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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가문의 영광] 씁쓸한 조폭(?) 코미디 가문의 영광
mvgirl 2002-09-24 오전 9:25:30 971   [6]
굉장히 고풍(?)스럽고 촌(?)스러운 제목의 영화가 한편 개봉했다.
전혀 우스운 느낌(오히려 비장한 느낌이라야 옳겠는데)의 제목이 아닌데도 굉장히 우스꽝 스러운 느낌이 드는 영화 <가문의 영광>.
예전에 흔히 듣거나 말하는 ‘가문의 영광’이라 함은 어떤 사람이 굉장히 어려운 역경을 딛고 또는 부단한 노력을 해서 굉장히 높은 관리나 지위에 오른 이가 있을 때 ‘가문의 영광’이라는 표현을 쓴다거나, 굉장히 높은 지위(임금 또는 굉장한 석학 따위)의 인물이 그렇지 않은 가난하다거나 보잘 것 없는 집안과 연을 맺게 되었을 때 그 보잘 것 없는 집안의 사람들은 그 높은 분(?)과의 인연을 ‘가문의 영광’이라는 표현을 써서 높은 지위(?) 의 인물의 방문을 스스로 명예로워 하곤 했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가문의 영광’이라는 말은 그다지 흔히 쓰이는 말은 아니게 되어버렸다. 현대사회가 ‘가문’이라고 일컫는 혈통적 차원의 대가족적 집단의 가족은 그 의미가 퇴색되 어 가는 분위기 인데다, 현대의 사회는 그 사람의 지위의 높고 낮음이나 계급의 높낮이가 주, 객관적으로 확실히 구분되어져 있다기 보다 상대적이고 개인의 노력이나 만족에 더 치우친 집단보다는 개인의 의미가 강조되어 가는 상황이기에 그 말의 의미는 더욱 퇴색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담 그 의미 조차도 퇴색되어 희미한 이 말을 전면에 내세운 이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가문의 영광’이란 무엇일까 ? 무엇이 ‘가문의 영광’이란 거지 ?
그건 허무하게도 무식하기 짝이 없는 호남 제일의 조폭 가문(?)이 그 가문의 학력 콤플렉스 를 해소시키기 위해서 지적, 사회적 배경에 외모까지 완벽한 엘리트 남성과 그 가문(?)의 하나밖에 없는 고명 딸과의 결혼을 성사시킴으로써 가문(?)의 학력 콤플렉스를 해소시키는 것.

촌스러운 제목에 허무한 전제조건.
영화는 아무래 생각해도 세련된 드라마나 가슴이 아픈 멜로 영화는 아닐 성 싶다.
누가 보아도 코미디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는 제목과 시놉시스를 가진 이 영화.
그렇다면 이렇게 촌스러운 제목의 조폭 코미디의 느낌이 나는 이 영화를 어떻게 촌스럽지 않게, 저급하지 않게, 재미있게 그리고 깔끔하게 만들어졌을 까가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코미디라면 일가견이 있는 코미디계의 여왕(?) 김정은과 작년 두사부일체의 성공 이후로 계속 망가져가며 영화를 성공으로 이끌고 있는 정준호의 만남과 영화의 재미를 이끄는 핵심, 조폭 삼형제 중 맞형 역의 유동근과 코믹한 연기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코믹 조연의 대부 성지루에 이르는 배우들의 면면은 이 영화가 꽤나 재미난 영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담뿍 준다. 꽤나 굉장한 코믹 영화를 말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온 이후의 느낌은 조금 씁쓸하다..
 
영화의 시작은 이상하게도 미스터리(?)하게 시작된다.(코믹영화가 웬 미스터리???)
극 중 주인공 진경과 대서는 어느 날 같은 침대에서 밤을 보낸 자신들을 발견하지만 그들은 일면식도 없었던 정말이지 처음 만나는 사이. 그렇담 그들은 왜? 어째서? 무엇 때문에? 함께 밤을 보냈는지, 그리고 간밤에 그들 사이엔 무슨(?) 일이 발생했었는지……
그리고 영화는 간밤의 사건은 완전히 무시한 체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간밤을 같이 보낸 진경의 오빠 삼형제의 출연과 대서에 대한 협박과 회유가 시작이 되고 영화는 이 영화의 본분인 웃기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대서에 대한 협박사유는 그들의 고결하고 순수한 누이동생의 인생을 망(?)친 책임을 지라는 것. 이 일 때문에 대서는 호남 제일의 조폭 가문과 인연을 맺게 되고 졸지에 처음 만난 진경과 억지 결혼을 해야 할 위기에 빠진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재미는 조폭 삼형제가 엘리트인 대서를 어르고, 협박하고, 회유하는 과정과 일련의 비리(?)성 작업, 진경과의 로맨스를 만들려고 펼치는 작전, 대서의 애인을 떼어 놓으려는 작전,들을 통해 결혼을 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 하는 과정에 있다.
그리고 그 과정들은 일련의 에피소드들로 파노라마처럼 영화의 처음과 중간 그리고 마지막 으로 이어지면서 영화는 관객에게 숨쉴 틈 없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재미는 출연하는 배우들의 다양한 애드립과 웃기는 상황에도 진지하게 연기에 몰입하는 프로의식이라 하겠다.
코믹연기엔 거의 달인수준에 오른 김정은, 귀여운 조폭 가문 외동딸이자 막내딸로 얌전한 요조숙녀인 것 같지만 집안의 피(?)는 못 속이고 가끔씩 두 얼굴의 여인으로 변하는 진경을 연기하는 그녀의 연기는 그 모습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정도로 리얼하다. 또한 겉으론 말끔하고 세련되었지만 조폭의 폭력 앞에선 무력하기만 한 어눌해 보이는 엘리트, 대서역의 정준호 역시 많이 망가진다는 느낌은 있지만 꽤나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재미의 핵심인 조폭 삼형제 유동근, 성지루, 박상욱의 다양한 연기와 캐릭터 연기가 없었더라면 그들 (대서와 진경)의 로맨스가 아무리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다 하더라고 이만한 재미를 주지는 못 했을 법 싶다.

결혼이라는 것이 일륜지 대사이고 서로가 맘이 없으면 평생이 불행해 지는 것이고 보니 아무리 엘리트 사위를 원하는 3J 조폭 일가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하나뿐인 고명딸을 불행에 빠뜨릴 순 없었나 보다. 따라서 막내딸의 행복과 가문의 영광을 위해 펼치는 삼형제는 혼신(?)을 다한 작전은 영화의 황당한 상황설정에 비해 꽤나 설득력 있게 보인다. 약간은 갑작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조폭 삼형제와 패밀리의 합동작전의 노력에 반응을 보이는 대서의 심리변화도 내심 이해가 가는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모든 것을 결혼으로 연결시키려는 억지와 그것으로 가문에 광영이 온다는 식의 발상은 여전히 억지스러워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결혼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발상이나 하루 밤을 보냈으니 책임을 지라는 발상이 어쩐지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고…

영화 <가문의 영광>은 코믹영화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싶을 정도로 처음부터 황당한 상황을 연출하며 보는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만일 영화가 이들만을 중심으로, 그네들의 로맨스를 만들어 가는 과정과 삼형제의 작전(?) 의 에피소드들의 연속으로 진행되는 단순한 스토리 구조였더라면 그 에피소드들을 충실히 재미있게 연출하는 데에만 전력(?)을 다했더라면 영화는 그런대로 꽤 재미있는 코믹영화의 하나로 기억 될 수 있을 법 했다.
처음부터 전재되어진 상황 자체가 억지스럽고 과장된 상황인 데다 코믹한 상황을 주로 하는 조폭이 연관된 코미디인 관계로 줄거리의 견고함이나 완성도에 대한 기대는 애지녁에 하지도 필요치도 않았다. 그냥 실컷 웃을 수 있는 영화이기만을 바랬다.
그런데 영화는 그런 나의 자그마한 바람을 저버렸다.

영화의 도입은 괜찮다.
김정은과 정준호가 허둥지둥 그들의 민망스런(?) 만남을 갖는 과정이나 조폭 형제들에게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정준호의 모습 그리고 때론 귀엽게, 때론 과격하게 정준호를 협박, 회유하는 삼형제의 모습은 관객에게 꽤 재미를 선사했다.
그런데… 문제는 중반 이후이다.
가문의 기둥인 3J 장정종(박근형 분)의 호남제패와 관련된 배후 전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까지는 전체의 줄거리상 그다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때의 패배를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서야 복수를 꿈꾼다는 설정도 그렇고 그런 조폭 들의 등장으로 영화는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갑자기 조폭이 중심이 되는 폭력영화로 변해버린다. 더구나 여기에 장인태(유동근 분)와 원혜숙 (진희경 분: 아들의 담임선생님)과의 불륜이야기가 들어가면서 영화의 이야기가 좀더 산만해 지기 시작한다. 물론 이들 상황은 금방 종료되고 다시 대서와 진경의 로맨스로 중심이 옮아가기는 하지만 전체의 줄거리 흐름을 방해내는 몇 가지 에피소드들 때문에 영화는 중반 이후부터 관객에게 억지스런 웃음과 짜증을 유발시킨다.

앞에서 보여준 웃기는 대서와 진경의 로맨스나 조폭 삼형제들의 대서의 영입을 위한 협박과 회유 책 등의 작전 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었다. (단순한 건 어쩔 수 없었겠지만 충분히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영화의 입체감을 심어주기 위해 아버지대의 이야기나 형님의 이야기가 첨가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들 때문에 영화는 오히려 간만하고 지루해 지기 시작했다. 또한 주인공들 외의 가족에 대한 문제는 관객의 관심 밖 이야기인 것 같은데도 굳이 다루어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건 무슨 의도였는지 도무지 감독의 의중을 알 수가 없다.

실컷 웃는 것은 좋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재미있는 연기변신을 통해서 재미있는 모습을 선사하는 것도 좋다. 조폭이 나오더라도 적당한 선에서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어설픈 상황을 더욱 어설프고 과장스럽게 한다거나 영화의 전개와는 상관도 없는 이야기를 첨가해서 해서 영화의 길이를 늘어뜨리고 그 웃음의 질을 떨어뜨게 된다면 그 영화는 관객에게 재미를 준다기 보단 짜증을 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나 제작하는 사람 모두가 이것을 명심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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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2002, Married to the M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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