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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찾는 큰아버지에 “고추가 벼슬이냐” 따져 묻는 넷째 누나 (오락성 8 작품성 8)
이장 | 2020년 3월 16일 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정승오
배우: 장리우, 이선희, 공민정, 윤금선아, 곽민규, 강민준, 유순웅, 강선숙, 송희준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94분
개봉: 3월 25일

간단평
아버지 묘 이장을 앞둔 4자매는 “장남 없이는 안된다”는 큰아버지의 고집스러운 강권에 집안의 유일한 아들이자 ‘장남’인 막내 남동생을 찾으러 나선다. 첫째 언니의 좁은 차 안에 모여 탄 자매들은 서로의 상황은 물론 약점마저 잘 알기에, 사사로운 수다로 상대를 손쉽게 놀려먹고 종종 언니, 동생의 위계를 무시한 채 상대를 진지하게 비난한다. 감정적,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는 네 자매의 티격태격을 보여주는 생활밀착형 로드무비가 <이장>이다.

네 자매는 연락 두절 상태인 남동생 ‘승락’(곽민규)을 찾아내야 이 모든 상황을 종결할 수 있다는 걸 안다. 퇴직 위기에 놓인 싱글맘 첫째 ‘혜영’(장리우), 남편 때문에 속앓이하는 둘째 ‘금옥’(이선희), 결혼을 앞두고 돈 걱정이 앞서는 셋째 ‘금희’(공민정), 대학 졸업을 미루고 열렬한 페미니즘 운동을 벌이는 넷째 ‘혜연’(윤금선아)은 어쩔 수 없이 자기 일상을 접어두고, 장고의 추적 끝에 남동생의 전 여자친구 ‘윤화’(송희준)와 연락이 닿는다.

가부장적이었던 아버지와 여전히 고루한 큰아버지를 거쳐, 이제는 기본적인 책임마저 회피하고 사는 남동생으로 이어지려 하는 기묘한 가부장의 권위를 자매들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삶과 생각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부장제를 향한 의구심을 잔뜩 품었다는 것만큼은 공통적인 이들 사이에서 “고추가 벼슬이냐”고 소리치는 어떤 목소리가 카랑카랑하게 터져 나올 때, 관객은 상황을 바라보는 <이장>의 명쾌한 태도를 알게 된다.

네 자매를 연기한 장리우, 이선희, 공민정, 윤금선아의 치고받는 가족 연기가 흠잡을 데 없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다. 남동생 역의 곽민규는 작품을 통틀어 가장 대사 수가 적지만, 가부장제를 살아가는 이 시대 젊은 남자의 어떤 면모를 잘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뜨거운 일갈 끝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는 점이 <이장>의 강점이다. 가부장제에 질린 이들을 위한 보배 같은 드라마다. 코로나19로 기존 3월 5일이던 개봉일을 미뤄 오는 25일 개봉한다. 정승오 감독이 연출했다.

2020년 3월 16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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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묘 이장하려는데 “장남 없이는 안된다”는 큰아버지, 연락 두절된 막내 남동생 찾아 나서는 ‘빡친’ 누나들의 심정 너무 잘 알겠다면
-큰 언니의 좁은 차에 모여 탄 네 자매, 시시콜콜 수다 떨다가 서로를 놀려먹고 비난하고~ 끝없는 가족 간 티격태격 화학작용 좋아하는 편이라면
-가부장제를 혁파하고 사회 전복을 이루는 과격한(?) 태도 기대한다면, 그러기엔 꽤 소소하고 현실적인 드라마라는 점
-평범한 자매들 사이에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티격태격과 감정싸움, 우리 집에서 보는 거로 족하다!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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