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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이나 에피그람(epigram)따윈 없다 한나
macbeth2 2011-04-16 오전 11:34:46 577   [0]
<synopsis>

“적응하지 못하면 죽는다. 잠자는 시간에도 항상 경계하라.“

16세 미소녀 '한나(Saoirse Ronan분)'는 CIA 출신인 아버지 '에릭 헬러(Eric Bana분)’와 함께 세상과 철저히 괴리된 채, 핀란드의 피톤치드(phytoncide) 가득한 광대한 설원속 깊은 숲에 은거하며, 아버지로부터 완벽한 살인기술과 다국어, IT기술, 정보분석, 동물적 사냥기술 등과 아울러 끓어 오르는 적개심을 전수받는다. 물론 그곳에 자일리톨(xylitol) 껌은 등장하지 않는다.

격한 훈련의 목적은 단 하나다. 그녀의 유아기시절, 가족을 몰살시키려 시도했고, 모친을 살해한 현직 CIA요원 '마리사 위글러(Cate Blanchett분)'를 찾아내 피로써 단죄(斷罪)하는 것 뿐이다.

마침내 때가 되었음을 직감한 한나는 발신장치를 작동하여 의도적으로 현재 위치를 CIA에 노출시킨다. 마리사 위글러 요원을 만나러 직접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때에 물들지 않은 평범한 소녀임을 가장하여 CIA본부에 침투하는 데 성공한 한나는, 원수와 대면할 기회를 노리던 중 방에 들어온 마리사 위글러(Michelle Dockery분)를 방심하게 하여 순식간에 목을 꺾어 살해하는 킬러 본연의 모습을 보여 준다. 하지만 죽은 그녀는 가짜였다.

침투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하여 탈출을 시도하는 한나는 잘 훈련된 무장요원들을 치명적 일격필살로 하나씩 제거해 가며, 철통보안시스템을 뚫고 탈출하지만 집요하게 추적하는 CIA요원들로 해서 아버지 에릭과의 접선장소인 ‘그림 형제(Br&uuml;der Grimm) 테마파크’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쉼 없이 지속된다.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모로코내 사하라의 광대한 서부사막을 가로질러 우여곡절 끝에 도시에 도착하지만, 한나는 전기주전자와 TV에 조차 경계심을 갖는 야생의 자연인일 뿐이었다.

영화 초반 그녀의 애련(哀憐)한 눈 빛이 예고하듯 자신의 탄생에 감추어진 놀라운 음모를 알게 되고, 자아와 정체성사이에서 아노미(anomie)적 혼란을 겪게 되지만, 결국 그녀의 회색 뇌세포에 태생적으로 세뇌(洗腦)되어 온 피맺힌 원수에게 마지막 복수의 방아쇠를 당긴다.

< 배우 >

2003년 아역 배우로 데뷔하여 영화 <러블리 본즈>, <웨이 백>으로 연기력을 검증받은 신비한 푸른 눈빛의 시얼사 로넌(Saoirse Ronan)의 캐스팅은 조 라이트(Joe Wright)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데에 중요한 변수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한다.

영화 <블랙 호크 다운>과 <트로이> 등에서 연기력을 과시했던 에릭 바나(Eric Bana)는 극중 지하철역에서의 액션장면에서 대역없이 격투신을 소화하여 역시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한나를 집요하게 뒤쫓는 튀는 녹색의상과 와인색 두발의 인간 사냥꾼 '마리사 위글러'역을 맡은 배우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은 이전 영화 <반지의 제왕>,<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에서의 우아함을 포기하고 격투와 사격에 능통하며, 유독 양치질에 매우 집착하는, 전혀 미국인 답지 않은 분위기의 여성요원으로 등장한다.

아마도 그간 영화에서 보아 온 나찌 독일인의 이미지이거나 구 소련의 KGB요원의 인상이 짙으며, 양치질로 강인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연기는 예전에 선보인 국내의 한 TV드라마에서의 배우 ‘차인표’를 연상하게 한다.

<감독과 감상평>

도입, 상승, 절정, 대단원의 룰을 따르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 대결구도를 표방하는 허리우드발 스피디 액션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 조 라이트 감독이 나름 참신하게 시도한, 감각적 유럽스타일 액션의 정서가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마치 17C 존 던(John Donne)이 창시한 형이상학파 시(metaphysical poetry)의 ‘조화스런 부조화’를 접하는 느낌이랄까?

그런 이유로 영화의 전반(前半)을 경과하면 관객들은 다소간의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할 수도 있겠다. 아니 좀 더 명확하게 말해서 대표적 멜로드라마인 <오만과 편견>의 성공적 감독은 격정적 클라이맥스(climax)가 필요한 액션영화 분야의 전문은 아닌 듯 하다.

<죽음의 다섯손가락>, <킬빌>류의 킬링타임용 오락 복수극 액션영화의 오소독스(orthodox)한 카타르시스(Catharsis)는 분명히 제공하고 있지만, ‘케미컬 브라더스’의 음악과 탁트인 대륙의 광활한 풍광외에 교훈이나 에피그램(epigram) 따윌랑 기대하지 않는 게 낫다.

당신은 혹시 <니키타>나 <니나>의 환생을 기대하는 관객이신가요? 그렇다면 기대치를 조금 낮추고 영화관을 찾는다면 킬링타임 110분은 나름 보람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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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2011, Hanna)
배급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수입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hanna20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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