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단계부터 블록버스터라는 의미로 대중의 기억에 각인된 <태풍>은... 그에 걸맞는 배우와 압도적인 제작비, 적절한 마케팅과 더불어... 관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채 그 실체를 공개했다...
일단 영화는 장동건, 이미연, 이정재라는 이름있는 배우들과... 남북 관계중 탈북자라는 소재를 기본 컨셉으로 잡고... '조국에 받아들여지지 못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라는 이미지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와 더불어 공개된 여러가지 스틸과 시놉시스등에... 열광한 관객들이 심히 적지 않았을거라 추측해본다...
우선 각 캐릭터들의 역활은 분명하다... 씬(장동건)은 자신의 복수를 위해 시종일관 바쁘게 움직이는 어벤져며... 자신의 행동의 정당함을 외치면서도 자신의 정의에 흔들리는 에고이스트다... 그런 그에게 세종(이성재)은 자신이 그리지 못한 자화상이며... 마지막까지 도달할수 없었던 수평선의 건너편이었던 것이다...
또한 세종은 두개의 태풍 중 하나를 짊어진채... 또 다른 태풍인 씬과 그의 영혼을 움직이게 만드는 명주(이미연)...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관찰자의 역활까지 짊어지고 있다... 그런 세종이기에 후지와라 효과라는 설명에 걸맞는 역활을 보이고 있다... 영화는 그렇게 서로의 역활을 분담한채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물론 영화는 수시로 씬과 세종의 어긋남과 대립을 보여주며... 그 둘의 다른듯하며 닮은 서로의 모습을 이해할 시간을 할애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립할수 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해 낸다... 그리고 세계각지를 날아다니며 촬영을 했다는 말에 걸맞게... 멋들어진 배경과 분위기도 관객들의 시선을 압도하는데 한몫을 한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모든 요소를 활용하여 시종일관 씬의 이유... 테러를 감행하려는 이유를 설명하기에 급급해보인다... 그리고 그런 이유에 어느정도 수긍해 갈 쯤이면... 영화는 이미 결말로 치닫고 그들의 이야기는 막을 내리게 된다...
물론 관객은 씬과 세종의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날것임을 예측하고 있으며... 그런 비극속에 어떻게 감동시킬것인지... 어떻게 슬프게 해줄것인지에 포커스를 맞출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이야기의 종착점은... 복수도 나라도 아닌 인간적인 것이었다...
물론 인간적인 이야기가 싫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곽경택 감독의 <친구>, <챔피언>이 그랬듯... 이번에도 감독은 씬과 세종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진행을 하지만... 지금이라는 현재에 너무나 이상적인 혹은 너무나 인간적인 선택이... 그것을 바라보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문제가 아닐까??
물론 <태풍>은 멋들어진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최고의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씬과 남자다운 세종의 모습에... 관객들은 시종일관 감탄사를 내뱉을 것이며... 공들여 찍었다는 라스트씬들을 감히 우리나라 영화중에서 최고라 말하고 싶으니까... 하지만 그런 스펙타클함과 맞붙는 드라마의 강함이... 오히려 영화에서 다루는 후지와라 효과처럼... 다른 쪽을 흡수해 버린것은 최고로 아쉬운 점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배일을 벗어버린 <태풍>에 관객들의 판단만이 남아있을뿐이다... 하지만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월컴투 동막골>등... 기승전결의 조화를 잘 이루어 대중에게 어필한 영화들과... 약간은 다른 코스를 밟은 <태풍>의 결과가 어떨지 기대를 해본다...
드디어 서울에 복귀했습니다!!...라고 해도... 기억해 주시는 분이 얼마나 계실지는 모르지만 ㅡㅡ;; 초장부터 멋들어진 영화를 보게되어 기분이 굉장히 좋습니다 ^^;; 제 기대가 컸던 탓인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가 되어버렸지만 ㅡㅡ;; 그래도 장동건씨는 정말 멋있더군요 TT_TT
벌써 한해가 다 저물고 날씨가 추워지네요 ^^;; 모두들 건강 조심하시고~~~ 한 해 마무리 잘 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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