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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3 스파이더맨 3
hongwar 2007-10-04 오전 12:33:32 1805   [2]

ㅅㅣ작하기 전에...

전 "스파이더맨"의 코믹스 원작을 본 적이 없습니다.

수많은 ~맨 시리즈 중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젤 좋아하는 건 사실이지만,

제인생 최고의 영화로 손꼽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제게 최고의 블록버스터입니다.

뉴욕 마천루를 누비는 시원한 활강장면과 개성 넘치는 악당의 존재감도

좋지만 다른 블록버스터에선 찾아보기 힘든 "이야기"가 있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기대 속에 <스파이더맨 3>가 개봉하자마자 찬반논란에 휩싸인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쟁점 중 하나가 "화려한 영상미에 못미치는 스토리"인

것 같은데, 전 소문을 반신반의하며 관람하고 난 후에 오히려 "스토리가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영화광이 아닌 관객의 입장에선 오히려 전편 <스파이더맨 2>보다

높은 평점을 주고 싶은 마음에 아무도 시키지 않은 감상문을 적어봅니다.

(개인적인 감상이란 변명과 함께 말이죠^^.)

 

<스파이더맨 3>가 엄청난 논란의 중심에 서게된 건 아마 다른 영화 같으면

3편은 너끈히 만들고도 남았을 분량을 한편에 담겠다는 욕심에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원작 코믹스에선 피터 파커의 첫번째 연인으로 등장해서 죽는다는 그웬

(지하철에서 누군가 두고내린 필름2.0 특집기사를 읽고 알았죠)을

삼각관계의 라이벌로 설정한 점이나 가장 많은 열혈팬을 거느렸다는

캐릭터 "베놈"을 해리(=뉴 고블린), 샌드맨과 함께 등장시킨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블록버스터급 올인에 다름 아닙니다.

여기에 센세이셔널한 이슈인 "블랙슈트 스파이더맨"까지...

(처음엔 블랙슈트 스파이더맨이 베놈인 줄 알았습니다)

 

<스파이더맨> 1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가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였죠. 2시간 19분의 짧지않은 러닝타임 동안 세가지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끌어간 것만 해도 샘 레이미 감독은 장인 칭호가 아깝지 않습니다.

 

사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과 비교했을 때 샌드맨의 절절한 부성애는

샘의 희생에 못미치고, 에디 브록이 베놈으로 변하기 전의 처절한 복수심은

골룸이 반지 앞에서 느끼는 유혹과 차원이 틀린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반지의 제왕" 원작과 "스파이더맨" 원작 코믹스가

지향하는 바와 소구대상이 달랐던 것처럼, 두 작품이 비슷한 상황을

다루는 방식도 다를 수 밖엔 없습니다.

 

<스파이더맨 3>의 에센스는 스스로 강조하듯 "용서와 선택"입니다.

주인공들은 모두 한가지 (이상의) 선택을 하고, 누군가를 용서합니다(또는 이해를

구합니다).

 

주인공 피터 파커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심비오트를 선택(당)하고,

샌드맨을 용서합니다. 엠제이는 (이유야 어찌됐건) 피터와의 이별을 선택하고,

해리와 키스까지 했던 자신을 용서합니다(커스틴 던스트에게는 아예 "우리

서로를 용서하자"는 대사까지 주어졌습니다)

 

플린트 마르코(=샌드맨)은 어쩔 수 없었는 상황 때문에 갇혔던 감옥을 탈출해서

아픈 딸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은행털이라도) 서슴치 않을 것을 선택하고

마지막에 피터에게 이해를 간원하지요. (전 많은 분들이 어색하다고 지적했던

마지막 그의 고백이 사실 스파이더맨과는 달리 초능력을 가지게 된 이후 그 어떤

후회도 느끼지 않는 캐릭터의 대사라는 점에서 오히려 이색적이고 주제를 관통하는

부분이라고 느꼈습니다. 단순히 모든 걸 마무리하고자 마련된 억지춘향 대사가

아닌, 캐릭터의 완결성을 위해 알맞게 마련된 최소한의 변명인 셈이죠.)

 

심지어 영화중 가장 현실적인 인물 베놈(그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거짓말도

불사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조차 심비오트의 힘에 매료되어 악행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욕망을 버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용서의 테마가 적용되진

않는 캐릭러라고 할 만 하군요.

 

그웬은 어떨까요? 찌질이에서 과감하게 탈피한 피터와 데이트를 하다가

(클래스 킹카가 샌님과의 데이트를 "선택"하다) 엠제이에게 용서를 구하게 되죠.

 

하지만 <스파이더맨 3>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택과 용서를 구현하는 이는

바로 해리입니다.

아버지의 주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스를 흡입하고 뉴 고블린으로 다시

태어나 복수를 선택했다 (아버지와 사랑했던 여자를 앗아간) 피터를 용서하고

희생까지 치르는 해리야말로 3번째 프랜차이즈의 테마를 관통하는 인물입니다.

("관통한다"는 표현은 해리가 처음 피터를 습격하는 장면에서 칼로 피터를

찌르려는 필사적인 동작에서 연상되어 써봤습니다^^)

 

자칫 우연으로만 엮인듯한 이 이야기들은 사실 "나비효과"처럼 시리즈 전편에서

서서히 구축되어온 기존 이미지들을 어색하지 않게 엮어낸 감독의 솜씨가

잘 드러난 대목이기도 합니다.

 

<매트릭스>가 이미지의 수사학에 현학적인 메세지를 덧붙이고

<반지의 제왕>이 서사의 그림자에 환타지의 미학을 접목시켰다면

<스파이더맨>은 주말 연속극에서도 들을 수 있는 통상적인 대사와 상황에

보편적인 정서의 힘을 담았습니다.

 

모든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은 뻔하지만 그래서 더 절실하고,

(<스파이더맨2>에서의 예수와 희생의 이미지는 없지만) 3편의 테마 역시

옆길로 새지않고 물흐르듯 주제에 봉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스토리에 부합된 "이미지의 힘" 역시 시리즈 중 최고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플린트 마르코가 소립자 실험구역에 빠져 샌드맨으로 변하는 과정을 예를 들면,

압도적인 특수효과가 과묵한 그가 느꼈을지도 모르는 애잔한 감정을 위해

철저히 봉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과시만 하려는 다른 블록버스터와

구분되는 또다른 이유!)

 

바윗돌이 흘러내리는 듯한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시작한 이 장면은

제삼자의 낮은 앵글로 사뭇 에로틱하게 모래의 움직임을 훑다가,

애써 사람 모양이 되려던 첫단계에서 가벼운 한숨과 함께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크리스토퍼 영의 스코어 역시 철저하게 새드 무드~)

 

이어 계속되는 패닝으로 샌드맨으로의 변화를 지켜보던 카메라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사랑하는 딸 페니의 사진이 들어있는 펜던트...

펜던트를 집으려던 샌드맨은 손가락은 부질없이 부서지고... 그 다음 컷이

특수효과로 구사한 플린트 마코의 슬픈 모래눈이란 점은 디지털 이미지의

시대에 특수효과는 더이상 조연이 아님을 웅변하는 듯 합니다.

(물론 그다음 하천에서 구사일생한 샌드맨이 손가락에 걸린 펜던트를

보고 안심하는 장면은 감독의 센스겠죠!)

 

그러니까 전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에 나오는 스케일도 좋지만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두드러지는 통속적인 틀 속에 숨겨진

(뻔하지만 제대로 이야기하기엔 어려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네요.

 

이는 마스크와 커스튬을 입은 다른 슈퍼 히어로에 비해 스파이더맨이

돋보이는 또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총 0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1
joynwe
3편의 마무리로 봐서는 아무래도 4편이 나와야 할 분위기인 것 같은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2007-10-04 18:10
shelby8318
나도 스파이더맨이 좋아!!   
2007-10-04 07:48
ruqdmsaksu
음 저도 스파이더맨을 봤는데요..
영상미는 정말 뛰어나더라구요 액션이나 박진감~ 등등..
하지만 스토리는 조금 아쉽던데요 ^^   
2007-10-04 02:01
1


스파이더맨 3(2007, Spider-Man 3)
제작사 : Columbia Pictures Corporation / 배급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수입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spiderman3mov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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