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호감가는 콤비캐릭터가 간만에 만들어졌다. '아이언 맨'에 이어 또 한번의 골 때리는 까칠한 캐릭터 '셜록 홈즈'를 만들어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셜록 홈즈를 친구로써 도와주고 챙겨주는 훈남 캐릭터 '왓슨'의 '주드 로'. 그들을 보면 멋지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한다. 대화할 때, 놀 때, 추리할 때마저 주고받는 그들의 콤비플레이는 보기 즐겁다. 기존의 봐왔던 소설 속의 유명탐정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은 사실 위험한 일일 수도 있었다. 일반인들이 생각해오던 이미지를 건드린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가이 리치 감독은 역시 재치가였다. 그대로 가져와서 위험부담이 커질 바에는, 차라리 성격자체를 아예 바꿔버리자! 그것도 내 식으로.

치고 빠지는 캐릭터. 머리보다 몸을 먼저 쓰는 추리탐정 '셜록 홈즈'. 단순히 그의 조수가 아닌 그의 정신적인 분신역할이면서 든든한 친구역할의 '왓슨'. 기존 이미지의 전복은 늘 즐겁다. 그런데, 그것이 두 훈훈한 배우에 의해서 이루어지니 눈도 즐겁고 재미도 있고 두시간이 즐겁게 됐다. 영화는 배우, 연출, 영상, 내용까지 영화가 끝나고나서도 왈가왈부할 게 없을 정도로 완전히 깔끔한 영화였다. 원래 가이 리치 영화들이 그래왔지만, 여운을 남기면서 다음 편을 왠지 보고싶게 만들면서도 이야기 자체가 영화 한 편으로 깔끔하게 끝나는 느낌이 컸다. '스내치'도 그랬고, 미개봉작인 '락큰롤라'도 그랬다. 이야기꾼이었던 그가 잠시 부침이 있었지만, 이번 '셜록 홈즈'로 블럭버스터 감독으로의 면모도 확실하게 보여줬다.

영화의 유일한 속편의 흔적으로 '모리아티' 교수를 남겨놨는데, 이 역을 브래드 피트가 맡는다는 소문이 있다. 무척 잘 어울릴 것 같으며, 그가 속편에 합류한다면 1편 이상의 화제성과 재미를 낳을 것 같다. 물론 '셜록 홈즈와 왓슨'의 콤비는 그대로 이어져야한다. 가능하다면 '레이첼 맥아담스'도~ '스내치'에서 보여주었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셜록 홈즈'라는 큰 영화에서도 제대로 보여준 가이 리치가 이 영화를 맡으면서, 영화는 더욱 확실한 색깔을 갖게됐다. 대비되는 성격의 두 주인공. 기존 이미지의 전복이라는 확실한 캐릭터성은 이미 만들어놓았고, 영국으로 대변되는 영화적 배경은 소설의 이미지와 그동안 너무 많이 봐왔던 미국이라는 배경에서 벗어난 우울하지만 왠지 센티멘탈한 분위기까지 살아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놨다. 영국태생인 가이 리치, 주드 로, 마크 스트롱, 그리고 배경까지 영국으로 해서 찍었으니 감독은 물 만난듯이 이렇게 잘 찍어낼 수 있었던 것.

확실한 캐릭터성, 영국식 스타일, 고전 클래식컬한 분위기, 추리극을 보는 재미,

그 와중에서도 놓치지않은 이야기적 구성, 현대적인 치고빠지기의 감각과 영상까지.   

2편이 빨리 보고싶어졌다. 이렇게 가볍고 경쾌하면서 쿨~한 블럭버스터 영화가 있었을까? '아이언 맨'보다는 조금 덜 시니컬하고 조금 더 유머스러워진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를 입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앞으로 복받을 일만 남은 것 같다. '아이언 맨' 1편의 성공으로 시리즈가 가능해져 내년 5월에 '아이언 맨 2'가 개봉을 앞두고 있고, '셜록 홈즈'의 3부작 시리즈의 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오랜 인생 굴곡 끝에 블럭버스터와 작품성 있는 영화 사이의 조율을 탈 수 있는 배우가 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속편이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2년 내에는 나왔으면 한다. 요즘 할리우드 속편의 주기가 보통 2년이니까. 현재로도 완벽하게 깔끔한 대중오락영화를 만들어냈는데, 2편은 어떻게 만들려나? 그대로만 이어져도 보기 좋을 것 같다. 전세계 크리스마스 동시개봉에 맞춰 분위기도 얼추 맞아들어가는 영화이니, 가족, 연인, 친구 그 누구하고 봐도 기분좋게 즐기고 나올만한 영화가 한편 탄생했다. 그들의 다이나믹하고 경쾌한 액션어드벤쳐 추리탐정극은 언제봐도 즐거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