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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의 울림에 녹아든 거장들의 손길
그녀에게 | 2003년 6월 30일 월요일 | 구교선 이메일

00. 전곡듣기
01. Sabana Santa
02. Hable Con Ella (VICENTE AMIGO/ EL PELE)
03. Cucurrucucz Paloma (CAETANO VELOSO)
04. El Grito
05. Por Toda a Minha Vida (ELIS REGINA/ TOM JOBIM)
06. La Mesita de Noche
07. Jordania
08. El Amante Menguante
09. Maria Santmsima de Araceli
10. La Noche y el Viento
11. Trincheras/Decadance
12. Habitacion de Alicia
13. A Portagayola
14. La Discusisn Viaja en Coche
15. Alicia Vive
16. Los Olivos
17. Amancecer Agitato
18. Soy Marco
19. Raquel by Bau (PERFORMED BY BAU)
20. The Plaint: O Let Me Weep, For Ever Weep (HENRY PURCELL)

Original Music byAlberto Iglesias

스페인의 거장 알모도바르 감독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이 빛을 발하는 영화 <그녀에게>는 기묘한 사랑을 통해 여성에 대한 찬미적인 시각과 모든 것을 극복하고 소통하게 하는 ‘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화이다. 교통사고를 당한 무용수 알리샤를 짝사랑하는 남자 간호사 베니그노와 경기 중 사고를 당한 뒤 식물인간이 된 투우사 리디아를 사랑하는 작가 마르코. 잠들어 있는 그녀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감각적인 미장센을 과시한 알모도바르 감독은 탄탄한 영화적 구성뿐만 아니라, 세련된 영상과 음악까지 조율해내 <그녀에게>를 전세계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휩쓴 매혹적인 영화로 만들어 내었다. 결국 <그녀에게>는 2002년 타임지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으며, 세계 영화제에서 최우수영화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관객상, 작가상 등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 영화가 그토록 모든 이들을 매혹시킬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강렬한 청각적 색채를 띄는 ‘음악’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에게>에서 ‘음악’은 알모도바르 감독이 관객들에게 얘기하는 또 하나의 ‘말’이 된다.

<그녀에게>의 음악 감독은 바로 스페인의 거장 음악 감독 알베르토 이글레시아스. <내 마음의 꽃>, <라이브 플래쉬>,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 이어 알모도바르 감독과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 그는 <그녀에게>로 2003 스페인 CEC영화제 음악상과 2003 스페인 GOYA 영화제 음악상을 수상, 알모도바르 감독이 요구한 영상과 음악의 완벽한 조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냈음을 입증했다. 표현주의 무성영화에서 전형적으로 쓰이는 피아노 대신 현악4중주를 사용하여 오리지널 스코어를 작곡, 무성영화 특유의 인위적이고 어색한 느낌을 부드럽게 다듬어 듣기에도 매끄럽다. 잔잔함 뒤에 격한 열정과 슬픔을 내포하고 있는 현악의 선율은 사랑의 광기와 고독한 슬픔을 진하게 전한다.

이미 왕가위 감독의 영화 <해피 투게더>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그녀에게>를 본 뒤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게 된 ‘쿠쿠루쿠쿠 팔로마’(Cucurrucucu Paloma) 또한 <그녀에게>를 통해 다시 만난 명곡. 삶과 인생의 환희, 고통 등의 모든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감미롭게 읊조리는 ‘쿠쿠루쿠쿠 팔로마’ 는 19세기 스페인의 작곡가가 쿠바를 여행하던 중 하바네라 음악에 매료되어 만든 곡으로 아름답고 심오하게, 그리고 슬프게 다가온다. 알모도바르 감독이 선택한 이 곡은 영화 전체에서 가장 강한 감정적 동요를 느끼게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빼어나고 심금을 울리는 가사 또한 매력적이다. 혁명의 기수, 음유시인이라고 불리우는 카에타노 벨로소가 직접 출연하여 가슴 아픈 스토리를 한층 더 풍부한 느낌으로 전달한다.

Cucurrucucu Paloma by Caetano Veloso

그는 수많은 긴긴 밤을 술로 지새었다 하네
밤마다 잠 못 이루고 눈물만 흘렸다고 하네
그의 눈물에 담아낸 아픔은 하늘을 울렸고
마지막 숨을 쉬면서도 그는 그녀만을 불렀네
노래도 불러보았고 웃음도 지어봤지만
뜨거운 그의 열정은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네
어느 날 슬픈 표정의 비둘기 한 마리 날아와
쓸쓸한 그의 빈집을 찾아와 노래했다네
그 비둘기는 바로 그의 애달픈 영혼
비련의 여인을 기다린 그 아픈 영혼이라네

<그녀에게>에서 만날 수 있는 거장들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브라질의 현대음악을 이끈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작사가 모라에스와 만든 아름다운 주제곡 ‘Por Toda a Minha Vida’는 약물중독으로 요절한 브라질의 디바 엘리스 레지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행운을 주고, 메인 테마 ‘Hable Con Ella’에 흐르는 빈센트 아밍고의 스페니시 기타 연주와 오케스트라 음색이 영화 전반에 흐르며 주인공들의 처연하고도 고독한 심경을 대변한다. 이국적 정취가 가득한 기타 뮤지션 바우의 ‘Raquel’ 도 귀를 즐겁게 하는 곡. 이쯤이면 이 OST의 진가를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좋은 음악이 많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영화 음악이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니다. 많이 있다는 것은 때로는 음악적 욕심과 불균형 때문에 영화 전체의 균형을 깨뜨리는 음악의 과잉 사용을 불러오기도 한다. 좋은 영화음악을 위해서는 그 하나하나를 적절하게 조율하는 감각이 더욱 중요하다. <그녀에게>의 음악이 찬사 받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쉽지 않은 밸런스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필수소장목록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로 부족하지 않다.

2 )
fatimayes
쿠꾸루꾸루 거리던 노래소리가 좀.. 웃겼는데..ㅡㅡ;   
2008-05-07 10:28
qsay11tem
장엄해요   
2007-07-2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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