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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의 어려움” <더 문> 도경수 배우
2023년 8월 8일 화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그룹 ‘엑소’의 멤버이자 배우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도경수가 김용화 감독의 <더 문>으로 올 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제대 후 첫 영화이자 <스윙키즈>(2018) 이후로는 5년 만이다. <더 문>에서 불의의 사고로 동료들을 잃고 홀로 달에 고립된 UDT 출신 우주대원 ‘선우’ 역을 맡아 극을 이끈 도경수는 우주복을 입고, 와이어를 단 채 연기하는 게 “상상 이상의 어려움이었다”고 고백한다.

이번 작품이 제대 후 스크린 복귀작이다. 제작비 280억이 투입된 대작인 데다 주연이라 부담이 컸겠다.
솔직히 감독님께서 어떤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주셨을지는 잘 모르겠다. (웃음) 큰 작품인 만큼 당연히 부담이 있었지만 감독님이 나를 선택해 주셨으니까 충분히 노력해서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용화 감독과는 <신과함께- 죄와 벌>(2016) 이후 두 번째 작품이다. 김용화 감독은 당신을 섬세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더라.
<신과함께- 죄와 벌> 때도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닌데 오랫동안 안 사이처럼 디렉션이 이해가 확 됐다. 이번에는 감독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길어져서 많이 가까워진 거 같다. 배우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확하게 캐치하시는 분이고, 나도 이제 감독님 눈만 봐도 무슨 말을 하시는지 알 것 같다. (웃음)

섬세하다는 건 평소에 관찰하는 습관이 있어서 그렇게 평가해 주신 거 같다. 사람뿐만 아니라 영상 하나를 보더라도 그 안에서 다양한 것을 보려고 한다. 남에게 피해주는 것을 싫어하다 보니 그런 습관이 몸에 밴 것 같다. 연기할 때 도움이 되는 거 같기도 하다.

IMAX에서 시사가 진행됐다. 완성된 작품을 큰 스크린으로 본 소감은 어떤가.
확실히 IMAX로 보니까 감상이 남다르더라. IMAX, 돌비 관을 비롯해 특수관에서 보면 정말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여러 번 더 볼 계획이다. 시사가 끝나고 선배님들께서 하나같이 '너 진짜 고생스러웠겠다'고 말씀하시더라. (웃음) 나도 고생했지만 VFX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내가 직접 연기했는지 VFX인지 나조차 헷갈릴 정도로 대단한 장면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달에서 걷는 장면은 여러 버전으로 찍었는데 채택된 장면이 내가 직접 걸었던 컷인지, VFX인지 헷갈려서 나도 감독님께 여쭤봤다. 내가 걸었던 버전이라고 하시더라. (웃음)

달에 도착해 걸어나가는 그 장면은 어떻게 촬영됐나.
신기한 경험이었다. 현장에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전혀 없었다. 배우가 여러 명 나오면 현장에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도 많은데 그 장면은 나 혼자 찍은 데다 특수 카메라까지 사용해서 카메라 감독님마저 내 시야에서 안 보였다. 정말 달 위에 혼자 있는 거 같더라. 게다가 배경도 검은색이고 조명도 거의 없어서 진짜 달에 오면 이런 기분일까 싶더라. (웃음)

극중 다른 배우들과 함께하는 장면이 거의 없다. ‘선우’는 대부분의 시간을 우주선과 달에서 혼자 보낸다.
‘선우’가 느낄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그가 놓인 극한의 상황에 이입해 상상을 많이 하고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우주에 대한 그림도 그려보고, 혼자 내버려진 상상도 많이 했다. 사실적인 우주선 세트와 의상이 큰 도움이 됐다. 입고 있는 우주복이 활동에 제한을 줬고, 헬멧은 시야를 가렸다. 그런 것들이 ‘선우’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일조했던 거 같다.

나는 절대 ‘선우’ 같은 결정을 못 내리겠지만 연기하면서, 또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용기, 희망 같은 영화의 메시지에 공감을 해주시면 좋겠다. 살다 보면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고, 포기할 때도 있고, 좌절할 때도 있는데, ‘선우’를 통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희망을 얻으셨으면 한다.

우주에서의 장면들은 어떻게 촬영됐을까.
정말 상상 이상의 어려움이었다. (웃음) 우주를 유영하는 장면 같은 경우에는 특수 와이어를 사용했고, 이전에 김용화 감독님이 보내준 우주인 훈련 다큐멘터리나 책들을 참고했다. 우주인들이 물 속에서 우주복을 입고 훈련하는 걸 보면서 움직임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했다. 와이어는 5~6줄을 달았다. 당겨주는 분들과 타이밍을 맞춰야 유영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타이밍 맞추는 걸 중점적으로 훈련했다. 우주복에도 와이어를 달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무겁더라. 체감으로는 10kg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거웠는데 실제로는 5~6kg 정도라고 한다. (웃음) 부피감을 표현하기 위해 우주복 안에 두꺼운 아대를 착장했고, 신발도 두 켤레씩 신었다. 배에 힘을 주지 않으면 중심점이 무너져서 연기하면서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

다른 배우들과 연기할 기회가 적어서 아쉬운 점도 있겠다.
‘선우’가 고립된 상황이다 보니 선배님들과 대면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게 아쉽긴 했다. 설경구 선배님도 그렇고 김희애 선배님, 이성민 선배님 다 한 번쯤은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던 선배님들인데 현장에서 거의 못 뵈어서 속으로는 속상하더라. 사람 눈을 보면서 연기할 때 얻는 게 많은데 그걸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기회가 되면 다른 작품에서 꼭 뵙고 싶다.

하지만 선배님들의 연기는 화면으로만 봐도 정말 감동적이었다. 원래 잘 안 운다. 주변에 보는 눈이 없어도 우는 거 자체가 창피해서 눈물을 참는 편인데, 이번엔 그냥 울었다. (웃음) ‘재국’(설경구)이 ‘선우’의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 와닿았고, 김희애 선배님이 연기하신 ‘문영’ 장면들에서도 눈물이 나더라.

국내에선 SF 장르의 인기가 부진한 편인데 흥행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군 복무 중일 때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는데 당시에는 그저 ‘우리나라에 우주 관련 영화나 드라마가 잘 없었는데 드디어 이런 게 만들어지는구나’ 싶었다. 막연하게 일반인이 우주를 체험할 기회가 없으니 대리만족의 차원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지 않을까 생각한 것도 있다. 그리고 평소에 도전을 좋아하는 편이라 작품에 더 끌렸다. 내가 연기하는 이유도 일상에서 겪기 어려운 것들을 캐릭터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서다. 인간으로서도, 배우로서도 드문 경험인 만큼 욕심도 컸고, 해내고 나서 성취감도 클 거 같았다.

SF 장르까지 접수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멋있는, 난이도가 높은 액션을 해보고 싶다. 반대로 액션이 아예 없고 감정으로만 끌고 갈 수 있는 작품도 해보고 싶다.

엑소 멤버들도 시사회에 참석했다. 시사 이후 어떤 말을 전하던가.
우리들끼리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나는 작품이 아쉬우면 솔직하게 얘기하는 편이지만,멤버들은 그보다 응원을 많이 해준다. (웃음) 이번에도 ‘고생했다’고들 그러더라.

정규 7집 ‘EXIST’를 내면서 오랜만에 ‘엑소’로 무대에도 섰는데.
팬들을 만나면 항상 반갑다. 한동안 못 만났던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다. 최근에는 팬들과 더 소통하기 위해 SNS를 시작했고, 그간 변한 흐름을 쫓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사진을 안 찍고 못 찍다 보니 SNS에 글을 많이 못 올리고 있다. (웃음)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고는 있는데, 올린 게시물이 아직 두 개밖에 없다. 주변에 열심히 부탁하고 있다. (웃음)

솔로 앨범도 준비 중이라고.
앨범 준비는 작년 5월에 다 마친 상태이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 배우로서는 차기작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 도전할 수 있는 장르나 캐릭터가 있으면 도전할 계획이다.

사진제공_에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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