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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데이트 코스를 소개합니다 (오락성 5 작품성 5)
서울 | 2010년 4월 16일 금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제목 그대로다. <서울>은 서울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다. <영화, 한국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프로젝트로 서울, 춘천, 인천, 부산,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는 5편의 작품 중 <서울>이 가장 먼저 공개됐다. 설마 서울의 이곳저곳을 보여주는 영화는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다면 틀렸다. 청춘영화를 찍는 감독과 배우들의 이야기지만, 그것보다는 서울의 아름다운 풍경이나 고풍스러운 분위기, 대표적인 명소를 보여주는 것에 더 많이 장면을 할애하고 있다.

윤 감독(김세동)은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멜로 영화를 준비 중이다. 영화를 위해 서울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로케이션을 확인하고 배우들을 불러다가 대본 리딩도 하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남자 주인공을 맡은 스타 성진(이창주)이 문제를 일으켜 중도하차 한다. 어쩔 수 없이 지혜(박지윤)의 상대역을 연출팀이었던 채만(이호영)에게 맡기고 촬영을 시작한다. 남자는 길에서 여자를 보고 무작정 쫓아간다. 어렵게 말을 걸어 동행을 시작한 두 사람은 하루 동안 서울의 여러 곳을 함께 다닌다. 처음부터 호감을 느꼈던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만 이내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서울>은 영화 속의 영화라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처음에는 서울에 관한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시작되지만, 곧 영화 속에서 제작하는 영화가 중심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어떤 형식을 취하던 서울의 아름다운 배경을 보여주겠다는 애초의 의도는 달라지지 않는다. 북촌을 중심으로 서울의 예스러운 모습과 광화문, 청계천, 남산 등 서울의 명소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아쉬운 점은 이 영화가 서울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행 중인 여자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 하룻밤 데이트를 한다는 이야기는 매우 무난하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설정이 서울의 곳곳을 다니기 위한 장치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서울의 여러 곳을 휘저으며 데이트를 한다. 삼청동, 고궁, 광화문 광장, 청계천, 인사동, 남산, 한강 유람선 등 아름답고 낭만적인 장소가 카메라에 담긴다. 하지만 제목까지 ‘서울’로 한 것치고는 좀 편협하다. 데이트 코스로 마르고 닳도록 다녔던 흔한 장소들을 주요 배경으로 정한 의도는 이 영화가 홍보를 목적으로 한 수출용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까지 들 정도다.

그렇다고 서울에 사는 사람들조차 모르는 굉장히 특이한 곳을 보여 달라는 것은 아니다. 영화도 하루 동안의 데이트를 소재로 하는 로맨스 장르이기 때문에 대표적인 곳들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 평이한 장소들의 나열은 어떤 이들에게는 관광지도, 혹은 데이트 가이드로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그나마 익숙한 장소들이 밤과 낮의 다른 모습으로 매력을 발산하지만, 그 장소 역시도 북촌, 인사동, 고궁 등과 같은 특정한 지역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빌딩 밀집 지역인 광화문이나 테헤란로의 현대적인 느낌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고풍스러운 모습에만 집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소년, 천국을 가다>로 호감을 갖고 있던 윤태용 감독은 <서울>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보여주지 못했다. 평범한 멜로드라마를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 가두며 어중간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오랜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보이는 박지윤이다.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호기심 많고 순수한 헬레나를 연기하는 그녀를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0년 4월 16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박지윤이 돌아왔다. 나이 든 티는 나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좋다.
-영화 속의 영화라는 구조가 노골적으로 서울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를 다소 상쇄시킨다.
-서울시가 좋아할 만한 수출용 서울 홍보 영화.
-디지털 카메라의 평면적인 느낌을 극복하지 못 했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보면 친근하기보다 식상하단 느낌이 드는 상투적인 데이트 코스.
18 )
loop1434
과연   
2010-04-16 11:50
ldh6633
잘봤어요~   
2010-04-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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