그 사건으로 제작을 포기하지 않고, 원작 TF 팬들의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그들의 원하는 바를 알고 싶어했으며 더욱 열정적으로 노력하여 오늘날의 초대형 SF 블록버스터 영화, 트랜스포머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처럼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그것을 열정으로 승화시켜 전진해나갔으며 원작 TF 팬들에게는 물론, 전세계인들의 찬사와 박수갈채를 받고 있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야말로, 트랜스포머의 영화화에 제일 걸맞은 거장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글_시키시마(남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