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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이젼 인베이젼
hongwar 2007-10-06 오전 11:30:04 1651   [8]

감수성이 예민하던 고등학교 시절 본 영화의 임팩트가 너무 강해 아직까지 "나만의 영화"로 간직하는 영화가 여럿 있는데, 그 중 두편이 "에일리언 1편"과 "신체강탈자의 침입".

 

에일리언이야 워낙 SF장르와 괴수장르, 공포장르를 아우르며 10대영화에 항상 선정되는 명작영화이니 두말할 필요도 없고.....참 그  입안에서 혀대신 입이 또 나오는 외계괴물이나, 배를 뚫고 에일리언 자식새끼가 나오는 장면은 언제봐도 그렇고.....트랜스포머 CG로 못할것이 없다는 지금시대 다시봐도 참으로 후덜덜..... 

비슷한 장르의, 비슷한 괴물들이 판치던 당시 비스무레한 영화들이 많았음에도 유독 "에일리언"만이 아직도 기억속에 알흠답게 자리잡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리들리 스콧"감독의 특유의 영상미때문이었다. 

 

이름도 아햏햏스럽고 일본소설 제목을 그대로 번역한 듯한 "신체 강탈자의 침입" 또한 당시 토요일밤에 해주던 EBS 영화로 보고 난 뒤, 밤새도록 "아, 나도 저렇게 변하면 어찌하리?"를 되뇌이며 새벽에 잠들었던 영화였는데, 역시 한참 나중에 알고 보니 1956년 원작 흑백영화는 "매카시즘"을,  내가 본 1978년 필립카우프만 감독작은 "파시즘"을 처절하게 은유한 영화였드랬다....

 

그래서, 당시 어린마음에 느꼈던,  그리고 옛날 한국사회의 분위기와 딱 맞는 상황 ....

획일화와 일렬로 줄세우기 풍조,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속에 나만의 개성을 "정부"와 "사회"와 "국가"의 이름으로 "뭉개 버리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어디까지 "국가"와 타협을 하며 살아야 할까? 등등에 대해 고민하고 그 대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던 터라,  "신체 강탈자의 침입"를 보는 동안 나도 외계인이 되어간다는 공포가 스믈스믈 다가왔더랬다.

 

실제로 1978년작에서는 도널드 서덜랜드 (버넬 역)가 자신이 복제되고 있음을 알고 잠에서 깨어, 복제중인 외계생물체를 삽으로 뭉개버린다.....

웬만한 고어씬 만큼이나 피튀기는 장면이었지만 전혀 잔인하게 생각되지 않았던 이유는,  그럼으로써 내가 "인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복제를 발견하고 놀라는 도널드 서덜랜드의 표정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 장면 역시 CG의 개념도 없었을 당시의 아날로그 특수효과이지만, 그 강렬함은 아마도 영화 스토리에 녹아들어가있는 장면이라 그런듯하다....

(특수효과의 완성도는 두번째 문제, 역시 시나리오와 이야기 전개가 1순위....갑자기 "왜 내영화만 갖고 그러냐던" 감독의 영화가 생각이 나는군)

 

 

우주왕복선이 귀환도중 불시착해 폭발하고 우주선에 붙은 외계생물체가 인간을 숙주삼아 번식을 시작한다. 캐롤(니콜 키드먼)과 드리스콜(다니엘 크레이크)가 외계생물체의 번식기전을 알아냈는데(인간이 잠들었을때 번식을 한다는 사실) 이미 외계인으로 변해버린 전남편이 데리고 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뛰어다니기만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니 헐리우드의 신조류가 아닌가 하는데....그렇다면 디 워는 새트렌드를 읽었단 것인가? ^^)  이왕 뛰어다니는 역할이었다면 니콜키드먼보다 조디 포스터를 캐스팅하는 것이 흥행에 도움이 되었을텐데, 하이힐과 몸에 딱 붙는 스키니 정장?을 입고 뛰는 모습에서 외계인에게 잡힐까 두렵다기 보다는 아직도 이런식의 엉성한 장면으로 답답함을 주는 감독이 무서운 사람.

 

다니엘은 다니엘 나름대로 도망다니며 해결책을 찾고, 니콜도 아들과 재회를 할지 안할지는 영화를 보면 아실테고, 결국 이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 궁금해지지도 않던 차에 갑자기 동에서 번쩍 나타난 우리의 호프, 역시 스포일러니 자제하지만 이 영화의 결말은 진중권씨 말마따나 "대우스 엑스 마키나"에 딱 맞군. 흠 이것도 스포일러라나....

 

 뭐, "인베이젼"에서 외계인의 의미는 과거의 매카시즘과 파시즘보다는 911테러이후의 혼란스러워진 미국내부사회에서의 감시자들인 듯 하다. 그래서 획일화와 마녀사냥보다는 그들은 항상 감시와 감시만 하는 "복제인간"들일 뿐인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차라리 "복제인간" 경찰들이 "아랍계 인간"들을 집중적으로 끌고가는 장면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

 

개성이 있고 그것을 발휘하는 것은 머리를 물들이고, 살을 꿰뚫는 행위를 통해 "내"가 살아있음을 남에게 보이는 것 이상으로, "나만의 생각"을 말하고 "나의 의견"을 "내입"을 통해 얘기함으로써 "나란 인간이 여기에 있음"을 알려주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기회가 마녀사냥과 전체주의, 파시즘에 의해 차단되고 말살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얼마나 큰 공포스러운 일임을 전작들은 잘 보여줬지만,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지 "거국적"이고 "거시적"인 개념은 사라지고, 아들을 되찾으려는 어머니의 고군분투에 인류는 너무 폭력적이고 종말을 당해도 싸다고 생각하는 "외계인"들의 침공이 더해진 "무서워 보이려는 영화". 

 

목표의식 없이 복제에 열중인 "인베이젼"의 외계생물체보다는 차라리 종족번식이라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어여쁜 금발 처자와 일하시던 "스피시즈"의 외계생물이 훨씬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영화.

 

복제될까 두려운 도널드 서덜랜드의 눈빛을 보며 나도 함께 떨었던 "신체강탈자의 침입"과 아벨 페라라의 1993년작 "바디 에이리언"에는 조금 못미치는 영화.

 

아마 십년후에 다시 리메이크 되서 "인베이젼"도 명작반열에 오를 수 있게 바닥을 깔아줄 영화가 나올지도 모를 거라는 상상의 꺼리를 주는 영화.

 

역시, 뭘봐도 좀비영화가 최고.....

이 영화 제작비면 역시 최신작 "플레인 데드" 3편까지 패키지로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총 0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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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이젼(2007, The Invasion)
제작사 : Silver Pictures, Warner Bros., Village Roadshow Pictures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입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invasionmov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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