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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어른들을 위한 동화...
callisto 2004-06-20 오후 12:24:50 1777   [9]

 '소년은 어른이 되기를 꿈꾼다'

 

 어릴 적엔 누구나 한 번쯤은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소망은 만국 공통인지...

영화 'Big'은 그런 아이들의 소망을 현실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서 다루고 있다.

 

 어느날 아이가 어른이 된다는 신비로운 일을 통해서,

어른이 된다는 것이 그저 마냥 신나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정하기만 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따뜻하고 포근한 시각으로 다루고 있는 영화 'Big'

 

 이 가슴따뜻한 영화는 이제는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가는 명배우 '톰 행크스'의 젊은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오늘도 늘 그렇듯...

다소의 두통에 시달리다가 잠시 쉴 겸 자리에 누워 켜게 된 TV 어느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 중인 Big은 이미 몇 번이나 엔딩까지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왠지 마음이 끌려 다시 엔딩을 보는 그 순간까지 내 시선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영화 속 '조쉬'라는 인물로 그려지는 톰 행크스의 모습을 보면서...

'아... 탐 행크스가 저리도 상큼하고 풋풋한 이미지였던가?' 하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조쉬는 어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천진난만한 13살 어린 소년이다.

그러던 중 키가 작다는 이유로 놀이기구를 타지 못하게 되어 주위에서 놀림을 받게 된 어린 조쉬는,

그 놀이동산에서 소원들어주는 기계를 발견하고는 '어서 빨리 자랐으면~'하는 소원을 빌게 된다.

어릴적 우리들이 꿈꾸었던 것처럼...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는 그는 정말로 어른이 되어 있었다.

이 소 원들어 주는 기계 무척이나 신기하긴 한데, 이거 너무 오버해서 들어준 건 아닌가 싶다. (웃음)

13살 소년이 장성한 청년으로 하루 만에 훌쩍 자라버렸으니...

당연히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터...

집을 나온 조쉬는 큰 장난감 회사의 직원으로 운좋게 취직하게 된다.

 

 철저히 현실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운'으로 취직으로 하기도 힘들 뿐더러... 그렇다고 해도... 13살 소년이 혼자서 도시에서 살아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현실이 얼마나 잔혹하고 냉정한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니까...

그 정도는 그냥 마음 넓게 이해하며 봐주기로 하자.

 

 아무튼 우리의 조쉬는 그 나이로서는 그가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으로 취직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바로 '장난감 회사'

우연히 그 회사의 회장의 눈에 띄게 된 조쉬는 일약 부회장 자리로 고속 승진을 하게 되고...

사무에는 영 아는 것이 없지만... 아이디어면에서는 언제나 빛을 발하는 조쉬는 더욱 회장의 신임을 얻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장난감이란 것이 원래 아이들을 위한 물건.

13살 조쉬야말로... 그런 장난감들의 장,단점을 가장 빨리 알아채고 집어낼 수 있지 않겠는가.

이렇게 조쉬는 크게 어려움없이 어른으로서의 생활을 해 나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주최한 파티를 계기로 조쉬는 동료 '수잔'과 친해지게 된다.

 

 이력은 전혀 알 수 없는 순수하면서도 유능한 조쉬에서 수잔은 서서히 끌리게 되고,

마침내 둘은 연인 사이가 되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부터 상황이 심하게 바뀌기 시작하는데...

 

 몸은 어른이었지만 언제나 마음은 순수 그 자체였던 조쉬는...

사랑을 위해서 아이로서의 생각이나 마음을 포기하게 된다.

 

 수잔의 친구들과 어울리고, 수잔에게 맞는 대화 상대가 되고 싶고...

수잔의 기대에 부응하는 그런 남자 친구가 되고 싶었던 조쉬...

13살의 아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그는 어린 조쉬가 아닌 어른으로서의 조쉬에 잘 적응해 나간다.

하지만 그런 그의 적응은 왠지 그리 반가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조쉬는 코코아가 아닌 블랙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듯...

아이로서의 본래의 자신을 버리고서라도 지키고 싶은 것이 있기에...

기꺼이 어른의 생활에 머물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의 수잔...

 

 톰 행크스와 엘리자베스 퍼킨스가 국내에서는 일명 '퐁퐁'이라 불리는 놀이기구를 함께 타던 모습은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어른으로서의 체면으로 잔뜩 꾸미고 있던 수잔은...

'퐁퐁'을 - 원래 이름 모르겠음 -.-a - 함께 타자는 조쉬의 말에 손을 내저으며 거부하지만...

조쉬의 순수함에 이끌려 조금씩 조금씩 함께 퐁퐁을 퐁퐁~ 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치마가 들춰질까봐 조심스럽게... 나중에는 체면치레를 벗어던지고 마음껏 신나게...

 

 정말 아이처럼 한껏 조쉬와 즐거운 밤을 보낸 수잔...

수잔은 '조쉬가 뭐가 그렇게 특별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그는 어른이예요.' 라고...

 

 사실은 아이인 조쉬야말로 진정한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수잔의 대답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그 아이러니야말로 곧 하나의 진실과 통한다는 것을 이내 깨닫게 된다.

 

 수잔과 춤을 추는 조쉬.

처음으로 수잔과 가슴 떨리는 첫 키스를 나누게 되는 조쉬...

 

 13살의 조쉬는...

이 너무나 소중한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아이의 조쉬를 포기하기로 했던 것이다.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은 너무 행복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조쉬는 '이게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녀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하지만 그가 있어야 할 자리는 이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단순히 어른으로서의 생활이 질렸다거나...

때묻어가는 것이 싫어서가 전부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단지 조쉬는...

붕~ 건너뛰어버린 자신의 잃어버린 십몇년을 되찾고 싶었을 것이다.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자신은 가지고 있지 않는 시간들... 그리고...

그 시간의 오차 간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했던 가족... 친구...

 

 조쉬는 단짝 친구의 도움을 받아 다시 예전에 소원을 빌었던 기계가 있던 장소를 찾아내게 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소원을 빈다.

다시 예전의 조쉬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 때 나타나는 수잔...

수잔은 그제서야 조쉬의 말을 믿게 된다.

그 말을 믿었다기 보다는... 조쉬를 믿었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조쉬를 믿기 때문에 그의 믿기지 않는 말조차 모두 진실이라고 믿게 된 것이다.

 

 사랑하지만... 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두 연인.

 

 수잔은 조쉬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는...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이별의 키스를 조쉬의 이마에 해 준다.

수잔의 사랑하는 연인은... 13살의 소년... 더이상 예전처럼 지낼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수잔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던 조쉬는

그녀의 차에서 내려 그리워하던 자신의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점점... 작아지더니... 이내 13살의 아이가 되어서...

 

 13살의 조쉬는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헐렁한 정장을 걸친 채 한참을 수잔을 쳐다보다가

손을 흔들고는 집으로 뛰어들어간다.

여느 아이와 다름없이 힘차게 '엄마~'를 부르며...

 

 집에서는 기쁨과 반가움의 환호성이 터져나오고

수잔은 차를 몰고 그 곳을 떠난다.

 

 영화는 그 후 그들이 어찌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해피엔딩을 바란다면 한 십여년쯤 후에 그들이 다시 재회했을 것이라 믿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서로 한 여름 밤의 꿈같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묻어두며 각자의 생을 살아갔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결말은 각자의 몫...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비록 몸은 다시 13세 소년으로 돌아와 버렸지만...

예전의 13세의 모습보다는 훨씬 성숙해질 수 있었던...

어떤 소년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그런 13세 소년의 진실함에 마음이 닿아...

그 소년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어른이 되기를 한 때 아주 잠시라도 꿈꿨던...

모든 소년/소녀들의 위한 이야기이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어렸을 적의 순수함을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모든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내가 생각하는 영화 'Big'은

 ... 경쾌한 느낌이지만 가볍지 않고 ...

무겁지 않으면서도 감동과 진실함이 묻어나는,

엔딩 후에도 한참이나 여운에 젖어 자막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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