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목숨이 위태로웠던 시대에 모두들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나서서 말하기는 꺼려하던 이야기를하면서 흑인 가정부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드러나고 백인 상류층 여성들의 위선적인 행태들도 드러난다. 평생 17명의 백인아이들을 돌봐왔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는 돌보지 못하다가 아들이 죽고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에이블린과 주인의 화장실을 썼다는 황당한 이유로 해고를 당하고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미니. 이들은 스키터의 집필에 참여하면서 삶에 용기를 얻어가고 책이 나온 후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변화를 맞이하게된다. 그리고 스키터 자신 또한 어머니와의 오해를 풀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다른 세상으로 떠날 결심을 한다.

 영화에서 머니뭐니해도 인상적이고 통쾌했던 장면은 미니가 화장실을 이유로 해고를 당하고 자신의 주인이었던 힐리를 찾아가 그녀가 좋아하던 파이를 이용해 깜찍한 복수를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으로 영화는 조금 답답했던 분위기가 전환돼 백인 사회의 위선을 살짝 비틀며 좀 더 경쾌한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미니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 서로 평등한 관계를 맺어가며 새로운 희망을 얻는 장면도 보는 내내 뿌듯하고 즐거웠다. 하지만 마지막 힐리가 에이블린을 도둑으로 몰아 쫒아내자 에이블린이 힐리에게 반격하며 자신이 키우던 아이에게 울면서 작별을고하는 장면은 감동적이기도하고 슬프기도 해서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그 여운이 길게 남았다.

 영화에서 중요한 역활을하는 스키터역에 엠마스톤의 변화도 흥미로웠다. 그동안 커다란 눈에 섹시한 이미지가 강했었는데 영화에서는 부스스한 곱슬머리에 주근깨가 보이는 민낯을 하고 두 눈을 반짝이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말괄량이 아가씨같아서 색다른 매력이있었다.

 헬프는 웃음과 감동, 그리고 의미까지 세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어서 오랜만에 내가 영화를 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