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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주는 익숙함 속의 외로움.... 준벅
ldk209 2007-07-11 오전 10:56:54 1215   [18]
가족이 주는 익숙함 속의 외로움....

 

가족이란 존재는 참으로 많은 얘기들을 만들어 낸다. 익숙함, 친근함, 또는 어쩔 수 없이 천부적인 등으로 표현되는 가족. 그러나 가끔은 가족은 그 반대의 잔혹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장화, 홍련>처럼. 극에서 극을 오가는 가족의 이해에 대한 새로운 영화, <준벅>. 시카고의 미술품 딜러인 메들린은 화랑에서 우연히 마주친 조지에게 한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 메들린은 남자에게 말한다. "당신 어디에서 왔어?" 초반에 이 의미는 '대체 어디에 있다가 이제야 나타났니? 내 사랑'이라는 진부한 의미로 다가왔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이 말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모르던 생소한 남편의 모습에 대한 의문으로 전환된다. 바로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었던 파티장에서 남편이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을 지켜보는 메들린의 표정과 겹쳐지면서. (내가 알던 사람이 바로 저 사람 맞아?? 당신 대체 어디서 온거야???)

 

메들린은 조지의 집 가까운 곳에 뛰어난 화가가 있음을 알고, 화가와 계약도 할겸 시댁을 방문한다. 처음으로 남편의 식구들을 만나는 일로 잔뜩 흥분한 메들린은 도착하자마자 겉으로만 맴도는 남편, 존재감 없는 시아버지, 퉁명스런 시어머니, 불만이 가득하고 컴플렉스로 똘똘뭉친 시동생, 부담스러울 정도로 정을 표시하는 동서 속에서 홀로라는 이질감에 힘들어 한다. 특히 친해지기 위한 호의가 다른 언어로 읽히며 오해를 불러오는 모습은 가족이라는 이름만으로는 넘어 서기 힘든 선이 있음을 의미한다.

 

영화의 제목인 <준벅>은 '6월의 벌레' '풍뎅이'라는 의미로 한 차례 왔다 떠나가는 조지, 메들린 부부의 존재를 의미하며, 이 영화에서는 동서 애슐리가 이름 붙이리라 정해 놓은 아기 이름으로 거명된다. 영화는 주연인 메들린을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아기의 이름에 대한 거명에서 보이듯 영화의 존재감은 거의 만삭인 애슐린에게 더 기울어 있는 듯 하다. 애슐린은 어쩌면 가족이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감내하고 참아내야 하는 존재에 대한 상징으로 읽힌다. 처음보는 메들린에게 과도하게 애정을 표시하고 사랑의 표시를 듬뿍 보내는 애슐린의 모습은 그녀가 얼마나 평소 사람과의 소통에 얼마나 목말라 했는지를 가감없이 드러낸다. 다만 가족이라는 이유로 같이 있긴 하지만, 소통하지 않던 가족들이 유일하게 진실된 모습을 보이게 되는 건 바로 애슐린의 아픔 앞에서라는 건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이 영화가 더 좋았던 건 괜히 착한 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애슐린의 비극이라는 결정적인 순간에 같이 있지 못했음에 메들린은 자책하고 힘들어 하지만, 사실 메들린이 그 자리에 있건 없건 변화될 상황은 없다. 조지와 메들린은 자신들이 아무것도 할 게 없음을 인정하고 익숙한 속의 외로움에서 벗어난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시카고로 돌아간다. 


<제작노트>

 

칸느, 아카데미, 선댄스 등 최고의 영화제에서 노미네이트와 수상 행진을 기록한 세계적인 화제작

<준벅>은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중견 배우들과 신인 배우들이 캐스팅된 영화이기는 하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스타급 배우도 없고, 뮤직 비디오와 광고를 연출하던 신인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처음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영화를 본 많은 평론가들과 주요 영화제의 관계자들은 재기 넘치고 유머와 풍자가 살아있는 이 영화에 반하게 된다. 그 결과 2006년 아카데미에서는 에이미 아담스가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같은 해 칸느 국제영화제에서는 참신한 신인 감독의 작품에게 선사하는 ‘semaine international de la critique’를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2005년에는 ‘new films festival’에서 ‘Moma New Directors’상을 필 모리슨 감독이 수상하면서 <준벅>은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다. 2005년 더 이상 소수 독립영화들의 소규모 축제가 아닌 국제적 지명도를 가진 선댄스 영화제에서는 에이미 아담스가 ‘Special Jury Prize’를 수상했고, 필 모리슨 감독은 ‘Grand Jury Prize’에 노미네이트 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우디 앨런식의 유머와 냉소, 그리고 짐 자무시의 정서가 녹아있는 현대 풍자 드라마의 수작

<준벅>이 공개되자 언론과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8, 90년대의 중산층 사회의 문제를 스타일리쉬하고 냉소적으로 보여준 짐 자무시나 구스 반 산트에 비견했다. 그리고 냉소적인 이야기에 유머를 더한 부분에서는 우디 앨런을 떠올리기도 했다. <준벅>은 평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대표적인 중산층 가정을 갑자기 방문한 그 가족들은 한번도 본 적 없는 큰아들의 아내의 눈을 통해 내부가 펼쳐 보여진다. 한 가족의 숨겨진 비밀과 상처,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끈끈한 사랑을 부담스러운 진지함 보다는 친근한 유머와 그 속에서 드러나는 세련된 화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80년대와 90년대의 가치관과 가족 구성원의 해체, 그리고 평범한 가족을 가진 비범한 예술가의 이야기가 흥미롭고도 강렬하게 전개된다.

비평과 관객 모두가 찬사를 보낸 에이미 아담스의 눈부신 연기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순진한 아내 역으로 얼굴이 알려진 에이미 아담스는 예쁜 얼굴과 뛰어난 몸매로 그때까지 영화에서 주로 섹시하고 멍청한 금발 미녀 역을 맡아왔다. 그러나 <준벅>에서는 따뜻한 감성을 가졌지만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살짝 푼수 같은 임산부인 ‘애슐리’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어떤 평론가는 이 영화는 에이미 아담스의 재발견이자 혁명이라고 찬사를 보냈고, 관객들도 그녀의 완벽한 연기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깊이 있는 중견 연기파 포진, 참신하고 재능있는 신인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

<준벅>은 할리우드의 중견 연기파 배우들과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신세대 스타가 조화롭게 캐스팅된 보기 드문 영화다. <준벅>에서 유명 화가 데이빗 와트 역을 맡은 <나이트 라이드>의 프랭크 호트 테일러를 비롯해서 샤를리즈 테논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안겨준 <몬스터>에서 인상깊은 호연을 보여준 스콧 윌슨, 그리고 <데드맨 워킹>의 개성 넘치는 조연 세일라 웨스턴까지 영화마다 자기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는 연기파 중견 배우들의 호연은 <준벅>의 구성을 더욱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청춘 드라마인 시리즈의 남자 주인공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벤 맥켄지와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매력적인 백치미를 보여준 에이미 아담스, 그리고 <쉰들러 리스트>에서 나치 장교마저 사로잡는 너무도 아름다운 유태인 처녀로 분한 엠베스 데이비츠 등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신세대 할리우드 배우들이 또 다른 얼굴로 호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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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2007-09-0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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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벅(2005, Juneb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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