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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인도인의 여행 내 이름은 칸
novio21 2011-03-25 오후 5:59:00 810   [0]

  타협할 수 없다는 맹신과 보복을 해야 한다는 분노가 결합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아마도 영화 ‘내 이름은 칸’은 그에 대한 답을 주는 영화다. 나도 선입견으로 세상을 보나 보다. 영화가 시작될 때, 이 영화가 인도영화란 것을 처음 알았다. 언뜻 편견 때문에 과도한 표현력으로 인해 몰입을 방해하고 작품을 제작하는 수준도 열악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런 선입견들은 깨지고 말았다.
  미국의 머나먼 길을 걸어가면서 대통령을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다는 좀 기이한 이야기의 시작은 충분히 관객을 흡수하는 도입부였다. 그것도 자폐증 환자와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 미국에선 비주류인 어느 남자가 그렇다는 것은 이 영화가 담을 주제가 평범하지 않을 것 임도 암시한다. 사회적 소수자의 모습과 그 인간적 고통, 흔한 소재이고 흔한 주제이겠지만 그 흔한 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사회의 흔한 약점과 병폐는 영화에서 다시 한 번 고스란히 재생되는 것이다.
  IQ 168이면서도 자신이 자폐증인지도 모르고 보낸 어린 시절은 리즈완 칸(샤룩 칸)에겐 이중적인 인생을 살도록 만들었다. 천재였지만 인도교육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교육기관 밖에서 특별하게 교육받아야 했다. 유별난 관심을 받은 덕에 자신을 개발할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가족 내에서의 충돌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인간적 사연도 있었다. 이런 내적 갈등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은 평등하고 차별되어선 안 된다는 신념을 이어받은 주인공 칸에게 인도는 이슬람교와 힌두교의 빈번한 물리적 충돌의 장으로서 종교적 고민을 태생적으로 주고 있는 외부적 환경이다. 믿음이 폭력으로 인해 복수심을 일으키면서 종교에서 가르치는 자비와 헌신은 결코 자리할 수 없는 종교적 분쟁은 이슬람교도인 그를 힘든 선택으로만 하도록 만들었다. 그는 결코 순탄할 수 없는 생활을 할 수 없었고, 그것을 극복해야 할 숙명을 갖고 태어난 듯, 그는 그의 주변과 충돌해야 했고 언제나 희생되어야만 했다.
  그렇게 힘들어하는 그를 지탱하도록 한 것은 그의 어머니의 신념이다. 모든 이들은 평등하다, 종교를 상징하는 옷을 넘어 그 속에 있는 인간들은 평등하기에 사랑하고 사랑 받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믿음은 그의 삶을 지탱하고 언제나 자신의 인생관이 되어 자신의 인간관계를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시대는 그의 이런 믿음을 다시 시험하게 된다. 9•11 테러로 인해 모든 이들이 자신의 종교와 사상을 자유롭게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한 미국조차 종교와 이념에 대한 흑백논리로 물들고 말았다. 그 속에서 이슬람인으로 산다는 것은 불행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신이 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같은 종교집단이란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사회적 소수자로 전락한 그의 모습은 편견에 폭력이 더하면 어떻게 되는 지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비참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물리적 폭력으로 인해 그는 무너졌다. 그래서 그는 길을 걷는다. ‘난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란 말을 미국 대통령에 말하기 위해서. 그렇게 말하려는 사연이 무엇이든 문제는 그것조차도 하기 힘들어졌다. 그는 미국 내에서 건실하게 사회를 위해 봉사했고, 나름의 시민의식을 갖고 사회의 고민을 함께 하려 했지만 미국의 집권세력이나 행정부는 그를 미국의 적으로만 생각했다. 또한 기독교 모임을 통해 아프리카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자선기금 마련에서 비기독교들에겐 봉사를 하면서도 미국 내에 있는 비기독교도들에겐 가혹한 미국의 이중적 잣대와 위선을 폭로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더욱 심화된 문제제기를 한다.
  종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체성이 옳은지 틀린 지는 모르겠다. ‘히잡’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렇게 해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나타낼지언정 불법은 아닌 것이며, 그런 것의 표출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에서 허락한 자유권이다. 하지만 그것을 다르기에 틀렸다고 규정하고, 종교적으로 같은 인간들에 의해 폭력을 당했다고, 모든 종교인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분명 불법이다. 특별한 사건으로 인해 일순간 다르기에 틀렸다고 규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결국 편협한 복수심에 의해 태생된 것이고, 무분별한 감정 폭발일 뿐이다. 그런 폭력에 의해 희생되는 이들이 다시 복수를 품게 되는 악순환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공정성을 상실한 무책임한 폭력은 모두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잘잘못을 떠나, 사회적 타당성으로, 그리고 개별적 문제로 봐야 할 사안을 극단적으로 일반화하고 편견에 사로잡힌 미국에 대해 너희들이, 혹은 우리들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여건이 허락되지 않은 것은 결국 미국이, 그리고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이 싫어하고 증오하는 파시즘이고 전체주의다. 
  타당성 있는 법의 목적은 보복의 악순환을 끊고 모든 이들이 처벌이나 집행에 긍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모든 이들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 하는 것이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동안 미국은 그러지를 못했다. 최소한 다른 이들에게 공정하지도 타당하지도 않은 탈선이 자주 진행된 시기다. 그런 시간 속에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머나먼 길을 걷고 있는 칸은 분명 한 명의 이슬람교도로서, 미국 시민으로서, 그리고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인물만이 아닌, 모든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이로서 일반화된다. 그리고 그의 길이 아무리 험난하더라도 자신의 목표가 꼭 성공되길 관람객 모두가 빌었을 것이다. 그것은 그의 길이 너무 멀기에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신념이 꼭 승리하길 원하고, 그런 사회가 승리하길 바라는 이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참 고마운 영화다. 소수자도 비기독교인도, 그리고 우리와 다른 이들도 틀리다는 편견을 받지 않고 사는 그런 사회가 바로 모든 이들이 염원하는 사회란 것을 보여주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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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칸(2010, My Name Is K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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