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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강도단의 유쾌한 캐릭터 열전
밴디츠 | 2002년 4월 1일 월요일 | 우진 이메일

크게 한 몫 챙기려는 야심만만한 두 탈옥수 조(브루스 윌리스)와 테리(빌리 밥 손튼), 그리고 스턴트맨을 지망하는 조의 조카 하비(트로이 개리티). 투박한 남정네들만으론 심심하니 매력적인 여인 한 명(케이트 블랑쳇) 끼워 넣고. 그들이 드디어 은행을 털러 나섰다.

범죄자 주인공에 현혹되어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라도 기대했다면 당장 마음 비울 것. 그들은 범행 전날 밤 표적이 된 은행의 지점장 집을 찾아가 하룻밤 얌전히 묵은 후, 은행원들이 출근하기 전 당당히 지점장과 함께 한가한 은행에 들르는 신사다운(?) 수법을 쓴다. 게다가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는 나름의 윤리의식까지 지니고 있는 터. 따라서 이 영화에는 별다른 액션은 등장하지 않는다.

어처구니없을 만큼 순조롭게 풀리는 이들 '숙박강도단'의 범행은 사실 영화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영화는 대신 각각의 인물을 조명하는 데 비중을 둔다. 대범하게 팀을 리드하지만 때로는 앞 뒤 안 가리고 무모한 터프가이 조, 섬세하고 치밀하지만 늘 약병을 끼고 살며 걱정 끊일 날 없는 테리. 상반된 두 성격은 서로를 보완하기도 하고 대립하기도 하면서 이야기의 축을 형성한다. 그리고 두 남자 모두에게 특별한 여자 케이트로 인해 그들의 관계에는 좀더 밀도 있는 긴장감이 끼어 든다.

[밴디츠]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풍성한 유머가 무리 없이 흘러가고, 그 코믹한 분위기는 강도들 사이의 사랑싸움까지 볼만한 '거리'로 만든다. 현란한 영상 없이도 두 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을 즐겁게 메우는 것은 또렷한 캐릭터를 능란하게 조작하는 시나리오의 힘이다.

영화의 요소들이 벌써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식상한 느낌보다 즐거움이 앞서는 것은 [밴디츠]가 구성이 잘 된 이야기임을 증명한다. 조와 케이트가 사랑에 빠지는 침대 장면도 모 영화에서 따왔지만, 그 장면을 이미 본 관객이나 미처 보지 못한 관객 모두에게 웃음을 이끌어 낸다. 음악을 빌어 자신의 심경을 고백하는 케이트의 모습도 익숙하지만, 너무 귀엽다.

캐릭터에 집중하는 영화이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안절부절 못 하는 빌리 밥 손튼과 능청스런 케이트 블랑쳇의 연기가 일품. 나머지 배우들도 딱히 나무랄 데 없이 자신의 캐릭터를 잘 살려낸다.

승승장구하던 그들도 결국 한 때였구나. 사회의 법을 거스르는 자는 처단 받으리. 내부의 갈등이 깊어져 붕괴하는 듯한 숙박강도단은 그러나, 마지막까지 관객의 예상을 터뜨린다. 즉, 순순하지 않은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3 )
ejin4rang
유쾌햇다   
2008-10-16 16:16
rudesunny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2008-01-21 18:27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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