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개인적으로 2007년 11월 1일 개봉 영화 중에 가장 큰 기대를 가지고 있던 영화이고 그래서 개봉 첫 주말에 이 영화를 봤다...
그리고는 드는 몇 가지 생각 중에 하나...
지난 6월에 너무 큰 기대를 했던 영화 황진이가 생각났다...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영화를 봤는데...
보고 나서 든 생각...
아하...
이 정도라니...
정말 아쉽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고...
실제로 그 영화는 엄청난 투자비에 비해 턱도 없는 흥행을 하고 막을 내렸다...
그리고 이 영화 식객...
기대치로 치면 아마도 황진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았던 영화이고...
개인적으로 오히려 응원해 주고 싶던 영화인데...
그래서 사실 개봉 일주일도 안된 상황에서 아무래도 리뷰 쓰는데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다...
안 본 사람 엄청 많은데 괜히 영화 깎아 내리는 것처럼 되면 안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분명 나도 기대가 아주 컸고 응원까지 하고 싶었던 영화여서 더욱 리뷰 쓰기가 조심스럽긴 한데...
더구나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아주 '맛있는 영화'를 기대했다...
글쎄...
그런데 아무래도 비록 개인적이긴 하지만 원론적인 글이 아닌 실제 느낌을 쓰는 것이 맞을 것 같아서 몇가지 의견을 쓴다...
일단 이 영화는 아주 컸던 기대치에 비해 분명 그 기대치를 채워주지 못했다...
누군가가 2시간 이내에 그 내용을 담아내기에 역부족이었다는 의견을 썼는데...
워낙 원작이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인지 이 영화 속에서는 뭔가 그 이야기들이 뭔가 끊어진 파편들처럼 이어지는 느낌이랄까, 집중력이 약하고 분산된 느낌이랄까, 그런 것을 느꼈다...
뭔가 담아낼 것은 많고, 그것을 담아내긴 해야겠는데 아무래도 뭔가 힘이 부친 것 같아 보였다...
원론적으로 이 영화 원작이 인기 있었고, 개봉 전 기대치도 그 어느 영화 못지 않게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았고, 그 원작의 이름값을 보고 영화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리뷰도 많은 것으로 알긴 하는데...
원작에 대한 표현력으로 보나, 원작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그냥 영화 자체만 놓고 보나 두 가지 면에서 부족한 영화임을 느낀다...
원작을 알고 그것에 비교하며 봐도 아쉽고, 그냥 재밌는 영화 한편 보자는 생각에 원작을 모르고 봐도 많이 아쉬웠을 영화이다...
굳이 말하자면 너무나도 큰 기대에 비해 아주 '소소한 기쁨' 정도만을 준 영화 인 것 같다...
그리고 식객이라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기대할만한 또 하가지 아주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뭔가 '맛있는' 영화를 기대할만 하다...
그런데...
시작 부분에 복어를 회 뜨는 장면에서부터 느껴지는 느낌...
회가 참 맛있어 보이기 이전에 그 회 뜨는 장면이 왠지 뭔가 눈에 거슬리게 보이더라...
비슷한 차원에서 닭, 오리 등을 요리하는 장면에서도 그런 느낌이 좀 들었다...
요리는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지만 그 만드는 과정이 꼭 맛있어 보이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다...
그리고 코믹적인 부분...
솔직히 말해서...
한마디로 이 영화 별로 안 웃긴다...
웃을만한 부분이 그다지 확실하지도 많지도 않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소소한 기쁨'에 해당할만한 웃음은 있지만...
보면서 혹은 보고 나서 "이 영화 참 재밌었다!" 라던가 "실컷 웃었다..."라던가 이렇게 말할만한 영화는 분명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감동이나 눈물이라는 측면...
그 부분 역시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 영화 개봉 첫 주말이니만큼 꽤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 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그 좌석 속에서 통쾌한 웃음 소리는 없었다...
간간히 동시가 아닌 산발적으로 어느 한 부분에서 누가 웃고 또 다른 좌석에서 누가 웃기는 했어도 좌석 전체적으로 한번에 확 터져 나오는 웃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의 결론이 주인공의 승리이고 우리나라의 역사적 아픔을 음식을 통해 승화시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그래서 감동적일 수 있는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그다지 큰 감흥으로, 감동으로 다가오기에는 표현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그 무엇이 부족한 것인지 딱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지만 감동, 감흥을 주지 못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주 큰 기대를 했고, 그래서 지난주에 논쟁글에까지 얼마만큼의 흥행이 될지를 질문하며 300만, 500만, 1000만까지 그 기대치 단위를 적어 놓았을 정도로 기대를 했던 영화지만...
그리고 누군가가 이 영화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써 놓은 것을 보면 왜 그렇게 썼나 싶어 그 의견에 반기를 들고 싶기까지 했던 그런 영화지만...
보고 나서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하고 싶던 영화지만...
보고 나서 아주 소소한 기쁨, '적은 맛'을 줄 뿐...
아주 맛있지는 않은 영화인 것 같다...
좋은 영화 보고나면 주위 분들에게 권하기도 하고 직접 보여드리기도 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그럴만한 영화가 아닌 것 같아서...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나로서도 참 아쉬운 마음이 드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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