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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의 외피를 쓴 애국심을 자극하는 오락영화!! 신기전
aura1984 2008-08-22 오후 3:56:45 1779   [0]

신기전

필자는 개인적으로 '사극'과 '픽션'이라는 장르를 좋아한다. 그래서 <신기전>을 기대하고 있었다. 한국형 픽션 블록버스터로써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고, 그만큼 기대도 컸다. 그리고 시사회를 통해 <신기전>을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상업 오락 영화로써는 꽤나 성공적으로 보인다. 영화는 신기전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한국인 특유의 애국주의를 자극하면서 적절히 코미디와 멜로를 뒤섞어 두 시간이 넘는 상영시간동안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해준다. 여기에 500여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한 대규모 전투신과 사극영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폭파 신까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강대국과의 외교관계에서 갈등하는 당시 시대의 모습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문제로 시끄러운 현 시대와도 닮아 있으며, 결국에서는 우리나라가 승리하는 모습에서는 일종의 통쾌함도 느끼게 해준다. 한편으로는 우리 조상들이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 끝에 서양보다 앞서 이러한 신무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왠지 자랑스럽고 뿌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이 영화는 충분히 즐길만한 오락영화인 것이다.

 

하지만 영화적 완성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아 보인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TV장르인 ‘사극’을 스크린에 펼쳐놓았음에도 이 영화는 신기전이라는 소재를 제외하고는 요즘 TV사극들과 차별성이 없어 보인다. 요즘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사극'이라는 장르는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르이다. 그래서 TV에서는 거의 쉬지 않고 사극을 방송해왔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로 인해 자기복제 수준의 함량 미달의 사극들이 제작 방송되기도 하였지만, 요즘 TV 드라마 제작자들은 좀 더 새로운 사극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고, TV사극의 완성도도 그만큼 높아져 가고 있다. 소재 면에서도 이제는 거의 드라마와 영화가 동등한 수준에 있어서 비슷비슷한 소재의 영화와 드라마가 동시에 제작에 들어가기도 하였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과 영화'미인도'가 대표적 예이다). 예전에는 제작 여건상 TV드라마용 이야기와 극장 스크린용 이야기가 구분되어 있어서 스케일이 큰 이야기들은 대부분 영화로 제작되었지만 요즘은 HD TV와 제작기술의 발달로 TV에서도 스케일이 크고 긴박감 넘치는 화면과 이야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로 인해 관객들의 눈도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이 영화가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관객들에게 기대 이상의 만족도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소재 면에서는 분명 신선하지만 이야기전개나 완성도면에서는 이 영화가 요즘의 TV사극드라마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고 2년 전 여름 개봉했던 픽션 영화 '한반도'가 떠올랐다. 영화가 김유진 감독의 작품이지만 제작사는 <한반도>의 감독이었던 강우석 감독이 몸담고 있는 KnJ엔터테인먼트이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두 영화 모두 안성기라는 배우가 한 나라의 국왕을 맡고 있는 점부터 강대국 혹은 선진국(중국과 일본)에 무조건 복종하려는 자와 나라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자의 대결, 그리고 국새와 신기전이라는 각각의 물건 하나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고 있다는 점, 영화전반에 애국주의가 중요한 흐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두 영화는 상당히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분명 두 작품은 차이가 있다. 이건 강우석 감독과 김유진 감독의 같은듯하면서도 서로 다른 연출방식에서 온 차이로 보인다.  강우석 감독이 뚝심 있고 투박하게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반면, 김유진 감독은 좀 더 섬세하고 부드럽게 영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강우석 감독 영화에는 없고 김유진 감독 영화에는 있는 멜로라인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유진 감독이 누구던가? 그는 한국 멜로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영화 <약속>의 감독이다. 전작 <와일드카드>에서 정재영 양동근 콤비의 형사 영화 속에서 양동근과 한채영의 로맨스를 첨가하였던 감독은 이번에는 주인공 정재영 한은정의 로맨스뿐만 아니라 조연배우 도이성과 류현경의 로맨스도 첨가하였다. 다소 뻔해 보이는 그들의 로맨스이지만 이로 인해 관객들은 좀 더 쉽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정재영과 한채영의 로맨스와 관련된 몇몇 에피소드들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중 하나이다.

 


하지만 <와일드카드>에서 양동근과 한채영의 로맨스가 영화 전체적으로 제대로 융합되지 못하고 겉돌았듯이 이번에도 한은정과 정재영의 로맨스가 영화 전반에 겉돌고 있다. <와일드카드>보다는 나아자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들의 로맨스가 영화의 흐름에 비중이 상당함에도 제대로 살아있지는 않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정재영과 한은정의 로맨스보다는 비중은 적지만 도이성과 류현경의 로맨스가 더 공감이 갔다. 정재영과 한은정의 로맨스의 경우 한은정의 감정 변화가 제대로 그려지지 않고 있다. 특히 그녀가 명국으로 잡혀가는 순간 정재영과 주고받는 대화 장면은 다소 뜬금없어 보인다. 단지 클라이막스로 가기 위한 하나의 작위적 설정으로 보일 뿐이다.

 

 

이 영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정재영이라는 배우이다. 지금까지 현대극에서 강한 역할만 맡아온 정재영이라는 배우가 사극에서 과연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사뭇 궁금했는데, 그의 재기발랄함은 사극영화에서도 여전히 살아 넘친다. 사실 머리와 복장만 사극을 하고 있지 그의 행동이나 말투들은 현대극속의 그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재기발랄한 모습들은 <한반도>처럼 사뭇 진지하고 어둡기만 할 수도 있었던 이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영화 속 대부분의 웃음 코드 또한 정재영의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로 그가 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안성기의 경우 역할이 <한반도> 속 대통령의 이미지와 너무 겹치는 부분이 많아 보이고,  한은정의 경우는 (<투가이즈>라는 영화에 출연했지만) 실질적으로 이영화가 스크린 데뷔작임에도 그녀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연기와 다른 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홍리의 감정변화에 더 공감하기 힘들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자 클라이막스 장면인 명국과의 전투신이다. 500여명의 엑스트라 동원되어 촬영된 이 장면 지금까지 멜로일색이었던 우리나라 사극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규모 폭파신과 전투신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문제는 전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만의 명국 군사들과 몇 천의 조선 군사들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긴장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일부 장면(밤을 지새며 대치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라)에서는 실소를 자아낸다. 전투신 또한 500여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대규모 전투신이지만 드라마<태왕사신기>나 <적벽대전>처럼 긴박하거나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나마 신기전에서 수백발의 화살이 날아가서 명국 군사들을 제거하는 장면이나 대신기전을 통해 수만의 적들을 제거하는 장면에서는 왠지 모를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이 영화는 한국픽션 블록버스터로써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 점이 있기는 하지만 상업오락영화로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특히 올림픽 열기에 묻혀 잠시 주춤해지기는 했지만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문제로 나라가 시끄럽고, 국민들이 분노지수가 높아진 이러한 시기에 관객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는 꽤나 영리하게 개봉시기를 잡은듯하다. 비록 허구이기는 하지만 자랑스러운 우리의 조상들이 수많은 실패 끝에 서양보다 앞서서 신무기를 만들어 강대국을 위협하는 모습을 잠시나마 보는 것만으로도 관객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될 것이니,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한번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더하기 +
우리나라 역사를 소재로 한 픽션 장르의 소설이나 영화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만약 이것이 사실이었다면 우리나라 역사는 어떻게 바꿨을까? 모르긴 몰라도 지금처럼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것도 모자라, 중국까지 나서서 이어도는 자기 땅이라도 우기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인데... 아쉽다. 아무리 허구라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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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전(2008, 神機箭)
제작사 : KnJ 엔터테인먼트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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