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ed by : 손무현
[재밌는 영화] OST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최고인기가수들의 비정규 앨범 곡들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근래 들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는 재편집판 컴필레이션 앨범과는 달리 [재밌는 영화] OST 만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스타들의 신곡은 영화의 재미와는 무관하게 음악팬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 08. 박상민 - Don't Go 만은 그의 7집 앨범 수록곡)
[재밌는 영화] 의 음악을 담당하고 있는 손무현씨는 OST 앨범이 갖는 특성을 이용해 각기다른 취향의 음악팬들을 모두 포용하고자 하고 있는 듯 싶다. 10대 소녀팬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있는 '클릭B' 에서부터 386세대 음악팬들에게 어필할만한 '봄 여름 가을 겨울', '장혜진', '박상민', 그리고 홍대클럽씬을 통해 데뷔해 이미 많은 골수팬들을 확보한 얼터너티브/모던락 밴드 '델리 스파이스' 까지… 또한 한 앨범에 수록된 음악들이라곤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음악스타일이 한데 버무려져 있다.
손무현씨가 직접 참여한 1번트랙 '재밌는 음악' 은 펑키(Funky)한 베이스와 끈적끈적한 일렉기타의 블루지함이 백미를 이루고 있는 앨범내의 유일한 연주음악이다. 오르간이나 관악기등 다양한 악기들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각각의 악기색을 잘 살리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있는 신인가수 루씨의 '무비스타'는 마치 영화 여주인공인 김정은의 영화데뷔를 축하라도 하는 듯한 의미심장(?)한 가사 내용과 스윙재즈를 연상시키는 빠른템포의 전개가 돋보이는 곡이다. 클릭B의 '빠빠빠' 역시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귀에 익숙한 멜로디에 'Smash Mouth', 'UB40' 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스카(Ska), 레게(Reggae) 스타일의 흥겨운 곡으로 앨범 초반의 밝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박완규의 최고 히트작인 '천년의 사랑' 의 연장선에 있는 듯한 '또 다른 시간속에서' 는 애절한 가사와 그의 허스키한 보컬톤이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발라드 곡이다. '봄날은 간다2' 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깡통형제 캔(CAN)의 '아름답게 사는 법'은 배기성이 직접 작사에 참여해 흥미롭다. 남성미가 물씬풍기는 군더더기 없이 스트레이트한 기타음이 압권인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돌아와'에 이어서는 R&B 의 여전사 장혜진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실력있는 신인가수들의 호소력있는 발라드 3곡에 이어서는 정체불명의 프로젝트 그룹 '디스코텍' 의 '한국영화 걸작선'이라는 코믹송이 이어진다. 33편이나 되는 한국영화의 페러디작인 [재밌는 영화]의 지침서격이라도 되듯이 영화에 사용되어진 명장면을 소개해주고 있다. 본 앨범의 가장 의외적인 트랙이라 할 수 있는 델리 스파이스의 '환상특급'은 그들 본래의 스타일을 잃지않은 선에서 신디사이저음의 적극적인 사용으로 한층 색다름을 느낄수 있는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