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몽중인으로 만나는 이경영
배우? 감독? 혹은 시나리오 작가 | 2002년 3월 30일 토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세계적으로 감독을 겸하고 있는 배우는 그리 흔치 않다. 기껏해야 로버트 레드포드, 조디 포스터, 멜깁슨... 그리고 동양에서는 성룡, 기타노 다케시 정도일 것이다. 더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없다고 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류승완이 가끔 배우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래서 배우 이경영의 감독선언은 한국영화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90년대 여러 장르의 영화에서 주연과 조연을 오가며, 충무로를 평정했던 그는 몽중인에서 시나리오와 각본, 주연을 겸하고 있다. 그렇다면 3가지 역할을 한꺼번에 해낸 이경영에 대해 평가를 해본다면?

<몽중인>에서 이경영의 모습이 가장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감독이다. 감독으로서의 이경영의 힘은 촬영장에서부터 드러났다.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촬영장의 분위기를 매끄럽게 이끌었고, 모든 제작진이 영화에 애정을 갖고 참여하게끔 하는 힘을 발휘했다. 또한 자신이 주연을 하고 있음에도 정작 자신의 모습에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작품을 위해 다른 사람과의 조화에 신경썼다. 그랬기 때문에 <몽중인>에 가족영화, 사랑영화의 감동이 모두 담겨있는 것이다.

모든 영화 성공의 열쇠는 시나리오이다. 좋은 시나리오가 아니면 좋은 배우를 출연시킬 수도 없고,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다. 게다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할리우드에 비해 턱없이 어려운 영화계에서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것은 80%가 시나리오에 달려있다. <몽중인>의 경우,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게끔 해주는 힘이 있는 영화이다. 특별한 재미나 흥미진진한 상황이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기억과 우정... 그리움에 대한 사랑의 여러 가지 모습을 잔잔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난 후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많은 얘기를 하고 싶은 욕심에 초반부가 지루하거나 산만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몽중인>에서 배우 이경영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영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주인공이긴 하지만 여주인공 하희라와의 사랑이 영화에 크게 드러나지 않고, 딸 유메와의 사랑도 아빠 이경영의 모습보다는 딸의 사랑에 더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몽중인에서의 이경영은 작게 보인다. 연륜이 묻어난 자연스런 연기로 섬세한 내면 심리를 풀어나가는데 탁월한 힘을 가진 이경영... 감독으로서의 자신의 자리를 조심스럽게 만들어가는 이경영의 배우겸 감독선언이 모든 관객들에게 인정받길, 그래서 우리나라의 독보적인 감독겸 배우 이경영으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

0 )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