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초반 TV를 시청하는 침대에 누운 반라의 여자 뒷모습이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흑인남자. 흑백의 조화가 웬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캐리와 드레스투킬을 제작한 브라이언드팔머 감독답지 않게 폴베호벤의 '원초적본능'을 모방한 작품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팜므파탈을 촬영할때 다양한 카메라기법과 특별한 특수효과기법이 사용되었고 드팔머 감독이 시각적인 영상미를 주려고 파리에 몇개월 머무르면서 장소를 물색하는등 아름다운 프랑스 정취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기사에는 적혀있었다. 하지만 난 그동안 본 헐리우드 영화와 유럽영화와의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내가 시각에 둔감한 탓일까? 영화제에 참석한 여배우의 보석을 훔치기 위해 준비하던 로라는 범행후 동료들을 배신하고 홀로 파리를 도망치던중 우연히 자신을 닮은 릴리의 집에 머물게 된다. 목욕탕에서 휴식을 취하던중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릴리의 권총자살을 방관하고 릴리의 비행기 티켓으로 로라는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내에서 외교관인 미국남자를 알게되어 결혼을 하게된다. 하지만 남편이 프랑스주재 미대사관으로 발령받아 프랑스로 돌아오게 되는 상황이 영화의 전개에 평탄치 않은 반전이 일어날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배신당했던 옛동료들의 계속된 추적과 파파라치 생활을 하고있던 니콜라스에게 익명의 특별주문을 받고 로라의 사진이 촬영됨으로써 로라의 신변이 노출된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인지 파파라치와 대사부인의 위험한 로맨스가 시작된다. 영원한 사랑이 아닌 일시적인 한순간의 은밀한 관계. 영화제목이 암시하듯 '팜프파탈'은 매력적인 요부이자 도발적인 위험을 암시하는 단어이다. 당구장에서 벌어지는 로라와 니콜라스의 정사. 로라의 스트립쇼는 야하지도 않았고 천박하지도 않았다. 그저 눈요기에 불과했을뿐. 세기의 강도라면 볼베호벤의 쇼걸과 스트립티즈의 데미무어가 더 강하다. 로라역을 맡은 레바카는 감독이 요구하기도 전에 자신이 먼저 제안을 해서 스트립쇼씬을 넣었다고 영화 가십 기사에 써져있던것을 읽었다. 이 배우도 샤론스톤처럼 유명한 여배우가 될것같은 느낌이 든다. 영화를 보면서 니콜라스역을 맡은 반데라스의 연기가 생각보다 많이 미흡했다. 굳이 반데라스가 이 역을 맡아야 했는지도 의아스러웠다. 한몫을 챙겨 함께 떠나자는 로라의 제안을 받은 니콜라스는 사실을 밝혀야 겠다는 의무감에 납치된줄알고 돈을 가져온 로라의 남편에게 진실을 이야기하나 로라는 남편과 니콜라스를 제거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로라를 추적해온 과거의 범행동료들에게 발각되어 로라는 강물속으로 던져진다. 바로 여기! 지금까지의 진행된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드팔머 감독의 두번째 반전이 시작된다. 이야기의 긴박감, 앞이야기의 전부 부연등. 욕탕속에서 잠들다가 꿈에서 깨어난 로라는 자살하려는 릴리를 설득해 자신대신 릴리가 미국으로 건너가 새생활을 하게한다. 미국으로 건너가려고 트럭으로 이동하는중 딸아이에게 목걸이를 선물하려고 물어보는 운전기사에게 릴리는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목걸이를 딸에게 주라고 선물한다. 이 목걸이가 세번째 반전이다. 로라를 추적하고 있던 과거 범행동료들이 로라와 연락이 가능한 동성애 여친을 찾아내 로라의 거취정보를 캐내고나서 증거를 은닉하고자 여친을 다가오는 트럭으로 떠밀던중 그곳을 운전중인 트럭 운전기사는 차안에 걸어둔 목걸이에 반사되어 들어오는 햇빛때문에 오히려 인도로 침입 로라의 범행동료들을 치고 만다. 영화의 마지막 종영 10분전에 벌어지는 반전은 관람객에게 안도감과 해피엔딩을 선물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주인공에게 다가오는 남자와 사고현장을 바라보는 여자 두사람간의 사랑이 시작될것이라는 느낌을 받으면서 영화는 마친다. 대부분의 영화는 우연성이 많은데 드팔머 감독은 인연성을 강조하는것 같다. 영화제 개막식에 385캐럿 다아몬드 의상을 걸친 글래머적인 여인과 로라는 화장실에서 짙은 애무를 나누는데 이 여자가 바로 동성애를 나누는 로라의 여친이었다. 두번째는 차안에서 릴리가 트럭기사에게 건네준 목걸이가 로라와 로라 친구의 생명을 구해준 요소이다. 파리안에서 주행중인 트럭이 한두대뿐이 아니겠지만 우연성이 개입한 부분이다. 또 다른 우연성이 영화에 삽입되었다. 릴리가 권총자살을 하려고 러시안룰렛 방법을 사용하는데 첫번째는 실패 두번째는 총알이 발사되는 부분이다. 첫씬에서는 로라가 고개를 돌리다가 두번째 씬에서는 릴리를 계속 바라보는 광경에서 인간관계의 회복이라는 감독의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오래간만에 괜찮은 에로틱스릴러를 관람하게 되어 좋았다. 다음 작품은 더 나은 작품이 될수 있도록 브라이언드팔머 감독의 분발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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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 파탈(2002, Femme Fatale)
제작사 : Epsilon TV Production, Quinta Communications, Quinta Movies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