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물을까? 말까? ‘마이클 베이의 공포영화’, 그 미끼를 던지다!!
2009년 3월 16일 월요일 | 김진태 객원기자 이메일


영화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설문지 등을 통해 한번쯤 접해 봤을 질문일 것이다. 배우, 감독, 줄거리, 장르 등등 다양한 보기들이 함께 제시되지만 그 중 유독 생뚱맞아 보이는 보기가 하나 있다. 바로 제작사 혹은 제작자라는 보기다. 어지간히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 수준’이 아니라면 굳이 제작자나 제작사까지 고려해 가며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우나 감독 이름도 잘 모르는데 굳이 제작자의 이름까지 신경 쓰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외화를 선택할 때가 되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국산영화는 굳이 잘 알려진 배우나 감독의 이름이 아니더라도 관객들 스스로가 자기 기준에 맞춰 조목조목 따져가며 영화를 선택하게 되지만, 낯선 배우들만 줄줄이 나오는 외화일 경우, 그나마도 아는 감독이 연출을 맡거나 제작을 맡은 영화에 조금 더 흥미가 가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거기다가 그들의 히트작까지 수식어처럼 제시해준다면 더욱 큰 신뢰감을 얹어 주게 된다. 그러다보니 뭐하나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외화일 경우, 달랑 몇 분 동안 카메오 출연한 유명배우의 이름을 주연인양 대문짝만하게 찍어 홍보하거나 출연배우나 감독의 이름은 온데간데없고 제작자의 이름만 덩그러니 적어 놓는 경우도 눈에 띈다.

웬만큼 인지도 없는 배우이름보다 제작자로 참여한 ‘스티븐 스필버그’, ‘뤽 베송’ 같은 그럴싸한 유명감독의 이름이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은 누가 봐도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종종 그런 영화들이 관객들의 믿음과는 다른 결과물로 실망감만 듬뿍 안겨줄 때가 있으니, 그야말로 관객들은 제대로 낚시질 홍보에 걸려드는 것이다. 올해 들어 봄날이 채 오기도 전에 관객들 곁을 찾아 온 2편의 헐리웃 공포영화는 유독 큼지막하게 찍힌 제작자의 이름이 눈에 띈다. 바로 헐리웃의 대표 흥행감독 ‘마이클 베이’가 그 주인공이다.

‘마이클 베이’는 공포영화 감독인가요?

2007년 여름, 전 세계를 변신로봇 열풍에 휩싸이게 만든 영화 한 편이 있었다. 그 장본인인 영화 <트랜스포머>는 그야말로 헐리웃의 그래픽 기술과 블록버스터 영화의 파워를 소름끼치도록 실감하게 해준 작품이었다. 그런 엄청난 SF 블록버스터로 세계적인 대박을 터뜨린 마이클 베이 감독은 2007년 여름에 <트랜스포머>의 홍보 차 국내에 내한하기도 하면서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도 인기감독으로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헐리웃의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리며 내놓는 작품들마다 흥행에 성공했던 그의 작품들은 제목만 들어도 알만큼 국내에서 또한 인기를 얻은 작품들이다. <나쁜 녀석들> 시리즈를 비롯 <아마겟돈>, <진주만>, <아일랜드>까지 몇 안되는 작품들로 헐리웃의 흥행감독이자 블록버스터의 제왕이 된 주인공이 바로 마이클 베이라 할 수 있다.

올 여름 개봉을 앞둔 <트랜스포머>의 속편이 공개도 되기 전부터 그의 이름은 벌써 검색순위에 오르락 거리고 있다. 이유는 즉슨 그가 제작한 공포영화 2편이 나란히 관객들을 찾아 왔기 때문이다. 바로 ‘마이클 베이’라는 이름을 큼지막하게 내세운 영화 <언데드>와 <13일의 금요일>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서 마이클 베이는 이 두 공포영화의 연출자, 즉 감독이 아니다. 단순히 제작자로서 그 이름이 올라가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정작 배우나 연출자의 이름이 아닌 제작자인 마이클 베이의 이름만 떡하니 새겨 넣은 것은 굳이 마이클 베이 감독이 연출을 하지 않았음에도 제작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충분히 화제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흥행 감독으로서 뿐 아니라 제작자로서까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이름이 명성을 떨치게 된 것은 2003년, ‘플래티넘 듄스 Platinum Dunes’라는 공포영화 제작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공포영화 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미끼가 아닌, 그저 이름에 불과했다!!

2003년, 마이클 베이 감독이 ‘플래티넘 듄스’라는 공포영화 제작사를 창립하고 첫 번째로 선택한 작품은 바로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이었다. 공포영화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동명의 1974년 작품을 리메이크 한 이 영화는 2003년 개봉 당시 미국 내에서 제작비의 10배에 가까운 흥행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의 원작에 대한 숭배자라 할 만큼 애착을 가진 마이클 베이 감독의 선택은 성공적이었고, 이후 2005년에 역시 동명의 고전 호러물인 <아미타빌 호러>의 리메이크 작을 선보이게 된다. 1974년 실제 미국 롱아일랜드 지역 한 저택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기본 설정으로 한 이 영화는 미국 개봉 첫 주에만 2천330만 달러(약 230억원)를 벌어들이는 '대박'을 터뜨리며 다시한번 ‘제작자 마이클 베이’의 명성을 증명시켜 주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로 건너 온 ‘마이클 베이 제작’ 공포영화의 성적은 어떠했을까? 사실 공포영화는 장르적 특성이나 등급 등의 영향으로 관객층이 한정적이며, 우리나라 정서와는 맞지 않는 헐리웃 공포영화의 경우 국내 관객들에게 어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은 잔혹성 논란 등으로 미국보다 2년이나 늦게 개봉했음에도 헐리웃 공포영화로서는 당시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인 30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원작이 지닌 유명세와 공포영화로서의 호기심과 잔혹함의 수위에 대한 궁금증이 공포영화 팬들에게는 제대로 미끼 노릇을 한 셈이다. 솔직히 따지자면 우리나라 관객들의 경우, ‘마이클 베이’라는 미끼보다는 공포영화라는 장르 자체가 지닌 미끼를 단순하게 물었던 격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홍보 포스터에는 ‘<진주만>, <아마겟돈> 마이클 베이 제작’이라는 문구가 대문짝만하게 찍혀 있었지만 2005년 당시만 해도 마이클 베이 감독이 국내 관객들에게는 그리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일부러 던진 미끼를 물지 말지 고민할 차례다!!

마이클 베이의 공포영화 제작사 ‘플래티넘 듄스’의 야심찬 창립작이었던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이 잔혹성 논란과 원작의 유명세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짭짤한 수입을 올렸지만, 이후 소개된 플래티넘 듄스 작품들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아미타빌 호러>,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 0>, 2007년 여름을 강타했던 <트랜스포머>의 후광까지 기대했던 스릴러 영화 <힛쳐>까지 10만 명도 채 모으지 못하고 쓸쓸하게 극장에서 퇴장해야만 했다. 얼핏 들어서는 개봉조차도 몰랐던 작품들도 있을 정도니 이쯤 되면 제작자인 ‘마이클 베이’의 낚시질 효과가 없었음이 증명된 셈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국내 극장가에서 헐리웃 공포영화가 가지는 한계는 ‘마이더스의 손’ 마이클 베이 감독의 이름값도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13일의 금요일>
<13일의 금요일>
 <언데드>
<언데드>

그런데 2009년의 포문을 연 플래티넘 듄스가 제작한 두 편의 공포영화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작년 한 해 동안 시덥지 않은 공포영화들에 질려 버린 국내 관객들에게 ‘마이클 베이 감독’라는 든든한 제작자를 등에 업은 영화 <언데드>와 <13일의 금요일>은 호기심과 기대감을 듬뿍 심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2월과 3월 연달아 13일의 금요일이 끼어 있으니 오랜만에 공포영화로 오싹한 기분 한 번 제대로 느껴 보고픈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는 개봉한지도 몰랐을 만큼 별 주목도 받지 못했던 <언데드>가 우리나라에서 지난 2월에 개봉해서는 뜨뜨미지근한 입소문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 주에만 10만 명이라는 관객들이 봐줬다 하니 ‘마이클 베이 효과’가 나름 작용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듯. 그리고 제목 그대로 다가오는 3월 13일, 금요일에 개봉하는 영화 <13일의 금요일>은 원작의 유명세에, 마이클 베이 제작이라는 미끼까지 던져졌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물어줄지 내심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영화 <트랜스포머>는 그야말로 수많은 기록과 뉴스들을 만들어 냄과 동시에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있어서는 ‘마이클 베이’라는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해준 작품이다. 아직도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트랜스포머>를 본 관객이라면 ‘마이클 베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분명 그 영향력이 존재한다. 올해는 유독 마이클 베이 감독의 이름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서 지워지지 않을 듯싶다.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이자 그의 연출작인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이 다가오는 6월에, 플래티늄 듄스에서 제작한 미스테리 스릴러물인 데니스 퀘이드, 장쯔이 주연의 <The Horsemen>이 미국에서 3월 13일의 금요일에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나쁜 녀석들>, <아마겟돈>, <진주만>, 그리고 <트랜스포머>까지 작품의 제목만으로 기억되기 보다는 자신의 이름으로써 사람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감독, ‘마이클 베이’!! 그가 연출했던 영화들은 관객들을 절대 배신하지 않았지만, 그가 제작한 공포영화들은 종종 관객들을 배신하기도 했다. 얼마 전 개봉했던 <언데드>가 바로 그러한 ‘낚시질 재앙’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매단 낚시줄에 또 한번 걸려들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박스오피스 1위작이기도 한 <13일의 금요일>이 바로 그것. 이번에도 마이클 베이라는 미끼를 내건 낚시질이 재앙이 될지, 축복이 될지는 관객들이 직접 판단할 일이지만, 그래도 그 미끼에 한번쯤 걸려들고 싶지 않은가? 왜냐하면, 그저 그런 미끼보다 ‘마이클 베이’라는 크고, 먹음직스러운 미끼에 걸려 낚이는 것이 여러모로 위안이 되어 줄테니 말이다.

2009년 3월 16일 월요일 | 글_김진태 객원기자(무비스트)

18 )
wnsdl3
기대됩니다..   
2009-03-16 21:19
boksh2
마이클 베이의 공포영화는 좀 기대된다..   
2009-03-16 13:55
1 | 2 | 3

 

1 | 2 | 3 | 4 | 5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