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마돈나 : 우리 성장영화 새로운 가능성을 보다.
이 영화는 천하장사와 마돈나라는 너무나 안 어울리는 단어가 한데 뭉쳐 만들어진 기묘한 타이틀을 지닌 영화이다. 과연? 대체? 왜? 라는 여러 의문을 가슴에 품고 영화를 보았다.
STORY
오동구. 고1. 그에겐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가출한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를 닮은 남동생이 있다. 남보다 잘 살지는 않지만, 그의 가슴 속에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뜨거운 꿈이 있다. 그 꿈은 바로 마돈나와 같은 아름다운 여성이 되는 것이다. 그가 바로 그토록 원하는 여성으로 탈바꿈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아침이면 아르바이트로 일하면서 열심히 돈을 모으건만, 사고뭉치인 아버지 탓에 모조리 날려버린다.
가슴속에 품어왔던 꿈이 사라져갈 무렵, 씨름부에 입단한 단짝의 얘기에 씨름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이 무려 500만원이라는 말에 씨름에 모든 것을 건다.
한편, 그 역시 남몰래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일본어 선생님인데, 그에게 지금의 모습이 아닌 완벽한 여성이 되기 전 까지 자신의 사랑을 숨긴 채 참아낸다.
겉은 남성이지만, 마음은 여성인 오동구. 그의 일생 일대 최고의 도전이 시작된다.
과연 그는 그토록 바라는 여성이 될 수 있을까?
천하장사 마돈나의 볼거리
천하장사 마돈나 = 천하장사 + 마돈나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단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성장영화
제목 자체로 보면 천하장사와 마돈나라니 너무나 안 어울리는 조합이다. 그러나, 이 점이 바로 시선을 끌게 한다.
오동구는 겉은 남성이지만, 속은 여성이다. 그리고, 그의 꿈은 바로 마돈나 같은 여성이 되는 것. 이를 위해 해야만하는 것이 바로 남성적인 운동 씨름이다.
여성적인 주인공과 남성적인 운동이 만나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역시 남다르다. 동구가 영화 속에서 익히려고 하는 기술인 뒤집기는 동구의 바램이 너무나 잘 드러난다. 그의 눈 앞의 현실이 그를 괴롭히고 힘들게 할 지라도 이를 뒤집어 나가려는 그의 마음가짐이 그대로 녹아든 것이다. 그래서인지 천하장사 마돈나는 전혀 안 어울리는 두 단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영화로 보여진다.
남다른 성장 영화
이야기만으로 보면 어쩌면 천하장사가 되어야 하는 그 이유와 과정, 결과로 채워지는 성공담만으로도 보편적인 성장 영화로 보여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보편성을 거부하고 마돈나라는 전혀 반대되는 설정을 덧붙임으로서 이 영화가 단순한 성장 영화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다소 무거운 면을 영화 속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웃음으로 영화의 흐름과 리듬감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동구 자신의 이야기에서 점점 그 모습이 커져서 가족, 학교, 사회와의 문제로 커져간다. 이렇게 해서 성장 영화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가족 영화로서의 빼어난 이야깃 거리도 제공한다.
눈 여겨볼만한 캐스팅
- 화장실 카리스마 : 백윤식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이름값이 있는 배우는 바로 백윤식이다. 그의 존재감은 그가 출연한 어떤 영화에서도 그가 아니면 못 소화할 독특한 존재감을 만들어낸다. 이번에도 그의 존재감은 가히 최고이다.
이른바 화장실 카리스마. 이제껏 볼 수 없던 그만의 독특한 카리스마가 탄생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그만이 할 수 밖에 없는 최고의 존재감이다.
- 눈에 띄는 초난강
쿠사나기 츠요시도 일본에서 너무나 잘 나가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초난강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주로 가수로서의 모습만 보였지 배우로서의 이렇다할 모습을 못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정말 다르다.
영화속 그의 모습은 어쩌면 그이기에 가능한 캐릭터라고 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유머러스하게 표현되어 있다. 다만, 이 영화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나머지 자칫하면, 그의 주연작인 일본침몰이 낭패를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기도 한다.
천하장사 마돈나의 아쉬움
소재에 따른 거부감: 동성애 코드
이 영화의 맹점은 바로 소재에 대한 거부감일지도 모른다. 물론 영화 자체는 좋지만, 다만 해외 영화가 아닌 우리 영화에서 동성애자 코드를 넣은 영화가 성공한 경우는 <왕의 남자>말고는 없다. 그래서, 동성애 코드가 이번에는 과연 흥행이 될 지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캐스팅의 약점 : 흥행 배우의 부재
이 영화에서 약점은 흥행 배우의 부재이다. 물론 영화가 좋은 만큼 그걸로 다 커버된다는 것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흥행 배우가 없는 것이 어쩌면 약점으로 작용하기 쉽다는 것이다.
사전정보와 그에 따른 인식과의 거리감
기본적으로 캐스팅 자체만 논해보면, 영화 자체에 대해 코믹한 면을 기대하기 쉽게 만든 탓에 오히려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리게 만들 수 있다는 점 역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천하장사 마돈나를 보고
우리 성장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다
한때, 국내에서 제일 인기있던 영화가 바로 청춘 영화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 자리를 대개 해외 영화들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에서 <천하장사 마돈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본다.
90년대 국내 성장 영화는 주로 학교 속의 현실에서 주로 성적과 그에 관련된 모습과 당시의 학생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었다고 본다. 최근에는 성장 영화 중에서도 스포츠 영화를 선택하면서 조금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천하장사 마돈나>는 그런 면을 보자면 이전의 성장 영화의 요소와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성장 영화의 요소가 결합된 성장 영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 열광하는 건 우리의 현실에서의 인식의 문제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와 주위의 여러 모습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성장 영화에서 보여주긴 했지만, 뭔가 부족했던 건 현실의 벽을 주로 그보다 큰 힘을 배워서 이기는 것보다 자기 자신의 의지와 노력의 산물로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과 주위 사람과의 소통 등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해준다. 또한 그에 머무르기 보다 학창 시절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인 사회로 나아가서의 모습까지도 적절하게 보여준 것이야말로 이 영화 최대의 미덕이라고 본다.
주인공 동구의 모습에서 학창 시절의 하리수가 아마 동구와 같았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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