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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성실로 이루어낸 기적. 내 이름은 칸
movie21 2011-04-24 오전 3:26:40 670   [0]

 

 

그동안 쓰고 싶은 작품은 상당수 있었는데 이제야 리뷰를 기고합니다. 작품은 오랜만에 접한 인도 영화 내 이름은 칸입니다. 예전 인도 영화 하면 익숙하지 않은 음악으로 웃을 때나 눈물이 날 때쯤 뜬금 없이 시작되는 뮤지컬 형식의 장면들 때문에 약간 얼이 나갔다 돌아올 때가 꽤나 있었습니다. 이는 영화뿐 아니라 뮤직 비디오는 물론, 드라마까지 광범위하게, 그리고 일반적으로 행해졌습니다. 다수의 작품은 남성 우월주의 사상과 모습이 깃들어 남자에게 매달리거나 과감히(?) 차이고 우는 설정.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남자를 잊지 못해 매달리는 식의 드라마, 작품이 많았습니다. 

뮤직 비디오 같은 경우에는 심각함이 덜하긴 했지만 남자 다리에 매달려 뿌리침을 당하는 아릿다운 여자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사원을 이곳저곳 뛰어다니는 남녀. 쩍 벌린 다리를 하고 팔을 휘두르며 과대 액션에 젖어있던 남자와 양 손을 모으고 애처러운 눈빛을 하고 사랑을 호소하는 여인의 장면이 작품마다 꽤 많았습니다.) 저 역시 인도 영화를 많이 접한 편은 아니지만,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작품은 인도 여러 작품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었던 상황, 표현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몇 편의 인도 영화를 접하면서 무척 세련되어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도 음악이나 뮤지컬 장면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스토리를 크게 와해시키는 음악적 시너지나 뮤지컬의 과대 장면은 깔끔히 정돈되어 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성 배우들의 연기도 많이 부드러워졌고요.  

지금 소개하고 있는 작품 내 이름은 칸도 현대적인 색채, 영감, 표현 방식의 전환을 크게 두고 있는 작품입니다. 뮤지컬은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인도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는데 오랜만에 인도 영화를 접함에도 어색할 만한데가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인도 토속 음악과 믹스한 팝 스타일의 음악과 인도 대중 음악, 장면이 조화를 이루면서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음반을 찾아보니, 몇 해외 전문가 평은 그저그런데 관객 별점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샘플 곡을 다시 들어보니 월드뮤직을 좋아하거나 본 작품에 심취한 분이라면 다시 들어도 좋을 거라 여겨봅니다.)

 

많은 사람에게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작품은 여러 사회적 이념을 생각케 하고 큰 감동을 줍니다. 남자인 저 역시 어느 부분에선 상당히 공감을 하며 가슴이 울컥울컥했으니 말입니다. 흐느끼는 여자 관객들의 소리도 여러 군데서 들려왔습니다. 그만큼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냈단 소리겠지요. 

 

작품을 소개하기에, 천재 자폐증 남자의 '나는 대통령을 만나야 합니다.' 문구는 여러 궁금증을 자아내게 합니다. '대통령을 왜 만나야 할까?' 에서부터 '자폐증이라서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편견을 고발하기 위함인가?' 등과 같이 시놉시스를 접하지 않고 영화를 관람한 사람에게는 여러가지 의문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본 작품을 접한 이상 거대한 사랑 이야기라는 걸 알고 무척 만족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여정보다는 주인공 칸의 성장과 사랑하는 여인과의 인연.(관심을 갖아준 그녀에게 칸이 첫 눈에 반했다지요.) 사랑을 기본으로 하여 많은 부분 전개를 두고 있습니다. 보다 보면 '대통령을 도대체 왜 만나러 갈까?' 라는 궁금증이 일만큼 사랑의 과정을 침착하게 그려갑니다. '과연 대통령을 만나러 가기는 할까?' 라는 의문도 생길만큼 초, 중반에는 성장 과정과 사랑 이야기에 촛점을 두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만나는 게 중요한 일이긴 했지만 이는 전체적인 스토리로 봤을 때 단편적인 부분, 여정에 불과했습니다.

 

꼭 자폐증이 아니더라도 신체적, 마음적 병을 앓고 있는 천재 이야기라면 이미 여러 작품에서 다뤄왔던 소재입니다. 그리고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어린 시절도 어렵지 않게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놀림으로 인해 학교 생활이 어렵다던가, 아이에게 옳고 그름을 알리는 부모의 따뜻한 모습과 같은 장면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과정입니다. 본 작품도 비슷한 과정으로 풀어가지만 주인공 칸이 언제부터 손에 작은 돌을 들고 다녔고, 자신의 심리적 불안 해소를 위해 그 돌을 이용하는가를 이후의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음에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옳은 자신의 신념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한 부분으로 '돌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테러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 앞에 '신념이 담긴 그 돌'을 던졌기에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어머니와 함께 하지만 사랑하는 어머니가 심부전증으로 돌아가시자 칸은 동생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게 됩니다. 이전까지 자신의 병명을 확실히 몰랐던 칸은, 심리학과 교수인 동생의 아내를 통해 정확한 병명을 알게 됩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자폐증). 확실한 병명이 밝혀지자 칸의 남동생도 그를 도와 자신이 다니던 회사에 형을 취직시킵니다. 칸이 천재인 것은, 동생도 이미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기에 형에게 화장품 판매 부분을 익히게 하고 미용실을 돌며 화장품을 팔게 하지요. 쉽게 말해 영업직입니다. 소음과 노란색에 극도로 거부감을 갖고 있던 칸이었기에 판매하러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고, 위기에 처한 과정에서 미용실에서 일하는 만디라의 도움으로 상황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착하고 아름다운 그녀에게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두 말 할 필요 없이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집니다. 능청스럽고도 기분좋게 웃음을 주는 칸의 모습과 정성 덕에, 만디라는 그와 결혼을 결심합니다. 거주하고 있는 센프란시스코의 풍경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른 새벽 그녀를 데려간 언덕. 함께 바라본 안개낀 빌딩에 녹아든 광명은, 이미 두 사람을 축복하는 듯 보였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풍경과 두 사람의 어우러짐이 부드러운 음악과 함께 위대해 보였습니다.

또한 데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 

만디라가 돌아온 싱글녀로서 아들이 있다는 현실을 알고 있음에도 칸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세 사람은 세상 부러울 게 없었습니다. 

   

문제는 911 테러가 있고 난 후부터였습니다.

무슬림이었던 칸의 종교가 문제였습니다. (아내 만디라는 종교가 힌두교입니다.)

 

테러 때문에 칸의 종교인 무슬림이 문제가 되었고,

이를 안 주변 사람들에 의해 두 사람은 물론, 아이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후로 칸과 만디라의 관계 악화. 

그 악화 속에서 칸에게 던진 만디라의 거친 말.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그녀가 던진 그 말을 지키기 위해... 칸은.

칸은 미국 대통령을 만나야 했고,

힘든 여정을 겪어야했습니다.

 

 

 

그가,

- 미국 대통령을 만난다는 건

기적과 같은 일이야. -

를 생각하며.

 

 

 

 

1. 영화의 후반 부분은 직접 보시는 게 더 감동이기에 대략 마무리지었습니다.  

2. 칸과 만디라는 결혼할 때, 무슬림과 힌두교라는 다른 종교의 만남 때문에 칸 동생의 반대가 잠깐 있었습니다.

영화 초반에도 인도 - 파키스탄 전쟁에 따른 역사적 부분이 길지 않게 등장합니다. 영화를 보시기 전이나 후에 인도 - 파키스탄 전쟁에 대한 부분과 이에 따른 비참한 결과. 수차례 암살당한 간디 가문의 사람들 역사를 찾아본다면 영화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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