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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인터뷰] 대박 날 때까지! 영화사 진진 장선영, 정태원
2016년 12월 16일 금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동숭아트센터에 몸담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영화사 진진 김난숙 대표와 함께 해온 장선영 차장, 정태원 팀장과 간단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분 다 김난숙 대표와 함께한 시간이 상당히 길다.
정태원 팀장(이하 ‘정’): 나는 11년 됐고, 장선영 차장은 18, 19년 가까이 됐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를 테면 우리가 대표님을 얼마나 사랑하고 존경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게 어떨지?(하하하)

장선영 차장은 동숭아트센터에서 일하던 당시 김난숙 대표를 상당히 싫어했다고 하던데.(웃음)
장선영 차장(이하 ‘장’): 응? 왜 싫어했을까. 기억을 지워 버렸어.(하하하)

정: 그때야 지금이야? (그때가 더 싫어 지금이 더 싫어?)

장: (망설임 없이) 지금.(일동 박장대소)

상당히 화기애애한 팀이다.(웃음)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정: 진진에서 그간 개봉한 영화들 목록을 보면 대표님 색깔이 많이 드러나있다. 물론 어떨 때는 갸웃하게 되는 영화도 있었고 그의 모든 선택에 백프로 동의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영화를 개봉 하고 나면 늘 그만한 의미를 찾게 되는 과정이 있다 보니 대표님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갖게 된 것 같다.

작품에 드러난 진진만의 색깔은 주로 어떤 것이라고 보나.
정: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얼마나 높은지 아니면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지 그런 것보다도, 작품의 주제나 메시지가 우리가 지지하는 것인가? 그게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CGV 아트하우스가 독립, 예술영화 배급을 맡으면서 이름 있는 감독들의 화려한 작품 위주로 판이 형성되는 느낌이랄까. 그럴수록 우리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영화를 찾기 위해 노력 하게 된다. 이런 내용을 말하고 있는 영화라면 우리가 소개해야되지 않을까? 싶은 것들을 주로 개봉하는 거다. 가끔은 우리가 너무 사명감을 갖고 영화를 홍보하고 있나? 할 때도 있다.(웃음) 확실히 그런 영화에 끌린다. 근데 이제는 안 그러려고.(하하하)

어째서.(웃음)
정: 배급쪽에 있다보면 영화의 흥행 성적, 실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내가 직접 마케팅까지 하기 때문에 한 편을 개봉 할 때마다 성적표 받는 느낌이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가 개봉한 영화들의 점수가 안 좋았다는 게 큰 고민이다. 단순히 시장 상황만 탓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아무래도 독립, 예술영화를 주로 수입 배급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은 시기일 거라고 본다. 장선영 차장님도 한 번 회사를 옮기려고 고민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장: 한 번? 한 번 아닌데? 여러 번 일 텐데?(하하하) 이 업무가 나와 맞지 않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럼에도 대표님이 같이 일 해보자고 잘 이끌어줬고, 그러다 보니 재미를 느끼는 순간도 찾아와서 몇 년쯤 다녔다. 그런데 영화의 성적이라는 게 등락이 있지 않나. 잘 되다가 안 되다가, 또 잘 되다가 안 되다가 하는 식이다. 어떨 때는 쭉 안 되기만 하는 해도 있었고.(웃음) 그래서 만약 내가 여기를 떠난다면 가장 성적이 좋은 해에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그래야 멋있으니까. 그러다가 이제는 다른 큰 홍보사도 가봐야겠어! 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나이가 너무 많더라.(하하하) 왜 내가 여기에 더 있어야 되는가? 요즘도 이런 물음을 던지곤 한다.(웃음)

답은 찾았나.(웃음)
장: 여전히 똑같다. 영화 성적이 잘 나올 때까지 계속 해야지! 퇴사하는 그 날까지 이 마음일 거다.(하하하) 그렇게 10년이 됐다.

정: 매년 송년회에서 우리끼리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다. 심지어 카드로도 적는다. ‘내년에 대박 내자 우리’ 그런데 여태까지 한 번도 내지 못했고(웃음) 이제는 내가 여기까지 버텼는데 혹시라도 그만두고 나서 영화가 대박 나면 얼마나 아깝겠나 하는 마음 때문에 못 그만둔다.(하하하)

장: 그렇지 그런 마음이야! 혹시라도 내가 그만두고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떡해!

정: 그러니까 한 번이라도 대박을 내지 않고선 우린 도저히 옮길 수가 없다.(하하하)

매몰비용이 너무 커진 셈인가.(웃음)
장: 맞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100만 영화만 하나 나오면 당장 퇴사해도 원이 없다.

그렇다면 인터뷰 제목을 ‘100만 영화 나오면 퇴직한다’로 뽑도록 해야겠다.(웃음)
장: 아니, 그럼 300만으로 해달라.(하하하)
10년 넘게 함께 일하면서 뿌듯한 경험도 많았을 텐데.
정: 처음 진진에서 일을 시작하고 2, 3년동안은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요즘은 우리가 개봉하는 영화들을 보고싶어 해주고, 기다려주는 분들이 있다는 게 느껴진다. 진진이 하는 영화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아질수록, 힘도 되고 의식도 된다. 또 대표님에게도 믿음이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우리가 자존감을 잃을만한 영화들을 개봉하지는 않을 거라는 점에서 말이다.

자존감을 잃을만한 영화들이라면 어떤 것인지.
예를 들면, 너무 선정적인 작품들이나 주제 자체가 너무 자극적인 것들이다. 또 자기 커뮤니티에 너무 충성하느라 완성도가 떨어지는 종교적인 영화들도 그렇고. 특히나 이 작품이 돈이 될 것 같다, 안 될 것 같다는 식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작품들을 의미한다. 그런 것들이야말로 진진 멤버들이 생각했을 때 도저히 왜 개봉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작품들이다.(웃음)

그런 면에서 진진은 상당히 소신 있게 작품을 고르는 편이다.(웃음) 일 하면서 작지만 행복한 순간들이 있을 것 같다.
장: 음. 그래도 출근할 곳이 있다는 거?(하하하) 육아에 지치다보니.(웃음)

정: 진진을 다니면서 누가 너무 미워서 더 이상 이 회사에 다닐 수가 없다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매일 저녁 밤 잠 들기 전에 오늘이 어땠나를 생각해 보면, 물론 힘들었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지워버리고 싶은 날은 없었다. 대표님도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는데 ‘다닐만 하니까 다니는 거잖아!’라고.(웃음) 그런 상황들 자체가 행복하다.

마지막 공통 질문을 하겠다. 당신에게 영화사 진진의 10주년이란.
장: 내 청춘!(하하하) 정말 진진은 내 인생 그 자체다. 하루 하루 채우다보니 10년이 됐다.

정: 맞다. 10년을 채워야지 하고 마음 먹었으면 절대 못 채웠을 거다. 1년, 1년 일 하다보니 10주년이 됐다. 다른 멤버들도 다 비슷한 마음이겠지만, 그래도 10이라는 숫자를 채웠다는 그 자체로 뿌듯하다. 앞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더 잘 해보자는 환기점이 아닐까 싶다. 다음 10년동안은 진진 영화를 좋아해주는 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소개 해야겠다. 앞으로도 꼭 기대해 달라.(웃음)

장: 10년 뒤? 그때 우리 나이 50이다!(하하하)

관련인터뷰: 잘 버텼다! 영화사 진진 김난숙 대표
http://www.movist.com/star3d/read.asp?type=32&id=24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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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김재윤 실장(Z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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