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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촌스럽다 그런데 눈물난다..그 이유는? 클래식
egoist2718 2003-02-02 오후 1:34:31 2596   [59]
부끄러웠다. 조용한 극장안에서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나는 영화 클래식을 무려 3번이나 본 사람이다..그러나 3번째 보는 날에도 내 눈에는 여지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영화[클래식]은 우연이 겹쳐서 그것이 필연이 된다는 주제하에 60년대의 엄마의 사랑과 현재의 딸의 사랑을 교차 편집형식으로 보여주면서 우연이 왜 필연이 되는지에 대한 보고서 형식으로 이루어진 영화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감독 곽재용.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연기파 배우 조승우, 조인성 그리고 첫 단독 주연을 딴 손예진이 만나 초록색같은 첫사랑을 웃음과 눈물 그리고 세월의 추억으로 보여준다. 분명 이 네명이 만남으로써 파생되는 시너지 효과는 대단했다.
딱 자기몸에 맞는 영화를 만들었고 연기했기에..나는 그들의 연기가 연기임을 다행스럽게 여겼다.. 왜냐하면 그것이 정말로 실제로 일어난 사랑얘기라면 난 하염없이 흘러나오는 내 눈물을 닦을 수 없기에...

촌스러운 그들의 사랑이 왜 찬란한 슬픔으로 나에게 다가오는지 적어보고 싶다..
또한 그 촌스러운 소재들의 슬픈 복선들을 쫓아가보고 싶다..(쓰고 있으면서 눈물이 난다..^^;)

곽재용감독은 황순원의 "소나기"를 자신의 유년의 기억으로 자신의 영화세계의 틀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영화의 처음시작에서 준하(조승우), 주희(손예진)의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그가 소나기의 모티브를 이용한 것을 알 수있다.. 누구나 읽었을 소나기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장면은 곧 그것이 슬프게 끝날 것을 예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곽재용은 소나기를 사랑의 시작과 또 이별의 복선으로 이용했을까? 답은 제목 클래식이다.. 여기서 클래식이라는 단어는 음악의 한 형태로 쓴 것이 아니라 낡은 것 그리고 과거의 시간을 상징하는 단어이다..
낡은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때 투박하고 단순하지만 거기에는 따뜻한 정감이라는 것이 녹아 있고 세월이 흐른 만큼 거기에 깃든 추억도 있기 때문이다.
준하와 주희의 사랑이 세월이라는 시간속에서 변하지 않은 것은 낡았지만 변하지 않은 그 모양새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소나기는 언제나 연인들에게 잠시나마 떨어지게 만드는 시간이기도 하고 또 같이 있게 해주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또한 짧은 시간 강하게 내리는 소나기처럼, 짧은 듯하지만 강하게 가슴 속에 남아있는 사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클래식이라는 단어에 우리가 예상치 못하고 만나는 소나기처럼 그렇게 사랑의 시작과 끝을 담았다.

영화 [클래식]에는 목걸이가 나온다..주희가 준하에게 주는 목걸이는 그것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할 청춘의 초록이 아니라 언제나 빛날 감정의 증거물로 쓰인다.
결국 그것이 우연이 겹쳐서 필연이 된다는 필연적인 세월의 상징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주희가 말한다 "이 목걸이는 준하꺼야.." . 결국 세월이 흘러 그것이 주희의 딸 지혜에게 돌아오기까지 목걸이는 어쩌면 진정한 주인을 찾아 떠돌았는지 모른다.
지혜에게 돌아 옴으로써 엄마의 사랑, 그리고 딸의 사랑도 진정한 같이 있음을 느낄수 있는 것이다.
곽재용감독은 엄마의 사랑과 딸의 사랑을 이어줄 필연의 매개체를 찾아써야 할 것이다. 준하가 베트남전에서 목숨을 버릴려고 하면서까지 찾아야 했던 목걸이는 우연이 겹쳐서 불현듯 찾아오는 사랑이 결국 그것이 필연임을 증명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목걸이가 이런 우연과 필연를 이어지주 매개체로만 쓰인 것은 아니다.
일기장과 같은 의미지만 60~70년대의 젊음이들의 사랑을 역사에 흐름에 자연스럽게 담은 의미도 있다. 준하와 주희의 사랑이 왜 그렇게 슬프게만 남았던 이유는?..
그들이 급변하는 세월에 몸을 맡길수 밖에 없었던 청춘들이기 때문이다. 지금 신세대들의 사랑은 시대의 정치적인 문제, 사회적인문제로 흔들리고 이별하지는 않을 것이다.(물론 그런경우도 있겠지만..). 결국 곽재용은 목걸이로 시대의 아픔과 그들의 사랑이 이별하고 영원히 간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표현되고 있다.

곽재용감독은 그렇다고 사랑얘기만 주력하면서 영화 클래식을 만들지는 않았다.
태수와 준하의 우정을 향수병을 일으킨 것처럼 참 감질나게 표현함으로써 사랑의 의미도 다시한번 되짚어 보고 있었다.
태수는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나오는데 그러나 허우대는 멀쩡한데 몬가 이상한 구석이 있는 친구다. 주희의 약혼자이기도 하면서 준하와 주희의 사랑을 인정하고 남자답게 물러서서 그들의 사랑을 도와주는 메신져의 역할도 해준다.
나는 태수의 자살소동부터 눈물을 쏟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두번째 세번째 볼 때부터 태수의 그 자살소동이 영화속에 충분한 복선으로 그려지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걸 웃음으로 넘겼다는 사실에 더더욱 눈물을 흘렸다. 태수의 슬픈 추억의 개그는 더이상 웃음으로 보이지 않고 준하와 주희의 사랑만큼 찬란한 슬픔으로 기억될 것이다. 태수는 언제나 학교 뱃지를 거꾸로 달면서 지각이나 하고 아빠의 거역할 수 없는 명령으로 주희를 억지로 만나고 또한 준하에게 연애편지를 대필하는 부탁을 한다.
준하가 주희와의 관계를 태수에게 고백하는 씬에서 태수는 자신의 아빠얘기를 하지만 준하는 듣지 않는다. 그리고 허리띠 얘기를 할때도 준하는 그걸 장난스레 받아들인다. 나는 울기 시작했다. 태수가 준하와 주희의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서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걸 몰라주는 준하가 야속해서..
준하가 말한다.."태수야..누가 너를 죽게 만들었어..'
감독은 우정이라는 것을 통해 준하와 주희가 이루어지지 않는 두번째 이유를 제시하면서 그들의 우정과 사랑이 필연으로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설정 자체가 태수가 주희의 약혼자로 나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 우연과 필연의 복선으로 이루어진 매개체를 적어보면 반딧불이와 일기장(편지들)이다.
반딧불이는 준하가 주희에게 준 최초이자 마지막 선물같은 것이다. 그 아름다운 사랑의 시작에 반딧불이가 있었고, 딸 주희가 다시 그 다리로 찾아왔을때 그들을 맞이한것 또한 반딧불이다. 세월과 함께 그들의 사랑도 시간속에 묻혀버렸지만 언제나 그다리에서 그 반딧불이들은 그들의 사랑을 아름답게 빛나게 하고 있었기에..
또한 일기장과 편지들은 시대는 틀리지만 엄마와 딸이 사랑이 동시대에 살아 숨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딸은 일기장을 보면서 자신의 사랑과 엄마의 사랑을 느낀다.
결국 그녀가 상민(조인성)과의 사랑을 결국 필연과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이유가 되고 관객은 그들이 만날 수 밖에 없던 이유로 받아들인다..
촌스러운 편지들의 사랑고백들이 아름답게 보여지는 이유또한 그것이 순수하게 남아 있음을 딸은 알기 때문이다.

영화 클래식은 곽재용감독의 향수병에 기인한 영화일것이다. 조회시간마다 쓰러지는 학생들.. 대변봉투와 회충약들.. 그리고 무서운 선도부주장의 모습들은 그 시대의 추억들로 대변되어지는 것들이다. 그것을 첫사랑의 아픔과 딸의 현재의 사랑과 같이 보여줌으로써 관객에게 즐거움을 준다.. 영화는 분명 예술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작품성과 작가주의 영화도 아니다. 하지만 곽재용감독은 관객들에게 가장 쉽고 슬프게 사랑을 전하는 공식에 충실했고 우리 또한 그것에 동참했다.. 영화가 감동을 주는 이유가 꼭 작품성이 투철한 영화만은 비단 아닐 것이다. 상업주의 영화에서 관객이 과거로의 여행에 자연스럽게 동감할수 있고, 그들의 얘기에 공감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영화의 몫을 다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사랑의 의미마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영화는 정말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얄개들의 전성시대등 70년대에 만들어진 청춘 학원물을 기억할 것이다. 그 속에는 교복세대들의 사랑과 우정이 즐겁게 표현되었지만 영화 클래식은 그 시대를 그리워하면서도 참 슬프게 그렸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물론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과 대사등은 그것의 독창성을 의심해 보게는 하지만 익숙한 것들을 다시 한번 새롭게 보여주기 때문에 클래식 아닐까?...

이 글의 마지막으로 나는 부탁을 해본다. 부모와 함께 이 영화를 봤으면 한다는 부탁을 드린다. 그들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부모와 함께 본다면...
엄마와 함께 클래식을 본날 난 우리엄마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볼 수 있었다. 언제나 친구들과 아니면 연인과 영화를 보던 내게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 부모와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영화 클래식은 그런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영화이다..
나는 오늘 그녀와 마주 앉아 그녀의 세월이라는 추억으로 묻혀진 사랑얘기를 듣고 싶다..
부모가 아닌 그 시대를 살아간 소녀 주희로써 나는 오늘 엄마의 눈을 마주 앉아 바라보고 싶다.


(총 0명 참여)
클래식의 감동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네요... 다시 한번 그 감동에 빠져봅니다... 감사합니다...   
2003-02-0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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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2003, The Classic)
제작사 : 에그필름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classicroman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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