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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 전에 <남색대문> 있었다 (오락성 7 작품성 7)
남색대문 | 2021년 8월 20일 금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역지언
배우: 계륜미, 진백림, 양우림
장르: 드라마, 로맨스, 멜로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83분
개봉: 8월 18일

간단평
어느 여름, ‘멍커로우’(계륜미)는 절친 ‘위에전’(양우림)의 간절한 부탁을 받고 같은 학교 남학생 ‘장시하오’(진백림)에게 대신 말을 걸어준다. 하지만 절친은 부끄러움 때문에 자기 정체를 여러 차례 숨기고, ‘멍커로우’는 ‘장시하오’를 좋아하는 게 자신이라는 오해를 받게 된다. 연이어 ‘위에전’과 ‘장시하오’ 두 사람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복잡한 감정이 밀어닥치기 시작한다.

<남색대문>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대만 멜로물 <말할 수 없는 비밀>(2007)의 주인공 계륜미의 데뷔작이다. 19년 전 제작된 작품 속에서 17살 시절 짧은 머리를 한 뽀얀 얼굴의 계륜미는 특유의 숨기기 어려운 도발적인 표정을 드러내는데, 마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2003) 당시의 스칼렛 요한슨 같은 눈에 띄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사실 ‘장시하오’보다 절친 ‘위에전’과의 관계에 대해서 더 깊게 고민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는 순간, 계륜미는 한층 일렁이는 인물의 감정선까지 무리 없이 표현해낸다.

수영도 잘하고, 농구도 잘하고, 자기 마음도 솔직하고 담백하게 잘 표현하는 ‘장시하오’역을 연기한 건 19년 전의 진백림이다. 때로 다 자란 남자 같은 다부진 움직임을, 때로 소년 같은 해사한 미소를 표현하며 ‘멍커로우’를 향한 일방통행 애정을 드러내는데, 단선적이지 않은 인물 자체의 매력을 한층 깊이 표현해내는 진백림의 흐뭇한 연기 역시 믿고 볼 만하다.

같은 화면 안에서 다양한 원근감으로 포착된 배우들은 서로를 인식하고 미묘하게 반응하고 움직이는데, 몇몇 장면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충분히 음미할 만한 작품이다. 한여름의 운동장, 고요한 밤의 수영장, 도로 위 자전거와 바닷가 앞 공연처럼 감성적인 공간에 은은한 피아노 선율이 맞물린 <남색대문>은 10대 시절의 일렁이는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면서도 단정한 수위를 유지하는 완성도 있는 성장 로맨스물로 두고두고 곱씹어볼 만한 작품이다.

2021년 8월 20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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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 전에 <남색대문> 있었다, 17살 계륜미의 데뷔작이자 대표적인 대만 성장 로맨스물로 두고두고 회자할 작품 놓치지 말길
-절친 부탁으로 남학생에게 말 걸었다가 시작된 인연, 그동안 감춰왔던 마음이 점점 더 선명해지는데… 상대를 향한 애정과 호감으로 일렁이던 10대 시절 기억한다면
-<말할 수 없는 비밀> 안 봤고 계륜미도 잘 모르는 입장이라면, 한 배우의 지난 시간을 곱씹어보는 오묘한 재미는 덜할 수밖에
-친구인 줄 알았던 그 애를 사실은 좋아하고 있었어…! 일렁이던 그 시절 감정 이제는 싹 잊어버린 당신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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