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게 되면 당신은 어떻게 변하는가...? 당신의 취향을 고스란히 유지하며 상대를 동화시키고자 하는 가.. 아니면 상대의 취향으로 기꺼이 방향의 전환을 모색하는 가... 프랑스에서 건너온 영화 <타인의 취향>은 우리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떠한 사랑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영화를 통해 한 마디를 덧붙인다. ‘사랑은 취향에 의한 선택이고,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라고.
<타인의 취향>은 프랑스의 여성 감독이자 작가, 배우인 ‘아녜스 자우이’의 연출에 의해 만들어져 프랑스에서만 총 400만의 관객을 끌어 모으고, 2001년 <와호장룡>과 함께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경쟁부문에 올랐던 영화다. 각기 다른 성향의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다양한 사랑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는 순간순간 쌩뚱맞은 웃음을 유발하며 마지막 결말 까지 차곡차곡 스텝을 밟아 나간다.
영화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교양이 부족하고 세상이 재미없는 유부남이지만 사랑에 빠진 순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순수한 남자 까스텔라(장 피에르 바크리). 그리고 그의 사랑을 거부하고 사랑 없이 잠을 어떻게 자냐며 마리화나를 피워대는 지적인 노처녀 연극배우 끌라라(안느 알바로). 사랑하지 않아도 잠은 잘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쿨한 연애를 즐기는 마니(아녜스 자우이), 마니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은 또 한 번의 상처가 두려워 완전히 다가서지 못하는 까스텔라의 보디가드 프랑크(제라르 랑뱅). 여기에 사람보다 동물을 더 좋아하며 자신의 취향을 제대로 고집하는 까스텔라의 아내 앙젤리끄(크리스티안느 밀레)와, 그녀의 운전사이자 실연으로 인해 플롯을 풀어 재끼는 브루노(알랭 샤바) 까지.
이들을 통해 <타인의 취향>은 제목처럼 사랑과 선택이라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춘다. 자신의 취향을 버리고 상대 마음에 스미거나, 자신을 포기 하지 못해서 결국은 상대와의 단절을 맞는 사람들을 통해 관계로 수반되는 만남과 과정, 헤어짐을 이야기 한다. 또한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이들을 하나로 묶어 놓아, 상대를 통해 자신에게 없는 것이 무언인지를 인지하고 자신의 빈 부분을 채워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장르상 로맨틱 코미디로 분류할 수 있는 <타인의 취향>은 그에 걸맞게 달콤 쌉싸름한 맛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여러 취향을 가진 인물들을 통해 사랑을 할 때의 내 모습을 바라보게 되며 상대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 하게 한다.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답게 보고 나면 누군가를 사랑하고픈 마음도 들고, 실연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인물들을 애틋한 시선으로 보게도 한다.
극 중에서 ‘마니’ 역할을 맡기도 한 ‘아녜스 자우이’ 감독은 모든 장면에서 하트가 두둥실 떠다니는 로맨틱 코미디 대신에,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며 마음을 들여다 볼 여유를 주는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었다. 이미 수년 전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개봉! 5만명의 관객의 마음을 얻은 만큼, 개봉관은 오직 한곳뿐이지만(아트하우스 모모), 사랑에 관한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절대 이 특별한 관람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2009년 1월 22일 목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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