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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폭력의 역사로부터 퇴장하는 노병의 뒷모습
람보4: 라스트 블러드 | 2008년 2월 25일 월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람보4: 라스트 블러드>(이하, <람보4>)는 <록키 발보아>처럼 캐릭터의 세월무상을 통해 관객의 심금을 울리기보단 지나버린 세월만큼 변해버린 ‘람보’의 세계를 조명한다. 그건 <록키 발보아>가 캐릭터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람보4>는 캐릭터의 존재만큼이나 캐릭터가 존재하는 환경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전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냉전마저 잊혀지는 21세기에서 <람보>의 존재이유를 증명하는 것이야말로 뒤늦게 찾아온 후속편이 겨냥해야 할 영화의 급소라고 볼 수 있다.

<람보4>는 버마 군벌들로 인해 탄압받는 카렌족의 현실을 영화적 현실로 두른다. 극 초반, 지뢰를 던져 넣은 논에 카렌족 민간인을 몰아 넣고 달리기를 시키는 군벌의 포악한 모습은 어느 극악한 현실에 대한 고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영화의 폭력성을 전시하기 위한 정당방위적 장치에 가깝다. 미개한 폭력이 활개를 치는 동남아의 현실을 제물로 <람보4>는 세밀하면서도 과감한 폭력성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이는 점차 폭력성을 가중시키던 시리즈의 오랜 공백을 그만큼 과격한 폭력으로 채워 넣으려는 발악처럼 보일 정도다.

동시에 <람보4>의 액션은 무지한 폭력을 다스리기 위해서 개화된 폭력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는 그들의 사고를 정당화시키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평화를 전도(!)하기 위한 서양의 선교단이 군벌의 포로로 잡히고 이를 구출하기 위해 용병단이 투입되는 과정은 폭력의 연쇄반응을 정당화시키는 교리처럼 보인다. 가혹한 폭력주의자를 다스리기 위해 무력한 평화주의자의 실패를 끼워 넣고 보다 덜 가혹한 폭력주의자를 투입하는 <람보4>는 그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자신의 폭력적 본성을 읊던 람보가 자신이 활약한 전장을 감상하는 근엄한 표정이나 ‘근본을 바꿀 수 없지만 생명을 구하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잘 알잖아요’라고 말하는 밀러(줄리 벤즈)의 말은 그들의 의식에 잠재된 근본적인 오만함을 노출하며 이 지점에서 <람보4>는 진보된 영상 기술에 담아낸 퇴화된 의식 수준으로 뒤떨어져 버린다.

록키와 마찬가지로 주인의 육체와 함께 늙어버린 람보 역시 인생무상을 짊어진 캐릭터의 비애를 느끼게 한다. 또한 <록키 발보아>와 마찬가지로 <존 람보 John Rambo>(원제)라는 본명을 전면에 내건 <람보4>(한국개봉명) 역시 세월에 떠밀려가는 자신의 이름을 되찾으려는 노장배우의 분투처럼 느껴진다.-<록키 발보아>에 이어 <람보4>에서도 실베스터 스탤론은 메가폰을 잡았다.- 또한 폭력을 위해 혹사당한 람보의 여정을 쫓아온 이라면 그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괴로움을 느끼는 장면을 무덤덤하게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과도한 영화적 혐의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미묘한 편애를 버릴 수 없다면 그건 환갑을 넘어선 액션배우의 열정이 걸친 캐릭터의 옷이 동반한 과거의 향수 덕분일 공산이 크다. 게다가 마지막까지 생사의 결전을 치르고 나서야 오지 생활을 청산하고 귀향한 람보의 뒷모습을 끝까지 배웅하는 엔딩은 우리가 누린 폭력의 유흥을 내면적 상흔으로 간직하고 살아갔을 어느 인간의 비애를 짐작하게 한다. 폭력의 무대에서 비로소 퇴장하는 노병의 마지막(이 될) 뒷모습은 폭력의 전시에 몰두하는 영화의 어리석은 풍경들과 별개로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2008년 2월 25일 월요일 | 글: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록키도 오더니 람보도 왔네! 올드팬의 향수를 자극하는 올디스(oldies) 캐릭터의 화려한 귀환!
-환갑 넘은 실베스터 스탤론 아저씨가 몸소 실천한 액션 연기는 사기다마 수준이다.
-탄피가 비처럼 쏟아지는 따발총 액션! 폭력은 미워도 람보는 다시 한번.
-버마에 이처럼 가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다행이다.
-람보는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동양의 미개한 폭력성을 잠재우기 위한 서양의 착한 폭력? 위선인지 아집인지 분간이 안가네.
-저기 나뒹구는 건 팔이요, 저건 다리. 분리는 쉽지만 합체는 어려운 신체 훼손의 향연.
-결코 람보도 해결할 수 없는 버마의 지독한 현실을 되려 곱씹게 한다.
-<클리프 행어2>도 나온다던데, 속편에 너무 재미붙이신 건..말년에 사서 고생을...
14 )
loop1434
일단 기대   
2008-02-26 11:52
drjed
괜히 돌아온건 아닌지...   
2008-02-26 00:05
ldk209
역시 람보는 아닌가???   
2008-02-25 23:03
hrqueen1
예전에 그런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스탤론이 람보같은 끔찍한 폭력영화를 어떻게 찍었는지를.....
그런데 또 찍네요. 참 알 수 없습니다.   
2008-02-25 20:45
juiceboy
휴,,권투그만뒀니?   
2008-02-25 16:54
theone777
어쨌든 보고 싶은 돌아온 람보~   
2008-02-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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