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그것도 극장에서 본 것은 처음이다.
그의 영화가 나올 때면 늘 화제의 중심에 있으나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물론 이번에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영화를 봤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극장으로 향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얼마나 파격적인지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약간 있었다.
일단 영화를 본 소감은 역시나, 대박. 뭐 대략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김기덕 감독의 다른 영화를 자세히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다른 이들의 입을 빌려 그의 영화가 나름 대중화 되었다는 생각을 전한다.
스토리의 구성이나 전개도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루어 졌고 소재도 친근하고
주제도 명확했다.
시각적인 면에서는 거부감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단연 압권이었던 장면은 강도가 미선에게 엄마임을 확인하는 부분이다.
연관 검색어에 등장할 정도로 충격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은 강도가 미선을 찾아 헤매는 모습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지독하고 다른 사람은 절대 신경쓰지 않는 냉혈한이지만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인간이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지, 세상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인간이 살고 있는지,
그리고 모성은 어느 정도까지 발현될 수 있는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었다.
아쉬운 점은 강도가 변해가는 모습들에 대한 개연성을 느끼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극의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두 주인공들의 모습이 가끔 어색하기도 했다.
그래도 김기덕이라는 감독을 다시 보게 되었고 다른 작품들을 찾아 보고 싶게 만든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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