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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이 힐링해주네 해적: 바다로 간 산적
novio21 2014-08-02 오전 9:30:21 10644   [0]

 


  올 여름은 여러 가지로 꿀꿀하다. 그리고 그렇게 만드는 소식들만 들린다. 그래서 남들 다 놀러 가는 휴가철을 함께 공유하지 못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요새 GDP나 수출은 좋을 지 몰라도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리는 구조조정, 임금협상에서도 벼룩의 간처럼 오르는 내년 최저임금, 결코 하락을 모르는 한국 대학교들의 무시무시한 등록금 액수, 그리고 한국의 미래를 어쩔 수 없이 짊어질 청년들의 불길한 자화상, 줄어드는 아가 숫자 등 한국은 불안 천지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든 고쳐보려는 시도는 눈에 띄지도 않고 오늘도 부동산 거품을 만들어서 미래의 가치를 지금 다 챙기려는 몰지각한 인간들로 넘치는 한국 사회, 이런데 무슨 즐거운 휴가를 즐길까? 솔직히 지금 휴가 가면서도 혹시 갔다 오면 퇴직을 종용하는 칼바람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을 느끼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의 개인 행복지수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그걸 해결해줄 정치인들도, 그리고 세대도 없어서 갈등 폭발 직전인 지금, 이런 고통을 잠시나마 해결해 줄 수 있는 게 영화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
  딴 생각, 딴 고민할 필요 없이 영화로 풀고, 또 그런 것을 잠시나마 풀어줄 영화를 본 것 같다.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나에겐 그랬다. 영화 제목도 참 간단하고 짧은 ‘해적’이 그 영화다. 하긴 요새 한국 영화가 약속이라도 한 듯, 제목 참 짧다. ‘군도,’’명량’ 등이 그러니까. 공교롭게도 다 대박이다. 아마도 천만 관중을 누가 먼저 차지하지냐 하는 것으로 두 영화는 시끄러울 것 같다. 바야흐로 한국 영화의 인기 재현이리라. 그렇다고 미국에서 온 영화들의 관중수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영화들이 좀 잘 나간다. 지금 이런 분위기의 한국영화에 다시 기름을 부으려고 ‘해적’까지 나타났다. 그리고 충분히 불쏘시개를 할 판이다.
  재미있다. 유머 넘치고 바다 위의 활극인데 어설프지도 않다. 하긴 요새 한국 영화 수준이 그리 바닥이지 않다. 엄청난 자본들이 투입된다지만 사실 그걸 갖고 만드는 사람들의 역량이 딸린다면 투자 대비 효과가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요새 한국 영화들은 투자 대비 효과 만점이고 어쩌면 그 이상이리라. 그런 범주에 ‘해적’ 역시 제대로 끼고 있다. 아무래도 감독부터 시작해서 힘든 고생을 마다 않는 불쌍한 스텝까지 열심히 일했고, 그리고 그들의 역량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연기자들 역시 고루고루 배치돼서 자신들의 매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이 영화를 볼 때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은 이 영화는 현재의 고민을 깊이 있게 갖고 있지 않기에 이 영화 보면서 시대적 고민을 떠안을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영화 간간히 그런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그것은 한국영화라면 갖는 예의란 생각이 든다. 어차피 지금 이 영화를 관람할 이들은 스트레스로 찌든 이들이거나 아니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고민투성이의 인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활극이라는 방식으로 위로를 하는 healing 영화다. 깊이 있는 고민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이들에겐 활극이 좋은 처방약일 것이고 그렇다면 고민으로 점철된 영화보다는 후덕한 인간미와 재미있는 캐릭터들로 넘치는 영화가 제격일 것이고, 그럼 해적은 지금 독보적이리라. 그리고 충분히 그런 책임을 잘 하고 있다.
  영화를 이끄는 김남길 (장사정 역), 손예진 (여월 역)은 정말 오랜 만에 즐길 수 있는 좋은 캐릭터들이다. 무거우면서도 유쾌하고, 그러면서도 잘 어울리는 이 둘의 고민과 활력, 그리고 생각 이상으로 잘 하는 액션은 이 영화의 가장 큰 흥미거리고, 또한 한국에서 나온 활극 캐릭터들이다. 아마도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일 것이다. 특히 손예진의 매력이 이 영화에서 뿜어 나왔다. 단순한 비주얼 연기자에서 카리스마를 지닌, 현대적 여성 리더로서의 매력도 함께 보여줬다. 아마도 지금까지 해왔던 배역 중 가장 거침없는 캐릭터일 텐데 거침없이 잘 한다. 강남길 역시 유쾌하면서도 어리버리한 장사정 역을 즐겁게 하고 있다. 완벽할 것만 같은 이의 완벽한 반전이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영화 역시 한국영화의 축복인 대단한 조연들이 물 만난 고기처럼 잘도 자신의 역할을 해낸다. 이경영, 오달수, 김태우, 박철민, 신정근, 김원해, 조달환, 조희봉, 정성화 등 한국 영화의 강점들을 다 갖고 있는 이들이 영화의 재미 등급을 폭등시키고 있다. 어떤 면에서 주연보다 더 가치 있는 이들이 있기에 영화 해적은 수준 미달의 killing time 영화를 벗어나는 것 같다.
  국새를 고래가 삼켰다는 황당한 설정에서부터 시작한 이 영화, 어쩌면 지금의 황당해져만 가는 한국 사회를 지칭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은 것들 것 한국 사회는 넘치고 있지 않나? 그래도 고민을 갖고 이 영화를 보는 것은 그리 좋지도 않고, 영화를 보는 목적도 좋지 못하다. 그냥 즐기면 되고, 신나면 된다. 외국의 어느 영화 대목을 연상시키는 장면들도 나오지만 그 영화들 역시 어떤 영화들을 오마주했을 것이고 그런 게 중요하지도 않다. 팬들을 위한 고민에서 나온 멋진 선택이면 된다. 그리고 국새를 삼킨 고래라는 황당 설정처럼 황당한 세상에서 재미있게 즐기다 나오면 된다. 그리고 그런 역할을 이 영화는 잘 하니까 이 영화에 맞는 마음의 자세를 갖추면 된다. 그리고 이 영화 보면서 힘든 자신을 힐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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