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소녀의 한방, 통쾌했다 한나
novio21 2011-05-04 오후 1:00:26 683   [0]

  어설픈 액션영화였다. 그리고 영화에서 액션은 부족했다 홍콩무협영화처럼 무술장면들이 많지 않았고, 와이어 액션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마치 니키타 영화에서의 논쟁처럼 과연 화려한 액션영화로 볼 수 있을까 하는 논쟁이 붙을 수 있는 영화다. 색다른 액션이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아니 액션 영화가 아니다.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그리고 액션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련된 영화사의 마케팅전략일 것이다. 그렇다고 문제제기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심형래 감독 역시 방법은 다르지만 비슷한 마케팅을 했고, 다른 감독들이나 제작사 역시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할 과대광고일 뿐이다. 이런 영화들 역시 한나처럼 어쩔 수 없이 내몰린 운명이며, 우리들 모두가 그런 운명일 뿐이다. 그래서일까? 영화에서의 사운드가 매우 컸고 사람의 긴장감을 일으키기 위해서 갑작스레 사운드를 높이기도 했다. 액션의 약한 강도를 높이기 위한 고육책이란 느낌이 들었다. 방해를 받긴 했지만 그래도 쇤베르크의 무조음악처럼 영화 속의 긴장과 불협화음, 그리고 냉소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어울리지 않을 서정적인 발라드보다 이런 음악이야말로 원치 않은 인생을 살아야 할 어느 살인병기 여전사의 운명을 살 어린 소녀의 불우한 운명을 형상화하는 것에 적합했으리라.
  세상에서 내몰린 불행한 소녀로서 정부의 의도에 따라 악용되거나 삭제되는 상황에 노출되는 소녀 여전사 한나(시얼샤 로넌)는 자신의 인생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가련한 소녀 그 자체다. 정부든 정부 내의 Agent든 한 인간을 멋대로 생산하면서도 뻔뻔하게 다시 그녀들을 재삭제하려고만 했다. 조직의 폭력성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것이다. 하지만 왜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지를 알 수 없었고 이미 만들어진 시공간 속에서 꼭두각시처럼 살던 어린 여전사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 마치 로드무비처럼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위험한 여정을 겪게 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알게 된 자신에 관한 것들에 의해 자신이 무엇이고 자신이 어떻게 된 것인지를 알게 된다. 그 속에 자신의 불행이 숨쉬고 있음도 말이다.
  한나는 니키타란 영화가 없었다면 탄생하기 힘든 영화처럼 보인다. 어린 여전사를 담은 영화에선 화끈한 액션보다 인간의 흉측한 음모와 배신, 그리고 탐욕이 더욱 부각됐다. 자신을 돌봐주는 이들이 하나하나 죽어갈 때마다 한나는 어쩔 수 없이 살인흉기 본연의 임무로 내몰린다. 그녀는 유전자에 의해 강인한 여전사로 길러진 게 아니다. 그녀를 그렇게 만든 주변의 세상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무기를 들게 되는 것뿐이다. 자기 때문에 위험에 빠지는 주변 인물들에 대해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으며, 그냥 자신이 사라지는 것이 최선일 뿐인 현실은 계속 그녀를 고독의 심연으로 몰아갈 뿐이다. 외로워져야만 모두가 행복한 상황,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 운명 앞에 소녀는 너무 가련하게만 보인다. 그나마 얻은 친구조차 그녀의 비현실적인 힘과 능력, 그리고 자신을 쫓아오는 음험한 대상들에 의해 날아가 버린다.
  자신을 향해 오는 부정적인 힘으로부터 도망을 가면서, 그리고 자신의 정체를 알면 알수록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세상에 대한 그녀의 불만은 폭주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분노는 늘어갈 뿐이다. 차라리 나오지 말았어야 할 인간의 탄생, 그것은 소설 ‘프랑켄쉬타인’에서의 괴물이고, 악용되면서도 자신의 인간적 행복은커녕 최소한의 편안함도 허락되지 않은 점에서 ‘니키타’의 또 다른 운명일 뿐이다. 영화 속 평행이론, 정말 그녀가 짊어질 운명인 것이다.
  불쌍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고 그녀를 제거하기 위해 덤비는 이들을 차례대로 뿐이다. 유전자 조작으로 여전사를 만들려는 기획의도가 어디서부터 차질이 빚어졌는지 모르지만 도리어 자신을 삭제하고자 총을 발사한 세상에 대해, 그녀는 불만이었다. 감정표현에 서툴고 대인관계에서도 언제나 유연하지 못했던 그녀는 그렇게 만든 것이 자신이 아닌 세상이란 것을 하나하나 알게 된다. 외딴 곳에서 살면서 앞으로 닥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고강도의 훈련을 받으면서 세상이 자신을 잘 대해줄지 모른다고 생각했겠지만 세상은 확실히 녹녹하지도 않았고, 도리어 자신이 생각하는 세상의 대접이 반대였음을 알았을 때, 이미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그렇게 살고, 또한 도망치는 것, 가련한 인생을 짊어져야 할 한나의 운명이었다. 과연 2편이 제작될지 모르지만 지금의 구도는 결코 벗어날지 의문이다. 버림받은 어린 소녀의 인생 속에서 우리는 국가는 물론 사회의 폭력성을 보게 된다. 사회의 이익이라면 쉽게 버리는 속성 말이다. 하지만 사회를 위한다고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사회를 조정하는 자들이 가장 큰 수혜를 얻는 것을 보면 사회의 이름으로 희생을 남발하는 몰염치한 사회 기득권층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결국 자신을 이렇게 만든 그런 자들에 대한 한방을 날린, 한나, 정말 고마웠고 통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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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2011, H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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