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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세련미 (오락성 8 작품성 8)
공포분자 | 2020년 9월 17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에드워드 양
배우: 무건인, 이립군, 왕안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9분
개봉: 9월 17일

간단평

청년은 소설을 읽느라 밤 샌 여자친구를 두고 사진을 찍기 위해 이른 아침 길거리로 나선다. 그 시각 새벽의 고요를 깨며 총성이 울리고, 청년의 카메라에 경찰을 피해 도망가면서 다리를 다친 한 숏헤어의 소녀가 들어온다. 한편 슬럼프에 빠진 소설가 ‘울분’(무건인)은 남편 ‘이립중’(이립군)에게 글이 더 이상 진척되지 않는다며 괴로움을 호소한다.

80년대 대만 뉴 웨이브의 기수인 에드워드 양 감독의 <공포분자>(1986)가 34년 만에 국내에 정식 개봉한다. 영화는 20대 커플과 30대 부부, 10대로 보이는 혼혈 소녀를 주축으로 씨실과 날실 엮듯 촘촘하게 이야기를 직조해 나간다. 초반부 방황과 일탈에 빠진 청춘의 한때를 그리는 것 같던 영화는 서서히 30대 부부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서스펜스 분자를 퍼뜨린다. 사진작가 지망생 청년의 카메라가 포착한 공간과 인물의 순간순간을 사진처럼 펼쳐 놓치면서 영화는 무드를 다지고 단서를 싶어 놓는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지만 불친절하지도 않게 절제와 여백을 정교하게 조율하며 영화는 사소한 장난(전화)이 촉발한 비극, 일상에 내재한 균열이 드러나고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차분하면서도 신랄하게 응시한다. 특별히 정의롭지도 악하지도 않은 성실한 삶을 추구하던 인물의 몰락은 특히 깊은 여운을 남긴다. 80년대, 대만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떠나 현재 그 어느 곳에 갖다 놔도 어색하지 않을 내러티브와 세월의 흐름이 무색할 정도로 세련된 영상미를 자랑한다.


2020년 9월 17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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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핏이 대세인 요즘 패션 흐름과 흡사한 80년대 패션 보는 재미, 배우들의 인공적이지 않은 비주얼이 촌스러우면서도 자연스러워 보기 편하다는
-어디서 본 듯한 장면과 상황인데? 35년 전의 작품, 우리가 흔히 클리셰 혹은 기시감이라고 부르는 것들의 원형을 제시한 듯
-영화 보고 밝고 유쾌한 에너지 받고 싶은 시점이라면! 씁쓸한 여운이…
-영상, 스토리, 구성 모두 훌륭하지만… 남편 ‘이립중’역의 이립군 외에 연기는 평범하다는, 무엇보다 배우의 연기력을 중시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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